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2-24 08:09 (토)
사우디 월드컵 개최, ‘스포츠워싱’ 우려 목소리
상태바
사우디 월드컵 개최, ‘스포츠워싱’ 우려 목소리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3.11.02 13: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스포츠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야망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에서 월드컵이 열린다는 생각은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안길 것.” (BBC)

“호주가 (월드컵 유치) 레이스에 들어가지 않는다는 결정에 사우디가 홀로 후보로 남게 되자 많은 인권 운동가들은 실망했을 것.” (AP통신)

사우디가 2034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개최국으로 사실상 확정되자 곳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성 인권과 인권 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는 사우디가 스포츠로 이런 부분들을 지우는 ‘스포츠 워싱’ 논란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월드컵 트로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월드컵 트로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0월 사이에 사우디에서는 100건이 넘는 사형이 집행됐다. 성소수자들은 법적으로 차별에 놓여 있다. 사우디 왕실을 공개 비판해 온 언론인 카슈끄지는 지난 2018년 10월 튀르키예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 살해당했다.

사우디는 2016년 국가 개혁 프로그램인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석유와 가스 산업에서 벗어나 산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사우디를 전 세계에 개방하고 혁신적인 개혁을 이뤄내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사우디는 스포츠 산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기 시작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38)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 체제 안에서 사우디는 스포츠 프로젝트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2021년에는 사우디 국부펀드(PIF)가 주도한 컨소시엄이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3억500만파운드(약 4953억500만원)에 인수했다.

알 나스르의 네이마르 [사진=AFP/연합뉴스]

지난 6월에는 사우디가 후원해 출범한 리브(LIV) 골프 토너먼트와 미국의 아메리칸 PGA투어가 합병하기도 했다. 포뮬러1 경주를 개최하기 위해 10년간 6500만달러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오일 머니’를 앞세워 세계적인 축구 스타를 연이어 영입하고 있다. 최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 나스르), 카림 벤제마(알 이티하드)가 사우디 프로축구 프로페셔널리그로 옮겼다. 마르셀로 브로조비치(31), 사디오 마네(31·이상 알 나스르)를 포함해 은골로 캉테(32), 파비뉴(30·이상 알이티하드), 리야드 마레즈(32), 호베르투 피르미누(32), 에두아르 멘디(31·이상 알아흘리), 칼리두 쿨리발리(32·알힐랄) 등이 사우디리그에서 뛰고 있다.

최근에는 2025년부터 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 1000시리즈를 사우디에서 개최할 수도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올해 6월에는 리오넬 메시(36·인터 마이애미)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우디 관광 사진을 올리는 대가로 200만달러(25억7000만원)를 받기로 사우디 관광청과 맺은 계약서가 뉴욕타임스 보도로 알려지기도 했다.

데니스 호락 사우디 주재 전 캐나다 대사는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메시와 같은 높은 위치의 인물을 후원해 사우디의 명성을 글로벌하게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 국가브랜드를 새 단장하려고 한다”고 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 [사진=AFP/연합뉴스]

앞으로 사우디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는 커질 가능성이 크다. 월드컵 본선에는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48개국이 참가한다. 이 때문에 조별예선을 치르기 위해서는 14개의 경기장이 필요하다.

이 경기장을 지어야 하는데 인부들이 대부분 이주 노동자들이다. 지난해 2022 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건설 과정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권리를 침해당한 건 물론이며 10년간 6700명 가까이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로난 에바인 축구 서포터즈 유럽 사무총장은 “FIFA가 2010년 카타르의 2022 월드컵 개최를 확정할 때 카타르에 인권 보호 주장을 하지 못한 게 개혁이 지연되는 주된 원인”이라고 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는 "사우디에는 1340만명의 이주 노동자가 노동량과 열기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며 노조와 언론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면서 "사우디에서 경기장, 교통, 숙박 등 개최 인프라를 건설하는 사람들이 공포감을 가질 이유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빈 살만 왕세자는 지난 9월 "스포츠워싱이 GDP를 1% 증가시킨다면 우리는 스포츠워싱을 계속할 것"이라고 폭스뉴스에 말했다. 그는 “(용어에) 신경 쓰지 않는다. 스포츠로 GDP가 1% 상승했고 또 다른 1.5% 향상을 목표로 한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사우디가 영국이나 미국, 프랑스 등 다른 나라와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원래 2034 월드컵은 사우디와 그리고 공동 개최 의사를 밝힌 호주·인도네시아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인도네시아가 사우디 지지를 선언했다. 호주도 전날에 월드컵 유치에 나서지 않겠다고 했다.

FIFA가 제시한 2034 월드컵 개최 의향서 제출 마감 시한은 이달 30일이다. 30일 이후 사우디의 월드컵 개최가 공식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