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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러운 신태용, SNS 금지-선수 비난 당부 이유는? [2018 러시아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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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심스러운 신태용, SNS 금지-선수 비난 당부 이유는? [2018 러시아 월드컵]
  • 안호근 기자
  • 승인 2018.05.03 12: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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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세계를 놀라게 한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의 은메달 쾌거 비결 중 하나. 아직 미디어 노출에 익숙지 않은 선수들에게 대회 기간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시킴으로써 집중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국내 스포츠 선수 중 가장 많은 관심과 비난을 받는 축구 대표팀 선수들. 과거부터 큰 대회를 앞두거나 혹은 마친 뒤 언론은 물론이고 팬들의 댓글 등으로 인한 비판 흐름에 괴로워했던 선수들이 적지 않았다. 신태용 감독도 이 같은 부분에서 선수들이 집중할 수 있기를 바랐다. 선수들에겐 SNS 사용을 금하고 언론과 팬들에겐 격려를 부탁했다.

 

▲ 신태용 축구 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의 SNS 금지와 함께 팬들을 향해 선수 개개인에 대한 비난 자제를 부탁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태용 감독은 2일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 엔트리 발표를 앞두고 가진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선수 구성과 코칭스태프의 준비 현황 등을 밝혔다. 이와 함께 언론과 대중들에게 노출되는 선수들의 입장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취재진에서 지난 동계 올림픽 컬링 대표팀과 같이 휴대전화를 거둬들일 의향이 있냐는 질문이 나왔다. 선수들이 대회 기간 중 여론을 의식하는 것을 관리할 것이냐는 뉘앙스였다. 신 감독은 “그런 생각은 1%도 안 해봤다. 선수들이 장시간 해외에 나가 있어야 한다”며 “컬링 대표팀이 그런 것 때문에 성적을 냈다고 볼 수만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게다가 컬링 대표팀은 한국에서 경기를 해 여가선용을 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면서 “그러나 축구 대표팀 선수들은 오스트리아, 러시아 등에서 무료함 달래기 쉽지 않다. 선수들이 지쳤을 때 그런 부분을 풀어줘야 한다. 가만보면 감독보다 핸드폰을 더 사랑하는 것 같다. 다들 성인이기 때문에 월드컵 기간이라고 해서 핸드폰 차단이나 압수 등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어 신태용 감독은 “다만 SNS는 하지 못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한 마디를 보탰다. 과거부터 선수들의 SNS는 논란을 키우는 매개체가 되곤 했다. 4년 전 월드컵에서도 정성룡이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고도 해맑은 SNS 글을 남겨 많은 축구팬들로부터 공격의 대상이 됐다.

‘SNS는 인생의 낭비’라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말은 축구계는 물론이고 인생의 진리가 돼가는 모양새다. 선수들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많은 논란을 낳고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 대표팀은 부진할 때마다 엄청난 비판에 직면한다. 신 감독은 이러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개인에 대한 비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신 감독은 이 같은 부분을 걱정했다. 안 그래도 경기력 부진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대표팀이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나타난 게 ‘SNS 금지령’이다.

지난번부터 반복한 ‘격려론’도 잊지 않았다. 대표팀 경기가 끝나고 나면 부진했던 특정 선수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는다. 신 감독은 지난 3월 유럽 원정을 마치고 귀국해 인터뷰를 마친 뒤 취재진을 향해 “선수 개개인을 너무 탓하니 힘을 못 쓴다. 경기에 들어가기 전부터 기가 죽는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날도 “월드컵 전까지 4차례 평가전에서 스웨덴, 멕시코, 독일전을 어떻게 치를지 실험을 해볼텐데 잘되면 좋지만 안됐을 때 비난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팀에 대해서는 말하더라도 개개인에 대해서는 삼가고 팬들이 조금 더 힘을 실어줬으면 좋겠다”며 “차라리 감독과 팀을 비판해 달라. 선수들 개개인에게는 힘을 실어달라”고 강조했다.

SNS 금지와 관련이 있다. 최근엔 특정 선수가 부진할 경우 그 선수에 대한 경기력 면에서의 비판을 넘어 인신공격과 SNS 테러 등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로 인해 선수들은 더욱 위축되고 심할 경우엔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리기도 한다.

월드컵 개막까지 42일이 남았다. 오는 21일 소집 이후부터는 한 달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온 신경을 집중하고 최고의 경기력을 만들기 위해 힘을 써야 한다. 열정적인 응원단은 12번째 선수라는 말이 있다. 12번째 선수의 힘까지도 얻어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고 싶은 신태용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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