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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진군' 슈틸리케, "우승해도 한국축구 더 노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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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는 진군' 슈틸리케, "우승해도 한국축구 더 노력해야"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5.01.26 2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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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의 아시안컵 결승행 견인…"무실점했기에, 실점시 대응능력 키워야"

[스포츠Q 이세영 기자] “지금까지 실점하지 않았기 때문에 골을 허용했을 때 당황할 수도 있다. 실점 시 대응 능력을 키워야 한다.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한국축구는 발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의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수가 있었다. 골을 내줬을 때 대응책까지 마련했다. 바로 당황하지 않고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한국은 아시안컵 5경기, 480분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고 1988년 카타르 대회 이후 27년 만에 대회 결승 무대를 밟게 됐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6일 호주 시드니의 호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호주 아시안컵 준결승에서 이정협(상주)과 김영권(광저우 에버그란데)의 연속골에 힘입어 2-0 쾌승을 거두고 결승에 선착했다. 한국은 1960년 안방에서 열린 대회 이후 55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최근 두 대회 연속으로 4강에서 탈락했던 한국은 27일 열리는 호주-아랍에미리트(UAE)전의 승자와 오는 31일 오후 6시 같은 장소에서 맞붙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결승전에서도 무실점하기를 바라지만, 우리가 실점할 수 있다는 말을 준결승을 치르기 전에 선수들에게 전했다”며 “골을 허용한 적이 없기 때문에 실점하면 당황할 수도 있다. 대응 능력을 키우자는 주문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 10일 오만전과 13일 쿠웨이트전에서 수중전을 치렀던 한국은 이날 또 한 번 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를 펼쳐야 했다. 선수들의 볼 간수 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날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팀이 넣은 두 골에 모두 관여한 이정협도 볼 키핑에서는 합격점을 받기 힘들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이를 지적했다. 그는 “공을 너무 많이 놓쳤다. 우리 팀에는 상대적으로 아직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며 “차두리나 기성용 같이 경험이 풍부한 선수도 있다. 많은 경기를 뛴 선수들이 공을 잡을 땐 전혀 다른 경기가 된다. 이들이 공을 잡으면 감독과 코치도 조용해진다”고 말했다.

이라크보다 하루를 더 쉬어 이점이 있지 않았느냐는 질문에는 의미심장한 답변을 남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A조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호주에 이겨 이라크보다 하루를 더 쉰 이점을 안았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며 “아시안컵에서 우승을 하더라도 한국축구는 발전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트피스에서 첫 골이 나온 것에 대해서는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은 이라크가 이번 대회 세트피스 상황에서 두 골을 허용한 점을 간파, 공중볼 다툼에서 우위를 지키는 이정협 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그 결과 이정협이 김진수의 프리킥을 헤딩 결승골로 연결할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세트피스는 계속 훈련했던 부분인데, 오늘은 공이 제대로 올라와 골까지 만들 수 있었다. 이라크의 경기를 비디오로 분석하면서 많은 준비를 했다”고 흡족해 했다.

예상되는 결승 상대로는 주저 없이 호주를 지목했다. 전술적으로 훌륭하고 선수들 개인의 능력도 뛰어나다는 평을 남겼다. 슈틸리케 감독은 “호주가 결승에 올라올 것 같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이해한다. 예선에서는 마일 예디낙과 로비 크루즈 등 핵심선수가 빠져 있었다. 결승전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경계했다.

syl015@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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