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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오창록, MG새마을금고 씨름단서 키우는 꿈 [SQ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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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우 오창록, MG새마을금고 씨름단서 키우는 꿈 [SQ포커스]
  • 안호근 기자
  • 승인 2023.01.10 17: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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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동=스포츠Q(큐) 글 안호근·사진 손힘찬 기자] 씨름판의 부흥을 위한 첫 걸음. MG새마을금고 씨름단 창단이 씨름계에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2명의 선수 중 가장 시선을 끄는 이들이 있다. 각각 백두장사(140㎏ 이하)와 한라장사(105㎏ 이하)를 지낸 장성우(26)와 오창록(29). 공교롭게도 영암군 민속씨름단에서 한솥밥을 먹다가 MG새마을금고에서 새롭게 커리어를 시작하게 됐다는 공통점도 가지고 있다.

MG새마을금고 씨름단 창단식 분위기는 단순히 기쁨으로 찬 것만은 아니었다. 씨름 인기 부활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는 커다란 기대감과 함께 선수단과 관계자들의 표정은 비장하기까지 했다. 팀을 짊어질 두 에이스의 각오도 남달랐다.

오창록(왼쪽)과 장성우가 10일 MG새마을금고 씨름단 창단식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얼마나 기다린 날인가, 설레는 에이스 듀오

이날 창단식에서 가장 인상깊었던 장면은 황경수 대한씨름협회장이 축사를 위해 무대에 올라 감격의 눈물을 흘리더니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을 향해 넙죽 큰절을 올린 것이었다. 고희를 훌쩍 넘긴 백발 씨름계 원로의 갑작스런 행동에 장내가 어수선해졌지만 누구나 그 진심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그만큼 간절히 기다려온 날이었다. 과거 화려했던 명성은 뒤로하고 씨름 산업은 빠르게 저물어갔다. 근 몇 년 사이 TV 예능프로그램을 통해 씨름이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했으나 스포츠 종목으로서 산업의 부활로 직결되진 못했다.

그러나 이날 분위기는 이전과는 사뭇 달랐다. 강대금 문화체육관광부 체육협력관은 ‘K-씨름 진흥방안’을 발표하며 “씨름이 MZ 세대 등 모두가 즐기는 스포츠, 자생력 갖춘 스포츠로, 미디어 관심과 조명을 받는 스포츠로 재탄생시킨다는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종전 설날·추석·단오·천하장사 4개 주요대회를 서울 등 대도시에서 열고 경기 방식과 콘텐츠에도 변화를 주겠다고 전했다. 나아가 “오늘을 계기로 프로리그 출범까지 이어지도록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관계자들과 선수 가족석에선 연신 박수와 환호가 쏟아져 나왔다. 12차례나 한라장사에 올랐던 오창록도 감회가 새롭긴 마찬가지였다. “7년 만에 다시 (기업팀) 씨름단을 만들어주셨고 그 일원으로 뛰게 됐는데 기분이 정말 좋다”며 “(동료들과) 우스갯소리로 기업 씨름단에서 씨름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수 있을까라는 말을 하곤 했는데 좋은 선수들과 함께 좋은 자리에서 뛰게 돼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축사를 위해 무대에 오른 황경수 대한씨름협회장은 눈물을 글썽이며 감격에 겨워했다.
이어 황 회장은 박차훈 새마을금고중앙회장에게 큰절을 올리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두 차례 천하장사, 8차례 백두장사를 거친 장성우도 “그동안 기업팀이 생겼으면 좋겠다는 생각만 하고 있었다”며 “7년 만에 다시 생겼고 입단 멤버로 들어와 좋은 분위기와 환경에서 뛰게 됐다. 한솥밥 먹던 오창록 선수 등과 같이 뛰게 돼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 새로운 시작, 선구자로서 책임감

이날 창단식엔 국회의원 이채익, 박성민, 권명호 등을 비롯해 김광휘 행전안전부 국장, 강대금 문화체육관광부 국장 등도 자리를 채웠다. 정계에서도 깊은 관심을 나타낼 만큼 상징적인 자리였다.

MG새마을금고의 발전을 위한 덕담은 물론이고 이날이 한국 씨름의 흥행이 본격화되는 시발점이 되길 바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장윤호 감독은 박차훈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단기를 힘차게 흔드는 것으로 화답했다.

그만큼 씨름에만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제공될 전망이다. 오창록은 “체계적인 면에서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기업과 지자체 구단의 가장 큰 차이는 금전적인 문제”라며 “이는 무엇보다 선수들에게 더 운동하기 좋은 여건으로 연결이 되고 온전히 운동에 더 전념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생팀의 에이스 듀오 오창록(왼쪽)과 장성우는 기대감과 함께 "최고의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이어 “감독님, 코치님께서 앞으로 만들어가고 싶은 미래에 대해 말씀해주셨고 그 과정에서 소통도 많이 해주셨다”며 “아직 훈련장은 완전하지 않지만 올해 안에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마련될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새마을금고 씨름단은 지난해 선수단 구성을 마쳤고 천안시 MG 인재개발원 내에 터를 잡기로 했다. 새마을금고는 올해 내로 이곳에 씨름 전용 훈련장을 건립할 예정이다.

새로운 팀 이름을 달고 곧바로 대회에 나선다. 설날에 맞춰서 열리는 2023 위더스제약 설날장사씨름대회. 오는 19일부터 24일까지 전라남도 영암군 영암체육관에서 진행된다. 공교롭게도 둘에겐 홈구장이나 다름 없었던 곳이다.

장성우는 “(심적으로) 불편하겠지만 선수이기에 이겨내야 하는 부분”이라며 “좋은 대우를 받고 잘 맞춰주셔서 팀을 옮겼다.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오창록도 “지금까지 선수 생활을 하면서 장사에도 오르고 많은 커리어를 쌓았다”며 “새 팀에 정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최고의 성적으로 보답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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