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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신지현에 '필드 강의', 최고령 가드 이미선의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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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세 신지현에 '필드 강의', 최고령 가드 이미선의 클래스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2.30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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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가드 화수분 활약, 올 시즌도 어시스트-스틸 1위 선두 질주

[스포츠Q 민기홍 기자] 이미선(36·용인 삼성)의 클래스는 영원하다.

이미선은 29일 경기도 용인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홈경기 부천 하나외환전에서 28분5초간 코트를 누비며 10점 5어시스트 8리바운드 3스틸을 기록하며 팀의 62-56 승리를 견인했다.

꼭 ‘농구는 이렇게 하는거야’라고 강의를 하는 것 같았다.

지난 시절처럼 민첩하지는 않았지만 몸놀림에는 여유가 묻어나왔다. 손을 뻗으니 공이 달라붙었고 그가 움직이는 곳으로 공이 튀었다. 4쿼터 승부처에서 연속 4점을 쓸어담은 맏언니의 ‘마법’에 전반전 졸전을 벌였던 삼성은 역전극을 연출했다.

▲ 이미선(오른쪽)은 29일 홈경기 하나외환전에서 최고령 가드의 클래스를 보여주며 신지현을 한 수 지도했다. [사진=WKBL 제공]

실력과 외모를 겸비해 올스타전 팬투표 1위에 오른 ‘대세’ 신지현은 15년 언니의 한 수 지도에 진땀을 흘렸다. 향후 한국 농구를 대표하는 가드로 무럭무럭 성장해야하는 그는 2014년 12월 29일 이미선 앞에서 잊지 못할 하루를 보냈다. 

◆ 18년째 삼성 사람, 최고 연봉-통산 스틸은 당연한 훈장 

언제적 이미선인가.

그는 1997년 광주수피아여고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단했다. 현재 여자농구(WKBL)에 그보다 언니는 없다. 함께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정은순은 마이크를 잡았고 전주원과 정선민은 정장을 차려입고 후배들을 지도하고 있다.

18년째 삼성의 푸른 유니폼만 입고 있다. 이미선은 무려 11번이나 시즌 베스트 5에 선정됐다. 여자 프로농구 역사상 5000득점, 2000리바운드, 2000어시스트, 1000스틸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그가 유일하다.

이번 시즌 최고 연봉(2억7000만원)을 받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통산 1043개의 스틸은 그 누구도 범접할 수 있는 영역이다. 지난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에도 어시스트(4.83개)와 스틸(1.72개) 부문에서 선두를 질주중이다.

도움에서도 곧 통산 2위로 올라선다. 전주원(2164개)의 기록까지는 53개가 남았다. 경기당 5개에 근접하는 현재 페이스라면 올 시즌 내에 버금자리로 도약할 수 있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기에 선두 김지윤(2733개)을 넘어서는 것도 꿈은 아니다. 

◆ 경기 흐름을 꿰뚫는 탁월함, “팀 나아질 것” 반격 다짐 

▲ 이미선의 가로채기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그는 이번 시즌 경기당 1.72개의 스틸을 기록해 이 부문 선두를 질주중이다. [사진=WKBL 제공]

“들어가면 무엇을 해야할 지를 생각했고요. 집중하고 분위기를 바꿔보려고 노력했습니다.”

삼성의 1쿼터는 졸전이었다. 10분간 8점을 내고 21점을 내줬다. 이호근 감독이 믿을 수 있는 카드는 결국 이미선뿐이었다.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승기를 내줬던 삼성은 이미선의 조율 속에 점수차를 좁혀가더니 경기 종료 2분57초를 앞두고 57-55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시소게임이 예상되던 승부처. 이미선의 쇼타임이 막을 올렸다. 깔끔한 돌파로 골밑 득점을 올리더니 반격에 나선 하나외환 신지현의 패스를 가로채 추가 득점을 올렸다. 팽팽한 균형은 이미선의 결정적인 4득점으로 깨졌다.

국가대표 주전 포인트가드로만 10년을 보낸 관록이 묻어나오는 동작들이었다. 그가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는지, 어떻게 한국 여자 농구를 20년만에 아시아 정상으로 이끌었는지를 입증하는 장면이었다.

수훈선수로 선정된 이미선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경기 초반 체력을 아껴서 4쿼터에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었다”며 “나이가 있다 보니까 힘든 부분이 많은데 감독님께서 체력 안배에 신경써주신다. 선수들이 나아져 팀도 더 좋아질 것”이라고 반격을 다짐했다.

2연승을 기록한 삼성은 8승10패로 3위 청주 KB스타즈(8승8패)에 한 경기차로 근접했다.

sports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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