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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테니스 국가대표 남지성이 느낀 압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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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준의 스포츠 멘탈코칭] 테니스 국가대표 남지성이 느낀 압박감
  • 소해준 칼럼니스트
  • 승인 2023.10.2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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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에게 꼭 필요하지만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스포츠 멘탈코칭’ 전문가 소해준입니다. 저는 국가대표 선수들부터 유소년까지 다양한 종목의 다양한 선수들을 만나며 그들의 멘탈 및 심리적 성장을 돕는 일을 합니다. 본 칼럼은 현장에서 직접 보고 느끼는 스포츠 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내용 또한 제가 선수들에게 직접 들은 답변만을 싣고 있습니다. 오늘도 대한민국 선수들의 멘탈 강화를 응원합니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소해준 칼럼니스트] 최근 막을 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테니스 복식에서 송민규(KDB산업은행)-남지성(세종시청) 조는 8강에서 태국에 패해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노력했지만 원하던 성과를 얻지 못한 남지성과 멘탈적으로 어려웠던 점이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사진=연합뉴스]

"8강전 상대를 자주 이겼던 터라 기회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더 긴장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첫 세트를 내주고 나서 우리가 무너지지 않으면 상대에겐 압박감이 생길 거니 기회가 분명 올 것이라 믿었어요. 결국 2세트를 가져오게 됐죠. 그러다 마지막 10점을 남겨두고 화장실을 다녀오는데 평소보다 너무 긴장이 됐습니다. 그래서 결과에 대한 부담은 내려놓고 자신감 있게 임하자고 다짐했는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지고 나서 또 후회했죠. 지나고 보면 아무것도 아닌데 그 상황을 더 즐겨볼걸 하고요.

"원래 목표는 당연히 금메달이었어요. 저희 복식조가 3번째로 랭킹이 높아서 3번 시드를 받았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의 플레이만 잘하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인지 다른 대회보다 이번 아시안게임이 유독 간절했던 것 같아요. 압박과 부담감 또한 더 컸고요."

남지성이 말하는 압박과 부담, 긴장은 모든 종목 선수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심리적 요소다. 아무리 준비를 잘해도 실전에선 불안함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준비가 안된 선수라면 자신의 실력에 의심이 드니 불안할 것이다. 평소 준비를 잘해놓았다 하더라도 스스로 지금까지 준비한 것을 실수없이 보여줄 수 있을지 막연한 걱정이 생긴다. 이는 당연지사다.

그래서 긴장을 낮추려면 일단 ‘실전에선 누구나 긴장한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후 평상시에 ‘실전 상황을 최대한 구체적으로 상상'하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해야 한다.

남지성도 "저는 평소 연습할 때부터 경기 중 긴장되는 상황을 일부러 상상하고 연출하며 그 압박감을 이겨내기 위해 노력한다"며 "연습 때부터 계속 긴장되는 상황을 만드니 긴장되는 상황이 와도 조금씩 이겨내 지더라"라고 말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반드시 '평상시' 꾸준히 반복해 멘탈관리를 하는 것이다.

남지성이 스스로를 다스리는 또 하나의 팁이 있다. 

"최근에 들은 조언이 있어서 실천하고 있습니다. 서브 넣기 전 긴장이 되거나 압박감이 느껴지면 내가 포인트를 따고 이기는 긍정적인 상상만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이기는 상상만을 머릿속에 가득 채운 후 스스로를 믿고 부딪히는 것이지요. 단순하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남지성에게 테니스의 매력이자 힘든 점을 물었다. "실력이 금방 늘지 않는 점"이라고 한다. 또한 시간제한 없이 온전히 선수 혼자서 상대와 붙어 이겨야 하기 때문에 ‘몸과 정신이 한계에 다다를 때가 많다는 점’도 꼽았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종목을 하면서도 행복할 수 있는 이유는 '승리하고 나서 상대와 악수할 때의 전율’이라고 전했다. 그때의 짜릿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테니스에 대한 애정이 깊이 느껴진다. 

남지성의 비전은 무엇일까?

"복식선수로 길을 정했습니다. 앞으로의 목표는 복식으로 4개의 그랜드슬램을 다 뛰어보는 것입니다. 또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 시상식을 보면서 3년 뒤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는 꼭 시상대에 제가 올라가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앞으로도 복식에서 후배들이 따라올 수 있도록 열심히 길을 닦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의 쓴맛을 통해 한층 성장한 남지성의 미래가 기대된다.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윔블던, US오픈까지 그랜드슬램은 물론이고 2026 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꿈을 이루길 응원한다.

 

소해준 멘탈코치

- 스포츠Q(큐) 칼럼니스트
- 중앙대학교 스포츠운동 심리 및 상담 박사수료
- 한국멘탈코칭센터 대표 멘탈코치
- 2019 K리그 전남드래곤즈 축구팀 멘탈코치
- 2020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수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국가대표 능력개발 교육 멘탈코칭 강사
- 2021 대한체육회 스포츠멘토링 스포츠심리 멘토
- 2021~2022 부천하나원큐 농구팀 멘탈코치
- 2023 전남도청 근대5종팀 멘탈코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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