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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언니 임영희 있어 든든한 우리은행, 개막 최다 15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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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언니 임영희 있어 든든한 우리은행, 개막 최다 15연승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4.12.19 23: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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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에만 12득점 올리며 23득점 맹활약, KDB생명에 완승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춘천 우리은행이 왜 강할까. 그저 전력이 강하다, 위성우 감독이 지옥 훈련을 시킨다 정도로 설명할 수 있을까.

우리은행을 보면 '강한 자가 승리자'가 아니라 '승리자가 강한 자'라는 말을 느끼게 한다. 우리은행이 강해서 이기는 것이 아니라 이기기 때문에 강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이기는 법을 안다는 얘기가 된다. 어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이기는 방법을 안다. 우리은행이 개막 15연승을 거두는 과정이 딱 그랬다.

우리은행은 19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KB국민은행 2014~2015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임영희(23득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의 활약을 앞세워 구리 KDB생명을 81-59, 22점차로 완파했다.

경기 결과만 놓고 본다면 우리은행이 경기 내내 압도하면서 이겼을 것 같다. 그러나 3쿼터까지는 50-44로 겨우 6점 앞섰을 뿐이었다. 우리은행은 1, 2쿼터 전반까지만 하더라도 29-28, 1점차 앞섰다. 우리은행과 경기 전까지 2승 11패로 최하위로 밀려난 KDB생명과 경기임을 생각한다면 분명 고전이었다.

▲ 춘천 우리은행 선수들이 19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구리 KDB생명과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이겨 개막 최다 연승 타이기록인 15연승을 거둔 뒤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 임영희의 각성, 우리은행의 15연승을 이끌다

우리은행은 4쿼터에 무려 31점을 넣으며 KDB생명과 점수차를 벌려나갔다. 31점 가운데 12점이 '맏언니' 임영희가 해낸 것이었다.

최근 임영희는 체력이 크게 떨어졌다. 33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 출전시간을 조절하다보니 소위 말하는 '경기 체력'이 떨어졌다. 보통 젊은 선수들도 체력은 펄펄 넘치지만 갑자기 경기를 하다보면 5, 6분을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데 '경기 체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경기 체력'은 오히려 경기 출전시간을 늘려가면서 적응을 해야만 올라간다.

이 때문에 임영희는 최근 출전시간을 오히려 늘려가면서 경기 체력을 키웠다. 경기 체력이 30분 이상 뛸 수 있을 정도로 올라가자 집중력도 좋아졌다. 3쿼터까지 11점을 넣었던 임영희가 4쿼터부터 힘을 내기 시작했다.

임영희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전반에 워낙 경기력이 좋지 않아서 후반에 승부를 봐야한다는 생각으로 한발 더 뛰었다"고 말했다.

임영희는 실제로 한발 더 뛴 효과가 났다. 임영희는 4쿼터 16초만에 2점슛을 성공시키며 우리은행이 초반 앞서나가는데 견인차 역할을 했다. 우리은행이 4쿼터 시작과 함께 10득점을 몰아치는 과정에서 임영희가 무려 8득점을 넣었다.

임영희의 활약 속에 4쿼터 3분만에 50-44에서 60-44로 달아나면서 우리은행은 비로소 상승세를 탔다.

▲ 춘천 우리은행 임영희(가운데)가 19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구리 KDB생명과 여자프로농구 홈경기에서 상대 수비를 제치고 패스를 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임영희의 각성에 후배들도 신이 났다. 외국인 선수 사샤 굿렛(15득점, 3리바운드)도 득점에 가세했고 3쿼터까지 4득점에 그쳤던 박혜진(11득점, 3어시스트, 2스틸)은 3점슛 등으로 5점을 넣으면서 경기 종료 4분을 남기고 71-51, 20점차로 벌렸다. 사실상 쐐기를 박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4쿼터 초반 8득점 이후 잠잠했던 임영희는 경기 종료 2분 56초전 박헤진의 어시스트를 받아 2점슛을 성공시켰고 종료 2분 28초전 자유투 2개까지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팀내 최다득점을 올렸다.

위성우 감독은 임영희의 자유투 2개 성공 뒤 박언주(2득점, 3리바운드)로 교체시켜주며 벤치에서 쉬도록 했다. 30분을 뛴 맏언니에 대한 배려였다.

◆ 욕심쟁이 위성우 감독, 아직도 배고프다

15연승으로 2003 여름리그 용인 삼성이 세웠던 역대 개막 최다 연승을 세웠지만 위성우 감독의 욕심에는 끝이 없었다. 지금 위 감독을 보면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 사람 같다. 이겨도 이겨도 성이 차지 않는다.

위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이겼는데 기분이 좋지 않다면 이상할 것이다. 기쁘다"면서도 "경기 운영에서 실책이 많아져서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다. 이기는 것으로 만족하고 있지만 실책은 반드시 보완해야 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처럼 지적한 것은 우리은행이 경기 초반 실책 때문에 KDB생명을 압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은행은 턴오버가 많아지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쳐야만 했다. KDB생명과 경기에서는 10개의 턴오버로 줄어들긴 했지만 1쿼터에만 6개의 실책을 기록했다. 1, 2쿼터 전반 KDB생명의 수비에 24초 공격시간을 모두 소진하는 턴오버가 두번이나 나왔다.

▲ 춘천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오른쪽)이 19일 춘천호반체육관에서 벌어진 구리 KDB생명과 여자프로농구 홈경기 모습을 지켜보며 선수들을 독려하고 있다. [사진=WKBL 제공]

이에 대해 위 감독은 "경기를 하면서 실책이 많아지면 감독 입장에서는 애가 탄다"며 "선수들이 여유를 가지고 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임영희도 "주위에서 연승 얘기가 나오고 있고 선수들도 의식하면서 경기 초반이 잘 풀리지 않는 것 같다"며 "앞으로는 코트에서 티를 내지 않고 우리 플레이에 집중해야 한다.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지만 연승에 신경을 쓰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벌어진 15경기를 모두 이긴 우리은행은 4라운드 첫 경기를 통해 개막 최다연승 신기록에 도전한다. 공교롭게도 그 상대가 바로 삼성이다. 오는 24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이기면 개막 최다연승 16연승에 성공한다.

또 우리은행은 앞으로 4승을 더하면 인천 신한은행이 세웠던 최다연승 19연승과 타이를 이루게 된다. 24일 삼성전과 26일 신한은행전까지 2014년 일정 2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19연승 달성 여부는 새해로 넘어간다. 공교롭게도 19연승을 달성하는 경기의 상대로 KDB생명(1월 5일 구리시체육관)이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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