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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BIFF집행위원장 사퇴 압박...'반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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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관 BIFF집행위원장 사퇴 압박...'반발' 확산
  • 용원중 기자
  • 승인 2015.01.26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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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 용원중기자] 부산시가 부산국제영화제(BIFF)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권고한 것으로 알려져 영화계 안팎의 반발이 격화되고 있다. 지난해 열린 제19회 부산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를 다룬 다큐멘터리 ‘다이빙벨’ 상영을 강행한 데 대한 보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용관 위원장을 비롯한 부산영화제 관계자들은 “지난 23일 부산시 고위 간부들이 이용관 위원장을 만나 ‘서병수 시장의 뜻’이라며 사퇴를 권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위원장은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출범 당시 수석프로그래머로 이 영화제와 인연을 맺은 뒤 부집행위원장, 공동집행위원장을 거쳐 2010년 집행위원장에 오르는 과정에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사퇴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 이용관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영화계는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는 26일 영화인 단체 공동의 이름으로 사퇴 종용을 그만두라고 선언했다. 영화인 단체는 “표현의 자유를 해치고 영화제를 검열하려는 숨은 의도는 결국 영화제의 독립성을 해치고 19년을 이어온 부산국제영화제의 정체성과 존립마저 흔들고 있다”며 “우리는 이런 상황을 초래한 부산시가 지금이라도 사퇴 종용을 철회하길 바란다”고 선언했다.

한국영화제작가협회를 비롯해 한국영화감독조합,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한국독립영화협회, 여성영화인모임, 영화마케팅사협회, 독립예술영화관모임,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한국영화촬영감독조합, 한국영화평론가협회, 전국영화산업노조, 한국영화학회는 향후 비상기구를 조직, 적극적으로 대처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나우필름 이준동 대표는 25일 자신의 트위터에서 "이 집행위원장을 기어이 몰아낸다면 나우필름이 제작하는 영화는 부산영화제에서 볼 일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지역 7개 영화 관련 학과 교수로 이뤄진 부산영화학과교수협의회는 27일 모임을 하고 영화제의 독립성과 자율성 보장을 촉구하는 성명을 낼 예정이다. 부산영화평론가협회와 부산독립영화인협회도 이번 주에 모여 의사를 표현할 계획이다.

 

부산시와 BIFF 측 설명을 종합하면 부산시 측은 “시의 지도점검에서 지적된 사항이 많고 BIFF의 새로운 비전이 필요하다” “이 집행위원장의 거취 문제를 비롯한 인적 쇄신 방안을 세워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의 사퇴 요구인 셈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부산시의 지적 사항이 중대한 수준이 아니고, 'BIFF의 새로운 비전' 또한 추상적이라는 이유로 '다이빙벨' 상영 문제가 실질적 원인이라고 바라본다. 세월호 참사 당시 구조 상황을 다룬 '다이빙벨'을 부산시 측에서 상영하지 말 것을 요구했으나 영화제가 자율성 존중을 이유로 거부했기 때문이다.

정부·관에 고분고분하지 않은 문화예술계 인사에 대한 '찍어내기', 예술과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한국영화계의 자존심이었던 BIFF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격랑에 휩쓸렸다.

goolis@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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