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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뛰려는 넷, 자리는 하나' 슈틸리케호 2선, 최대격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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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분석] '뛰려는 넷, 자리는 하나' 슈틸리케호 2선, 최대격전지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3.26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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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실력 입증한 구자철·남태희 재승선…새로 합류한 이재성·김보경 도전장

[스포츠Q 박상현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의 무한경쟁이 다시 시작됐다. 기성용(26·스완지 시티)이나 손흥민(23·바잉어 레버쿠젠)처럼 자신의 포지션에 붙박이로 있는 선수도 있지만 주전 자리를 따내기 위해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의 눈도장이 시급한 선수들도 적지 않다.

한국 축구대표팀이 오는 27, 31일 대전월드컵경기장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 뉴질랜드와 평가전을 갖는다. 이번 A매치 2연전은 오는 6월부터 시작하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에 앞서 벌어지는 마지막 평가전이어서 더없이 중요하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들의 무한경쟁을 유도하면서 투쟁심을 부추기고 있다. 호주에서 벌어졌던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도 마지막까지 주전 경쟁을 통해 한시라도 선수들의 긴장감을 늦추지 않게 헀듯이 이번도 마찬가지다.

이 가운데 가장 경쟁이 격렬한 자리는 바로 원톱 바로 뒤에 서는 2선 공격형 미드필더다. 4명의 선수가 자리 하나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한다. 물론 멀티 포지션 정책에 따라 다른 자리로 갈 수 있는 가능성은 있지만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를 잡기 위한 네 선수의 경쟁이 시작됐다.

◆ '아시안컵파' 구자철과 남태희, 끝나지 않은 경쟁

호주 아시안컵에 함께 출전했던 구자철(26·마인츠05)과 남태희(24·레퀴야)의 경쟁은 아직도 진행형이다.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다가 구자철이 부상으로 빠져 '휴전'했을 뿐 다시 경쟁에 불이 붙었다.

아시안컵 당시 먼저 앞서갔던 쪽은 남태희였다. 남태희가 평가전에서 맹활약해주는 사이 구자철은 최상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럼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구자철을 적극 중용했고 아시안컵부터 비로소 신뢰에 보답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호주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당하며 전반 39분에 교체됐다. 구자철 대신 손흥민이 들어오면서 일부 선수들의 포지션 변경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후 남태희는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부터 2선 공격수로 나서기 시작했다.

조별리그에서는 구자철이 분명 앞섰지만 남태희도 크게 모자랐던 것은 아니었다. 다만 구자철이 보여줬던 활약도에 비해 남태희가 다소 못미쳤던 것은 사실이다. 이 때문에 구자철은 부상에서 완쾌된 모습으로 다시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겠다고 벼르고 있고 남태희는 아시안컵에서 다소 밀렸던 모습에서 탈피, 2선 공격수 적임자를 적극적으로 어필할 예정이다.

두 선수의 몸상태나 컨디션은 모두 좋다. 구자철은 부상에서 완쾌됐고 한국으로 오기 전 아우크스부르크전에서 골까지 올리며 컨디션을 부쩍 끌어올렸다.

특히 구자철은 슈틸리케 감독의 첫 선택을 받은 지동원(24·아우크스부르크)과 청소년 대표팀 때부터 호흡을 맞춰왔다. 2011년 AFC 아시안컵 당시에는 '지구 특공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지동원과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지동원이 발목 부상 때문에 우즈베키스탄전 출전 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경기력을 최상으로 맞추기 위해서는 구자철과 호흡이 절실하다.

구자철도 "(지)동원이는 좋은 능력을 갖춘 선수라서 반갑다. 워낙 서로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다시 호흡을 맞추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 가장 큰 숙제는 부상을 당하기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동원의 컴백이 자신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다.

남태희 역시 카타르 리그와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신고하며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고 있다.

남태희도 "대표팀은 언제나 경쟁을 해야 하는 것이고 선수도 경쟁을 통해 성장할 수 있다. 내가 가진 능력을 모두 보여줄 것"이라며 "경기에 출전함에 있어 측면, 중앙 모두 상관없지만 소속팀에서 맡고 있는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가 좀 더 편하다"고 경쟁 의지를 불태웠다. 이정협(24·상주 상무)의 뒤를 지원할 선수는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 김보경(왼쪽에서 두번째)과 이재성(오른쪽)이 지난 24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 나란히 입소하고 있다. [사진=스포츠Q DB]

◆ 아시안컵파에 맞서는 새로운 피, 이재성·김보경의 도전

구자철, 남태희의 경쟁만도 뜨거운데 이재성(23·전북 현대)과 김보경(26·위건 어슬레틱)의 도전까지 기다리고 있다. 모두 슈틸리케 감독으로부터 처음으로 선택받은 선수들이다.

이 가운데 이재성은 잃을 것도, 무서울 것도 없는 당찬 새내기다. 대표팀 발탁도 생애 처음이다.

이미 이재성은 지난해 전북에서 프로 데뷔했을 때부터 최강희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하게 받았다. 수비에서도 뛰어나고 공격으로 나서는 것 역시 자신의 몫을 모두 다해준다. 이재성의 가장 큰 장점은 공격과 수비에서 전방위적으로 뛰어다니는 활발한 운동량이다.

경쟁자 남태희도 "아시안게임을 통해 이재성의 플레이를 봤는데 너무 잘하더라. 나이가 어린데도 가진 능력이 너무 뛰어나다고 생각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실제로 이재성은 지난해 9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중앙과 측면을 넘나드는 활동량으로 28년만에 금메달을 따내는 중추였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재성의 재능을 일찌감치 알아보고 지난해 12월 제주도에 실시한 전지훈련에도 불러 훈련을 시켰다. 물론 아시안컵까지 함께 하지 못했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활동량이 많아 마음에 드는 선수"라고 이재성에 대한 깊은 인상을 받았다.

김보경도 만만치 않다. 원래 포지션은 왼쪽 측면이지만 이 자리에는 손흥민이라는 너무나 강력한 경쟁자가 있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소속팀인 위건에서도 측면과 2선 공격수를 고루 뛴다.

무엇보다도 김보경의 마음가짐은 그 어떤 선수에도 뒤지지 않는다. 브라질 월드컵 이후 9개월 가까이 대표팀에 차출되지 못했던 김보경은 원래 소속팀인 카디프 시티에서 사실상 방출되듯이 떠나 위건으로 갔다. 위건에서 다시 출전 기회를 늘려가며 경기력도 회복했다.

김보경은 "카디프시티에서 뛰면서 감독 교체로 인해 적응이 힘들었고 스스로 나태한 것도 있었다. 암흑기였지만 나 자신을 뒤돌아볼 수 있는 계기도 됐다"며 "TV와 언론을 통해 슈틸리케 감독의 성향을 읽으려고 공부도 했다. 소속팀에서 측면에서 뛰지만 중앙도 소화하기 때문에 감독이 원하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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