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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음반 인플레이션의 비밀? 굿즈 '끼워팔기' 공정위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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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음반 인플레이션의 비밀? 굿즈 '끼워팔기' 공정위 조사
  • 김지원 기자
  • 승인 2023.08.04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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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지원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주요 연예기획사의 아이돌 굿즈 '끼워팔기'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최근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연예 기획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주요 연예 기획사가 포토카드(포카) 등 아이돌 굿즈와 앨범을 부당하게 묶음으로 판매했는지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포토카드란 아이돌 멤버 사진이 인쇄된 카드로, 앨범을 구입하면 안에 들어 있는 또 다른 상품이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연예기획사들은 아이돌 앨범에 멤버별 포토카드를 무작위로 끼워파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원하는 포토카드를 갖기 위해 같은 앨범을 여러 개 구매하는 팬들도 적잖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8일 가수 김재중이 진행하는 유튜브 콘텐츠 '재친구'에 출연한 에픽하이 타블로는 K팝에 푹 빠진 딸 하루의 근황을 전하며 "농담 아니고 CD를 이만큼 산다. 한 앨범 종류만 20개씩 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김재중이 "음원으로 들으면 되는데 굳이 CD를 꼭 사야 하나"고 궁금해하자, 타블로는 "포토카드 때문에 사야 한다"고 설명하기도.

상품을 판매하면서 서로 다른 별개의 상품을 부당하게 끼워팔았다면 공정거래법상 불공정거래 행위가 될 수 있다. 공정위는 포토카드 끼워팔기가 정상적인 거래 관행에 비춰 부당한지, 경쟁을 제한했는지 등을 고려해 위법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공정위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건의 조사 여부와 내용에 대해 언급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지난 1월 아이돌 굿즈·완구 등 온라인 시장의 구매 취소 방해 등 불공정 행위를 점검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대형 연예기획사들이 앨범·굿즈 등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외주 제작업체에 '갑질'(하도급법 위반 행위)을 했는지도 조사 중이다.

 

'SM타운앤드스토어(SMTOWN&STORE)'에서 판매 중인 엔시티(NCT) 멤버들의 포토카드 [사진=SM타운앤드스토어 홈페이지]
'SM타운앤드스토어(SMTOWN&STORE)'에서 판매 중인 엔시티(NCT) 멤버들의 포토카드 [사진=SM타운앤드스토어 홈페이지]

 

써클차트(옛 가온차트)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음반차트에서 1~400위를 차지한 음반들의 판매량은 5487만4493장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00만장 가까이 늘었다.

특히 발매 첫 주 판매량 100만장을 넘긴 가수는 그룹 스트레이 키즈, 세븐틴, 에스파 등 13팀으로 지난해 7팀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으며, 이에 따라 올 한 해 K팝 음반 판매량이 1억장을 돌파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을 기점으로 실물 음반 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맞았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이 마냥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음반 판매량 증가가 K팝 팬덤 확대와 직결된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

팬데믹으로 콘서트와 팬미팅 등 오프라인 행사에 제약이 생겨 벌어진 '보복 소비' 성격이기도 하지만, 포토카드 등 구성품을 모으거나 팬 사인회 응모권을 확보하기 위해 같은 앨범을 수십 장 사는 팬들이 많아져 음반 판매량이 '뻥튀기' 됐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일각에선 치솟는 K팝 음반 판매가 대량의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어 기후위기를 앞당긴다며 기획사에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K팝 팬들이 조직한 기후 단체 케이팝포플래닛은 '죽은 지구에 K팝은 없다'는 슬로건과 함께 △앨범 구매 시 팬들에게 친환경 선택지 제공하기 △앨범 및 굿즈(상품)의 플라스틱 패키징 최소화 등 생산자의 책임을 강조했다.

최근 국내 일부 연예 기획사들이 디지털 플랫폼 앨범, 지속 가능한 소재를 사용한 앨범 발매 등을 도입하며 팬덤의 요구에 응답하고 있지만, '중복 구매'를 부추기는 마케팅부터 변화해야 K팝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논의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이어진다.

공정위가 아이돌 음반 속 포토카드 마케팅을 공정거래법을 위반하는 '끼워팔기'의 일환으로 보고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K팝 실물 음반 산업에 유의미한 변화가 생길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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