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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반전드라마, 절망 끝에서 발견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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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반전드라마, 절망 끝에서 발견한 희망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1.01 09: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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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리그서 품은 독기, 1군 무대로 옮기다...공격력 극대화, 주전 복귀 도화선 되나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서울 삼성에 새로운 공격 옵션이 생겼다. 부진을 면치 못해 벤치 신세를 졌던 이동준(34)이 모처럼 이름값을 하며 난세의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동준은 지난해 12월 30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KCC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22분 57초 동안 뛰며 21점 4리바운드 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특히 전반에만 19점을 몰아넣으며 삼성이 기선을 제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KGC인삼공사를 72-71로 누른 삼성은 원정 11연패 사슬을 끊으며 시즌 8승24패를 기록했다. 9위 전주 KCC와 승차가 0.5경기인 삼성은 새해 첫날 KCC를 안방으로 불러들여 탈꼴찌를 노린다.

무려 10경기 만에 기록한 한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이다. 20점 이상 올린 것은 지난 10월 15일 KGC인삼공사전 이후 두 번째. 부활의 기지개를 켠 이동준은 득점력 저하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의 반전을 이끌 준비를 마쳤다.

▲ 이동준이 모처럼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20점 이상 올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KBL 제공]

◆ 김준일과 공존에도 펄펄 날았다

올시즌 이동준은 코트보다 벤치를 지키는 일이 더 많았다.

KGC인삼공사전까지 전 경기를 뛰고도 경기 당 평균 출전시간이 14분 24초에 불과한 이동준은 지난 시즌 30분 30초에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수비에서 약점을 드러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이동준은 상대 스크린에 자신의 마크맨을 번번이 놓치며 쉽게 점수를 내줬다. 기본적인 대인방어에 약하며 상대의 속임수에 쉽게 넘어갔다. 공격력은 준수했지만 낙제점에 가까운 수비가 그의 출장을 막았다.

자연히 모든 지표가 떨어졌다. 지난 시즌보다 경기 당 평균 득점은 7점, 리바운드는 3개가 줄었다. 4번과 5번을 볼 수 있는 루키 김준일이 팀에 잘 정착해 당분간 백업 신세를 면치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이동준은 자신의 장점인 공격력을 극대화하며 훨훨 날아올랐다.

이날 김준일과 함께 더블 포스트를 맡은 이동준은 경기 초반부터 가벼운 몸놀림으로 점수를 쌓아갔다. 특히 오른쪽 지점에서 시도한 중거리슛의 적중률이 높았다. 2쿼터까지 이동준의 야투 성공률은 무려 86%(6/7)에 달했다.

1쿼터에만 6점을 올린 이동준은 2쿼터에 13점을 몰아넣으며 전반에만 20득점 가까이 기록했다. 1쿼에 7점을 넣은 후 2쿼터에서 단 한 점도 올리지 못한 라이온스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 이동준(왼쪽)이 30일 프로농구 KGC인삼공사전에서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 D리그서 품은 독기, 1군 무대로 옮기다

2007~2008시즌 대구 오리온스(현 고양 오리온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동준은 올시즌 먹튀 논란에 휩싸였다. 팀 내 최고 연봉인 4억원을 받지만 보여준 게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팀 내에서는 젊은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고 30대 중반의 나이로 많은 기회를 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주전에서 벤치로, 벤치에서 또 2군으로 물러났다. 더 이상 이동준에게 주전은 남의 이야기인 듯 보였다.

하지만 이동준은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다. D리그에서 착실하게 몸을 만들며 경기 감각을 익혔다.

성적도 좋았다. 지난 9일 상무전에서 12점 4리바운드를 기록한 그는 KCC전(16점 4리바운드), 연합팀전(14점 8리바운드)에서도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1군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D리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거두자 이상민 삼성 감독도 이동준을 신뢰했고 올해 마지막 경기에서 선발로 출장할 수 있었다.

팀 내 주전으로 뛰다가 밑바닥까지 내려가며 시련을 맛본 이동준이 절망 끝에서 희망을 발견했다. 그가 최하위로 처진 삼성의 도약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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