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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팀킴' 아닌 '팀 김민지', 한국 여자컬링사 새로 쓴 99년생 동갑내기 4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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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팀킴' 아닌 '팀 김민지', 한국 여자컬링사 새로 쓴 99년생 동갑내기 4인방
  • 김의겸 기자
  • 승인 2019.03.25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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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팀킴’의 뒤를 이어 태극마크를 차지한 스킵 김민지, 리드 김수진, 세컨드 양태이, 서드 김혜린(이상 20·춘천시청)으로 구성된 ‘팀 김민지’가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첫 메달의 쾌거를 이룩했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은 덴마크 실케보르에서 열린 2019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 동메달결정전에서 일본(스킵 나카지마 세이나)을 7-5로 누르고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 포디움에 입성했다.

지난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컬링 사상 처음으로 은메달을 목에 걸었던 경북체육회(스킵 김은정)도 지난해 예선을 3위로 통과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져 5위로 입상하진 못했던 대회에서 거둔 낭보다.

 

▲ 24일 여자컬링세계선수권대회에서 3위에 오르며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세계선수권에서 메달을 획득한 춘천시청 김혜린(왼쪽부터)과 김수진, 김민지, 양태이가 관중들의 환호에 손을 흔들고 있다. [사진=세계컬링연맹제공/연합뉴스]

 

이전까지 한국 남녀컬링 세계선수권 최고 성적은 2012년과 2014년 여자부 경기도청, 지난해 남자부 경북도청이 거둔 4위였다.

9승 3패로 예선을 2위로 통과해 준결승에 직행한 대표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 올라온 스위스에 연장 접전 끝에 3-5로 져 우승 도전이 좌절됐다. 하지만 예선에 이어 일본을 연파하며 역사를 새로 썼다.

춘천시청은 4-5로 1점 뒤진 채로 10엔드를 맞았고 10엔드만 3점을 획득하며 승리를 거머쥐었다.

현 대표팀은 지난해 의정부 송현고를 졸업하고 춘천시청에 입단한 20세 동갑내기들로 구성됐다. 지난해 8월 2018~2019시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팀킴을 따돌리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민락중을 나온 김민지, 김수진, 김혜린과 회룡중을 나온 양태이가 송현고에서 만나 팀을 이뤘고, 고교 시절 내내 함께했던 이들은 현재 춘천시청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민락중, 송현고 컬링 지도자였던 이승준 춘천시청 코치가 성인 무대에서도 이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당시에는 팀킴이 지도부와 갈등으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었던 만큼 춘천시청의 발탁은 이변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이후 춘천시청은 시니어 데뷔 시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놀라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 춘천시청 김혜린(오른쪽)과 김민지가 동메달을 획득한 후 서로를 끌어안고 있다. [사진=세계컬링연맹/연합뉴스]

 

월드컵 1차대회에선 1승 5패로 예선 탈락했지만 2차대회에선 준우승을 거두더니 3차대회 결승에서 스웨덴을 물리치고 우승까지 차지하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강릉에서 열린 2018 아시아태평양컬링선수권대회 우승국 자격으로 이번 세계선수권에 출전했다. 당시 결승에선 평창올림픽 준결승에서 팀킴과 명승부를 연출했던 일본(팀 후지사와)에 역전승을 따내며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컬링이지만 이제 갓 성인이 된 ‘무서운 신예’ 춘천시청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승승장구하는 이들을 보면 ‘팀킴’ 앞에 ‘리틀’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보단 ‘팀 김민지’로서 불러줘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

지난 월드컵 3차대회 우승으로 춘천시청은 오는 5월 중국에서 열리는 ‘왕중왕전’ 격인 그랜드 파이널 출전권도 획득했다. 시니어 첫 시즌에 출전하는 대회마다 경험치를 쌓으며 성장하고 있다. 올해 쌓은 경험들은 앞으로 승부처에 흔들리지 않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민지는 “작년 국가대표 선발전 이후 점점 실력이 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경험을 계속 쌓아서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내부 경쟁 역시 치열하다. 올 7월에 열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팀킴은 물론 지난달 전국동계체전에서 우승한 2014 소치 올림픽 당시 대표팀 경기도청까지 치열한 삼파전에서 생존해야만 태극마크를 유지할 수 있다. 올해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는 춘천시청이 있어 한국 여자컬링의 미래가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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