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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첫 실전' 이승우-백승호, 관심과 적응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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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현장] '첫 실전' 이승우-백승호, 관심과 적응 사이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4.22 22: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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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한수원 연습경기서 40분 테스트…안익수 감독 "어떤 호흡인지 체크, 아직 더 지켜봐야"

[파주=스포츠Q 박상현 기자] 20세 이하의 어린 선수들 가운데 최근 가장 '핫'한 선수를 꼽으라면 스페인 FC 바르셀로나 유소년팀에서 함께 활약하고 있는 이승우(17)와 백승호(18)다. 이들은 바르셀로나가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징계를 받으면서 내년까지 공식 경기에 출전할 수 없지만 안익수(50) 감독이 이끄는 18세 이하(U-18) 한국 축구대표팀에 소집됐다.

안익수 감독의 U-18 대표팀은 오는 2017년 한국에서 벌어지는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바라보고 장기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팀이다. 이승우는 올해 칠레에서 열리는 FIFA U-17 월드컵에 이어 FIFA U-20 월드컵까지 출전할 재목이기 때문에 안익수 감독이 일찌감치 불러들여 한 살 많은 형들과 호흡을 맞추게 했다.

이승우와 백승호를 소집한 안익수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뛰고 있는 이들의 조합이 U-18 대표팀에 얼마나 잘 맞아들어가는지에 대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안익수 감독은 "이승우나 백승호 모두 현재 대표팀에 있는 25명 선수 가운데 한 명에 불과하다"며 애써 말을 아끼지만 팬들이나 언론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두 선수에 쏠리지 않을 수 없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승우(왼쪽)와 백승호가 22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열린 경주 한국수력원자력과 경기에서 2피리어드를 마친 뒤 그라운드를 빠져나오고 있다.

안익수 감독은 22일 경기도 파주 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내셔널리그팀 경주 한국수력원자력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2-2로 끝났다. 피리어드 당 30분씩, 모두 90분에 걸쳐 3피리어드로 벌어진 경기에서 U-18 대표팀은 1피리어드 8분만에 오인표(18·울산 현대고)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2피리어드 박정민에게 연속골을 내줘 1-2로 끌려갔다. 하지만 3피리어드 김대원(18·보인고)이 역습 기회에서 직접 골을 성공시키며 비겼다.  내셔널리그에서 뛰고 있는 형님들과 당당하게 맞섰다.

내셔널리그에서 5경기를 치르면서 10골을 넣고 3골만 허용하는 완벽한 공수 조화로 5전 전승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경주 한수원을 상대로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선수들은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으며 연습경기를 치러냈다.

◆ 40분의 이승우-백승호 투톱 실험, 아직까지 갈 길은 멀다

안익수 감독은 1피리어드에는 이승우와 백승호를 벤치에 앉혀놓고 경기를 지켜보게 했다. 두 선수에 쏠리는 관심을 조금 누그러뜨리면서 선수 본인도 경기를 보면서 자신이 어떻게 뛰어야 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라는 의미였다.

U-18 대표팀이 1-0으로 앞서며 1피리어드를 마친 뒤 안익수 감독은 선수들을 불러놓고 미드필드 전방 압박을 강하게 주문했다. 또 측면 수비수가 스로인을 할 때 몇 차례 실수했는지 직접 물어보면서 공을 받으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주문하기도 했다. 이승우는 안익수 감독이 작전보드로 이런저런 지시를 하는 것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승우(가운데)가 22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열린 경주 한국수력원자력과 연습경기에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2피리어드 시작과 함께 이승우와 백승호가 투톱으로 나섰다. 이승우는 공격수로 많이 나서지만 백승호는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깝다. 하지만 안익수 감독은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두 선수로 하여금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춰보게 했다.

이 조합은 부자연스러웠다. 한수원 형님 선수들의 강한 압박과 몸싸움에 밀렸고 공을 잡기 어려웠다. 이승우와 백승호 모두 최전방에서 뛰다보니 미드필더들과 거리가 멀어졌고 둘 다 모두 고립되면서 큰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립 현상 때문인지 이승우가 직접 하프라인까지 내려와 치고 올라가기도 했고 백승호도 볼 키핑과 몸싸움에서 경쟁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골이 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안익수 감독은 이승우와 백승호가 전방에서 고립되는 점을 지적했다.

안 감독은 2피리어드가 끝난 뒤 이승우와 백승호를 불러놓고 "모두 앞에만 가 있으니까 공을 받을 수 가 없다. 연결 고리가 없어서 고립을 자초한다. 둘 중 하나는 미드필더의 공을 받으러 내려간 뒤 연결시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3피리어드에도 나선 두 선수는 2피리어드와 약간 달랐다. 이승우는 최전방을 지키는 반면 미드필더로 주로 활약했던 백승호가 조금 아래로 내려가 연결 고리를 하려고 했다. 안익수 감독은 2피리어드보다는 좀 낫다는 표정이었지만 여전히 만족스럽지는 않아보였다. 3피리어드 10분을 뛴 뒤 두 선수를 교체했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안익수 U-18 축구대표팀 감독이 22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열린 경주 한국수력원자력과 연습경기에서 1피리어드가 끝난 뒤 작전을 지시하고 있다.

◆ 안익수 감독 "이승호에 대한 과도한 관심 자제해주길"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남FC와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2015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가 있는 날임에도 파주 NFC에는 적지 않은 취재진이 몰렸다. 대부분 기자들은 소위 언론사에서 '1진'이라고 불리는 선참급이었다. U-18 대표팀에 대한 관심, 솔직히 말하면 이승우에 대한 관심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승우는 파주 NFC에 소집된 날부터 화제를 불러왔다. 이승우는 파주 NFC에 소집된 뒤 인터뷰에서 "형들에게 뒤처지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서 살아남겠다"며 "선수는 말보다 운동장에서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 공격수이기 때문에 내게 중요한 것은 득점력"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특히 이승우에 대한 관심은 역대 최연소 성인 대표팀에 발탁 여부까지로 확대됐다. 그렇지 않아도 이승우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자리에서 "최연소 성인 대표팀 기록 경신을 원한다"고 당찬 목표를 밝히기도 했다.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은 김판근(49)이 갖고 있는 17세 242일이다. 이승우가 1월 6일생인 이승우가 오는 9월 4일 이전에 대표팀 경기를 뛴다면 최연소 기록을 세울 수 있다.

이 때문에 카를로스 알베르토 아르무아(66) 대표팀 수석코치가 울리 슈틸리케(61) 감독을 대신해 연습경기를 지켜봤다. 아르무아 코치가 3피리어드 이승우가 교체된 뒤 경기장을 떠난 것으로 봤을 때 역시 이승우를 보기 위해 참관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안익수 감독은 이런 관심에 대해 경계했다. 선수에 대한 관심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니라 너무 과도하다는 것이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백승호(오른쪽)가 22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열린 경주 한국수력원자력과 연습경기에서 팀 동료에게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K리그에서나 볼 수 있는 기자들이 오셨네"라며 뼈있는 농담을 던진 안익수 감독은 "이승우나 백승호 모두 현재 U-18 대표팀에 있는 25명 선수 가운데 한 명일 뿐이다. 너무 과도한 관심은 나머지 선수들을 소외시킬 수 있고 이승우, 백승호 본인들에게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또 안 감독은 "두 선수들을 동시에 넣어보긴 했지만 아직 이들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서는 판단이 서지 않았다. 경기 영상을 통해 본 것과 경기장에서 본 것이 다르다"며 "영상을 좀 더 면밀하게 살펴보고 검토해야겠다. 사흘 동안 이들을 지켜봤는데 이 시간만으로는 너무 짧다"고 밝혔다.

안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13세 대표팀, 15세 대표팀에서 뛰었던 선수들이 18세까지 오면 얼마 남지 않게 된다. 왜 그런지 너희들 스스로 한번 진지하게 고민해보라"고 주문했다. 물론 이 주문은 U-18 대표팀 선수들 모두에게 한 것이었지만 이승우에게 더 강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U-17 대표팀에서 머물지 말고 또 하나의 껍질을 깨고 한 단계 더 발전하라는 의미였다.

U-18 대표팀은 연습경기를 끝으로 외출을 나가 23일 하루 휴식을 취한 뒤 24일 다시 파주 NFC에 모여 훈련에 들어간다. 26일에는 고려대와 두번째 연습경기를 갖고 27일 수원 JS컵에 출전할 20명 선수를 발표한다.

U-18 대표팀은 오는 29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와 수원JS컵 첫 경기를 치른다.

▲ [파주=스포츠Q 최대성 기자] 이승우(오른쪽에서 두번째)가 22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열린 경주 한국수력원자력과 연습경기에서 공을 몰고 가며 공격할 틈을 노리고 있다.

tankpark@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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