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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타짜2' 신세경, 울던 그녀에서 웃는 그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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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타짜2' 신세경, 울던 그녀에서 웃는 그녀로
  • 박영웅 기자
  • 승인 2014.09.02 10: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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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자 Tip!]지난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통해 인생의 반전을 맛 본 여성 배우가 있다. 바로 신세경(24)이다. 당시 그는 '아역' 배우라는 이미지를 벗지 못했던 무명의 여배우였다. 하지만 '하이킥'을 통해 당당히 성인연기자로서 인기를 얻는 데 성공했다. 오로지 연기로 해낸 것이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연기자로서 잃어버린 것도 많았다. 바로 '한정된 이미지'를 가진 배우라는 편견에 둘러싸인 부분이다. '하이킥'에서 신세경은 어둡고 침울한 비련의 여성 주인공 역만 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고정관념이 생겨 버렸다. 이런 부분은 그가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데 큰 제약으로 다가왔다. 이제 신세경은 이런 고정관념을 깨려고 하고 있다. 영화 '타짜2'와 드라마 '아이언맨'을 통해서다.

 

[스포츠Q 글 박영웅기자· 사진 이상민기자] 지난 28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신세경은 소문대로 '글래머한 미모'의 여성 배우였다. 대부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어둡고 슬픈 이미지의 여자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밝고 건강하고 당찬 여성이었다. 곧 개봉하는 '타짜2'의 '허미나'와 드라마 '아이언맨'에서 등장하는 '손세동'의 이미지와 일치했다. 처음에는 영화나 드라마 홍보를 위한 전략 아니냐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나 대화가 시작되자 진짜 '신세경'을 만날 수 있었다.

▲ 신세경은 영화 '타짜2'에서 터프하고 밝은 프로 타짜 허미나 역을 소화했다. 그동안의 이미지와는 상반된 배역이다. [사진=영화 '타짜2' 스틸컷]

◆'타짜2' 허미나 이것이 바로 저예요

'타짜2'의 여주인공 허미나는 일에서는 당차고, 의리가 있고, 프로답다. 또 실생활에는 섹시함과 즐거움이 넘치는 캐릭터다. 어떤 여배우라도 탐을 낼 수밖에 없는 캐릭터다. 그래서 많은 사람은 이런 이미지와 가까운 여배우들이 허미나 자리를 꿰찰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뜻밖에 이 자리는 '비련'의 대명사가 된 신세경이 꿰차게 됐다.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허미나 캐릭터에 정말 많은 애착이 가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하는 여성상이고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했어요. 배우 신세경에게는 흔치 않은 기회였죠. 꿋꿋하고, 당당하고, 의리 있고, 프로답고 생각할 겨를 없이 바로 허미나의 세계를 선택했어요."

그러나 아직 영화를 보지 못한 일부 사람들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신세경이 과연 잘해낼 수 있었겠느냐는 의문이다. 비련의 대명사인 신세경에 대한 고정관념 때문이다. 신세경은 사람들의 이런 시선에 대해 정면으로 'NO'를 외쳤다.

"그동안 어둡고 비련의 여주인공 이미지가 강했던 것이 사실이에요. 하지만 전 실제로 성격이 어둡거나 비련의 스타일은 아니에요.(웃음) 지금 제가 그렇게 보이나요? 오히려 그동안 제가 보여드렸던 이런 캐릭터가 실제 저와 다른 거예요. 오히려 전 허미나와 가까운 사람이에요."

 

◆'타짜2' 슬픈 이미지 극복하기 위해 뛰었다?

어찌 보면 올해는 배우 신세경에게 가장 중요한 시점이다. 최근 작품들 대부분은 흥행과 시청률에서 시원치 않은 성적을 거뒀다. 거기에 비련의 여주인공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하지 못한다는 평가까지 나왔다. 배우로서 치고 나가느냐 마느냐의 큰 방향성이 걸린 시기가 돼 버렸다. '타짜2' 허미나는 신세경에게 엄청난 기회이자 부담인 셈이다. 신세경은 허미나를 위해 엄청난 노력을 했다.

"화투부터 배웠어요. 한 1년여 정도를 치고 또 연습하고 프로 타짜 허미나를 더욱 현실감 있게 만들고 싶었죠. 게다가 극 중에서 과감한 노출 연기도 펼쳤죠. 노출 장면에서는 싸게 보이지 않기 위해 동선 하나하나까지 파악했죠. 연기적으로도 감독님과 선배님의 조언을 많이 받았고 대화했어요. 이모든 노력을 통해서 제대로 된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어요."

다만 신세경은 올 한해가 자신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시기라서 이런 노력을 한 것은 아니라고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이 시점이 이래서 제가 노력을 더 하거나 한 것은 아니에요. 모든 작품에 임하는 배우가 지녀야 할 자세죠. 내가 맡은 캐릭터에는 정말 최선을 다합니다. 특히 단지 올해가 그동안 했던 이미지와는 반대의 작품들로 이어져서 그런 거지 제가 비련의 여주인공이 싫다거나 한 생각을 하고 있진 않아요. 나름대로 비련의 여주인공도 얼마나 매력이 많은데요."(웃음)

 

◆연기 변신과 이미지 탈피의 문제는 달라 '연기관' 뚜렷해

신세경은 비련의 여주인공 이미지 문제를 놓고 이야기가 나오자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변신'이라는 부분의 연기관에 대해 말을 이어갔다. 그는 연기 변신과 이미지 탈피에 대해서 확실한 선을 그었다.

"솔직히 전 연기 변신을 하고 싶어요. 다양한 연기를 소화하고 싶다는 소리죠. 모든 배우라면 같은 생각일 거예요. 연기적 스펙트럼이 작아진다는 것은 배우에게 공포죠. 단순히 이미지 탈피를 위해서 어떤 역할을 한다, 어떤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배우로서 올바르지 않은 연기관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다양성과 변신이 제 연기관의 핵심인 것 같아요."

 

◆성장하고 변신하는 '신세경'을 봐주세요

신세경은 어린 나이부터 배우 생활을 시작했다. 인간적인 성장이 완성되기도 전에 배우라는 길로 나서게 된 것이다. 이런 이유로 신세경은 20대 초반 대부분이 혼란의 연속이었다. 사람들과 쉴 새 없이 부딪쳤고 힘겨운 상황도 여러 번 맛봤다. 그러나 일반인도 감당키 어려운 혼란의 시절 속에서 신세경은 많은 것을 얻었다고 했다. 또 이제는 성장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어린 나이에 큰 인기를 얻게 되니까 많은 사람의 시선이 부담스러웠어요. 배우라는 직업이 어떤 일보다 치열한데 이런 부담감이 느껴져 스스로 많이 힘들었죠. 많은 사건과 여러 감정이 항상 이어졌고 20대 초반은 혼란의 연속이었어요. 하지만 20대 중반이 되니 사람들과 부딪치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이런 것을 배웠고 지금은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이 강해요. 예전같이 혼란스럽고 침울하지 않아요. 내적 콘트롤도 가능해졌죠. 성장한 신세경이 된 거예요. 한계단 씩 나아가는 신세경을 봐주세요."

▲ [사진=영화 '타짜2' 포스터]

◆'타짜2'와 '아이언맨' 그리고 그의 도전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3일에는 '타짜2'가 방송되고 같은 달 중순에는 드라마 '아이언맨'이 시작된다. 신세경의 새로운 이미지를 보여줄 작품 2편이 연이어 시작되는 것이다. 각오를 들어봤다.

"'타짜2'는 좋은 사람들, 배움, 연기적 발전이라는 선물을 준 작품이에요. 또 '아이언맨'은 시청자들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갈 수 있다는 설렘을 준 작품이죠. 이젠 관객들과 시청자들에게 평가받는 일만 남은 것 같아요. 흥행과 시청률에 연연하는 배우는 아니지만, 최선을 다한 만큼 많은 분이 두 작품으로 인해서 즐거워지셨으면 좋겠어요. 순수한 바람입니다."

마지막으로 신세경은 자신을 한 줄로 표현해 달라는 질문에 귀여운 답변을 남겼다.

"몸이 건강한 만큼, 생각도 건강한 배우죠."(웃음)

 

[취재 후기] 신세경의 이름을 들으면 비련의 여주인공만 떠올리던 내가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그렇게 밝고 건강한 배우가 또 있겠느냐는 생각이 인터뷰 내내 기자의 머릿속을 지배했다. 그는 어쩌면 지금 하는 일들이 밝은 이미지로의 변신이 아니라 본래의 성격을 찾아가는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의 색다른 변신을 즐겨 보자.

dxhero@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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