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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에도 올해만 5작품... 신구, 연기 열정 누가 막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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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병에도 올해만 5작품... 신구, 연기 열정 누가 막으리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0.19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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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지난해 급성 심부전 투병 소식을 전한 배우 신구(87)가 무대 연기를 이어간다.

공연 제작사 파크컴퍼니는 지난 18일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 제작 소식을 알렸다. 국립극장 레퍼토리시즌 2023-2024에 해당하는 작품은 오는 12월 1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개막 일정과 함께 공개된 캐스팅에서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단연 원로 배우 신구다. 신구는 박근형, 박정자, 김학철 등 도합 228년 연기 내공에 이르는 베테랑 배우들과 호흡한다.

신구. [사진=파크컴퍼니 제공]
신구. [사진=파크컴퍼니 제공]

신구는 지난해 연극 '라스트 세션' 공연 도중 급성 심부전으로 건강 악화를 겪었다. 현재는 심장 박동기 삽입 시술로 건강이 상당히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심장 박동기의 수명은 10년 가량이다.

신구는 올해 '라스트 세션' 재공연에 참여하며 "(심장 박동기가) 내가 죽은 다음에 멈출 테니 괜찮을 것 같다. 이제는 소리를 질러도 괜찮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차례 고비를 넘긴 후 몸을 사라지 않는 연기 열정을 자랑했다. 올해 출연한 연극만 '두 교황', '넓은 하늘의 무지개를 보면 내 마음은 춤춘다', '장수상회', '라스트 세션' 네 작품에 이를 정도. 여기에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 '고도를 기다리며'까지 더해지며 한 해를 무대로 꽉 채운다.

특히 TV드라마, 영화가 아닌 오직 무대를 향한 열정이 돋보인다. 무대 연기는 지금의 신구를 있게 만든 시작점이다. 기억력과 체력 싸움을 지속하면서도 무대를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신구는 1962년에 오른 연극 무대를 시작으로 60년 가까이 배우로 살아왔다. 

신구는 지난 7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숨을 쉬고 있고 살아 있다. 해야 할 일은 연기고 할 줄 아는 게 연기 밖에 없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인데 그렇지 못하게 되니까 아쉽기도 하다"며 "하고 싶은 작품을 남겨놓는다는 게 꺼림칙하다"고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를 밝혔다.

[사진=파크컴퍼니 제공]
[사진=파크컴퍼니 제공]

신구는 '고도를 기다리며'를 통해 내년 2월까지 관객과 만난다. 이는 내년 역시 무대 활동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고도를 기다리며'는 아일랜드 출신의 극작가 사무엘 베케트의 대표작으로 에스트라공(고고)와 블라디미르(디디)라는 두 방랑자가 실체가 없는 인물 '고도(Godot)'를 하염없이 기다리는 부조리극이다. 인간의 삶을 '기다림'으로 정의하고 그 끝없는 기다림 속에 나타난 인간존재의 부조리성을 보여주는 작품으로 1953년 파리 첫 공연된 후 지금까지 세계 각국에서 공연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극단 산울림의 임영웅 연출을 통해 1969년 초연된 후 50년 동안 1500회 공연, 22만 관객의 사랑을 받은 베스트셀러로 자리 잡았다. 새로운 프로덕션으로 선보이는 이번 공연은 9월 사전 리딩을 시작으로 10월 초부터 본격적인 연습에 돌입했다.

공연 연출가 오경택이 지휘대를 잡으며 배우 한 명이 한 역을 연기하는 원 캐스트로 진행된다. 신구가 에스트라공, 박근형이 블라디미르, 박정자가 럭키, 김학철이 포조를 맡고 소년 역은 2020년 연극 '어나더 컨트리'로 데뷔한 신예 김리안이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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