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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가 예견했던 첫 위기, 모비스의 돌파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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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수'가 예견했던 첫 위기, 모비스의 돌파구는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16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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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C전 졸전 이어 오리온스전도 패배 '시즌 첫 연패'…정신력·경기력 추스리는게 급선무

[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14~2015 KCC 프로농구에서 상승세를 타며 선두를 질주하던 울산 모비스에 위기가 찾아왔다. 올 시즌 들어 단 한 차례도 연패에 빠진 적이 없었던 모비스가 첫 연패를 당하면서 선두 수성을 자신할 수 없게 됐다.

디펜딩 챔피언 모비스가 15일 울산동천체육관에서 벌어진 고양 오리온스와 홈경기에서 70-79로 지면서 지난 1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렸던 안양 KGC인삼공사전 67-80 패배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지난 2월 6일 원주 동부전(58-61패)과 8일 오리온스전(67-87패) 이후 10개월 만에 당한 연패다.

시즌을 치르면서 연패는 있을 수 있다. 2013~2014 시즌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모비스는 물론이고 우승팀 창원 LG도 3연패를 기록했다. 최근 들어 시즌 내내 단 한 차례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던 팀은 2011~2012 시즌 동부가 유일하다.

그러나 패배를 당하는 과정이 문제다. 혹자는 "프로는 결과로 말하고 과정은 따지지 않아야 한다"는 말을 하기도 하지만 결과가 아무리 좋아도 과정이 나쁜 경우가 있고 결과는 나빴지만 과정이 좋은 경우도 있다. 현재 모비스의 연패는 결과도 나쁘고 과정도 나쁜 경우다. 그래서 위기라고 말한다.

'만수' 유재학 감독은 시즌 초반 11연승을 달릴 때도 "언젠가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고 예견한 적이 있다. 어느새 2위 서울 SK와 승차는 2경기에서 반경기로 좁혀졌다. 오는 17일 두 팀의 맞대결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 찾아왔다.

▲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이 1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선수들의 플레이에 불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모비스 특유의 끈끈함 실종됐다

모비스는 최근 들어 모비스다운 경기를 하지 못했다. 모비스는 2연패를 당하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9.3개의 턴오버를 기록하고 있었다. 그러나 KGC전에서 16개, 오리온스전에서 12개의 턴오버를 범했다. 분명 평소보다 많은 숫자다.

물론 아직까지 경기당 평균 턴오버는 9.6개로 가장 적은 턴오버를 기록하고 있긴 하지만 그만큼 최근 2경기 패배를 당하면서 모비스 특유의 조직력 농구를 보여주지 못했음을 그대로 입증한다.

오리온스전 역시 마찬가지였다. 절묘한 타이밍에서 속출하는 턴오버는 오리온스에 기회를 내주기에 충분했다. 특히 2쿼터에는 고작 6득점에 그치는 최악의 10분을 보내면서 오리온스에 끌려다녔다. 3쿼터까지 고작 43점밖에 뽑아내지 못했던 점은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는 최악의 공격력이었다.

반드시 넣어줘야 할 자유투 성공률도 최악이었다. 18개를 시도해 8개밖에 성공시키지 못했다.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자유투 성공률만 보더라도 모비스가 얼마나 집중력이 떨어졌는지를 보여준다.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선수들도 외부적인 요인에서 불만을 터뜨린다. 오리온스전에서도 모비스 선수들은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하지 못하고 심판 판정에 대해 신경을 쓰다 보면 경기를 스스로 그르치는 경우가 많은데 모비스가 딱 그런 경우였다.

▲ 양동근(오른쪽에서 두번째) 등 울산 모비스 선수들이 1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심판 판정에 불만을 품고 항의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냉정을 잃은 문태영, 모비스의 새로운 고민

특히 문태영은 최악이었다. 문태영은 1쿼터에 9득점을 올리며 모비스의 공격력을 이끌었지만 이후 쿼터에서 고작 3점을 올리는데 그쳤다. 자유투를 8개 던져 겨우 2개만 성공시켰다.

문태영이 1쿼터에는 함지훈과 리카르도 라틀리프와 유기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며 다득점에 성공했지만 2쿼터부터 상대의 집중 견제에 걸리면서 예민한 반응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2쿼터 들어 문태영은 3개의 야투를 던져 단 한개도 성공시키지 못했고 자유투 역시 4개 가운데 하나만 성공시키는 등 최악의 공격력을 보여줬다. 문태영은 3쿼터에도 7개의 2점슛을 던졌지만 림을 통과한 것은 딱 하나였다. 문태영의 이날 득점은 3쿼터 2득점으로 끝났다.

문태영은 이날 3점슛 시도 하나를 포함해 18개의 야투 가운데 5개만 성공시켰다. 이날 문태영은 가장 많은 아투를 기록했지만 성공률은 가장 낮은 27.78%였다.

문태영이 상대 집중 견제와 거친 수비로 냉정함을 잃기 시작하면서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이는 모비스의 연쇄 붕괴로 이어졌다. 문태영이 모비스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역할을 생각한다면 앞으로도 고민거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집중 견제에 걸려 계속 냉정을 잃고 스스로 경기를 그르친다면 모비스는 한동안 부진을 면하기 어렵다.

▲ 울산 모비스 문태영(오른쪽)이 1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고양 오리온스와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코트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문태영은 이날 8개 자유투 가운데 2개만 성공시키고 야투율도 28%대로 뚝 떨어지며 팀의 패배를 자초했다. [사진=KBL 제공]

◆ 위기 순간에 '안방 무적' SK 만나는 모비스

문제는 지금부터다. 모비스가 위기 순간에서 분위기를 추스릴 틈도 없이 연전을 치르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다.

모비스는 지난 13일 KGC전 패배 이후 숨도 고를 틈도 없이 홈인 울산으로 내려가 15일 오리온스전을 치러야 했다. 하루의 휴식이 있었지만 사실상 없었던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번에는 다시 17일 SK와 원정경기를 치러야 한다. 역시 하루의 휴식이 있긴 하지만 울산에서 다시 서울로 올라와야 한다. 사실상 쉴 시간이 없는 연전이다. 분위기가 나빠지고 하락세를 타기 시작하면 어느 정도 휴식기가 보약이 될 수 있는데 정신없이 3연전을 치르기 때문에 모비스로서는 정신을 차릴 새가 없다.

게다가 SK는 올 시즌 홈에서 9승 2패로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모비스로서는 이만저만 부담이 아니다. 모비스는 울산에서 치른 SK전에서는 이겼지만 잠실학생체육관에서는 68득점에 그치며 무릎을 꿇었다.

또 모비스는 반 경기차이기 때문에 SK에게 덜미를 잡힌다면 오히려 반 경기 뒤진 2위로 내려가기 때문에 더없이 중요한 경기가 됐다. 시즌을 치르면서 순위 싸움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지만 분위기가 좋지 못할 때 순위가 떨어진다면 의외의 충격으로 다가올 수 있다.

반면 모비스가 SK를 잡고 승차를 1.5경기로 다시 벌린다면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게 된다. SK전을 치르고 나면 사흘을 쉬고 21일 전주 KCC와 경기를 홈경기를 벌이게 된다. 모비스는 21일 KCC전을 시작으로 25일 LG전, 27일 SK전까지 홈 3연전을 벌이기 때문에 좀 더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 경기를 치를 수 있다.

▲ 울산 모비스 문태영(왼쪽)이 1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홈경기에서 고양 오리온스 이승현의 파울에 걸려 넘어지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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