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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X임수정, 서울이 이렇게 낭만적인 도시였다니 [SQ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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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욱X임수정, 서울이 이렇게 낭만적인 도시였다니 [SQ현장]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3.11.14 22: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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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양동=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주조연 조합부터 만점. 뚜껑을 열어 보니 로맨틱한 감성은 물론 싱글의 묘미와 커플의 설렘까지 다 담았다. 여기에 서울을 낭만의 공간으로 탈바꿈하는 영상미까지 지녔으니 금상첨화다.

영화 '싱글 인 서울'(감독 박범수)이 '달짝지근해: 7510', '30일'을 잇는 로맨틱코미디 정석을 선보인다. '싱글 인 서울'은 혼자가 좋은 파워 인플루언서 영호(이동욱 분)와 혼자는 싫은 출판사 편집장 현진(임수정 분)이 싱글 라이프에 관한 책을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웰메이드 현실 공감 로맨스다.

"지금 혼자가 아닌 자, 모두 유죄"를 외칠 만큼 싱글 라이프에 큰 만족감을 느끼는 영호는 우연히 찾아온 에세이 출간 기회를 통해 자신의 첫사랑을 들춰본다. 그런 영호를 타의 반 자의 반으로 응원하게 된 대학 후배 현진은 '못해 싱글'인 영호와 정반대로 연애 시작조차 힘든 '커플 지망생', 이성이 자신을 향해 짓는 미소 하나만으로 결혼까지 생각하는 불도저다. 

영화 '싱글 인 서울'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싱글 인 서울'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연애관도 생활관도 극과 극인 두 사람은 에세이를 매개로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점차 가까워진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으로 인해 영호의 추억, 로맨스, 에세이 등이 모두 일시정지 상태에 놓인다.

영화는 가을 날씨와 함께 쓸쓸해진 관객의 마음을 아련한 첫사랑과 새롭게 찾아온 달큰한 사랑으로 물들인다. 단풍 물들 듯 불그스름해진 마음은 점차 무장해제돼 인물들의 가벼운 대사, 행동에도 웃음이 마구 터져 나온다. 그러니 광대가 내려올 틈이 없다.

하지만 '싱글 인 서울'의 진정한 매력은 "싱글인 당신, 사랑하지 않으면 유죄"라고 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급격히 증가하는 싱글족이 혼라이프를 선택하는 이유를 꿰뚫으며 '혼자라도' 괜찮은 삶이 아닌 '혼자라서' 괜찮은 삶을 이해한다. 대신 과거의 상처로 인해 더이상 누군가를 곁에 두지 못하는 이들에게 함께라도 자유롭고 행복할 수 있다고 손 내민다. 이는 현대 도시 남녀들에게 가장 와닿는 이야기다.

영화 '싱글 인 서울'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싱글 인 서울'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들의 케미도 재미를 더한다. 드라마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검블유) 에서 헤어진 연인으로 만났던 임수정과 이동욱이 다시 만나 이목이 집중된바. 임수정은 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열린 '싱글 인 서울' 기자간담회에서 "동욱 씨가 제가 했던 드라마에서 딱 한 신에 특별출연해준 적이 있다. 당시 동욱 씨는 감독님과의 인연으로 특별출연했고, 저와 배우 대 배우로 호흡을 맞춰본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너무 잘 하시더라. 언젠가 또 다른 작품에서 연기하고 싶다는 욕심을 내던 차에 빠르게 이런 기회가 왔다. 배우로서 운이 너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이동욱과의 재회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동욱을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라고 칭찬한 임수정은 "장르적인 작품부터 판타지, 액션, 스릴러 등도 너무 좋은데 현실에 착붙한 연기도 잘하더라. 또 현장에서도 너무 유쾌하고 여유있는 유연한 배우라고 느꼈다. 덕분에 늘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듣은 이동욱이 "민망하다. 그만해라"고 손사레 치곤 임수정에 대해 "연기 호흡은 더할나위 없었다. (드라마에서) 카메오로 잠깐 출연했을 때 아쉬웠다. 객원 입장에서 빨리 찍고 나가자 했는데 연기할 때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 다시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말씀하신대로 그 기회가 빨리 와서 기회를 잡았다"고 화답했다.

이동욱(왼쪽), 임수정. [사진=스포츠Q(큐) DB]
이동욱(왼쪽), 임수정. [사진=스포츠Q(큐) DB]

이동욱이 말하는 임수정은 '꼼꼼하고 디테일한 배우'였다. 이동욱은 "저는 감독님이 쓰신 시나리오대로, 앞뒤 상황대로 감정을 설정하는데 임수정 배우는 감독님에게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냐고 한두번 되짚는 역할을 해주셨다"며 "도움을 많이 얻었다. 좋은 파트너고 훌륭한 배우다. 훌륭한 배우인 건 모든 사람들이 아는 부분이니까. 이걸 경험했다는 게 영광"이라고 뿌듯함을 표현했다.

'싱글 인 서울'의 또 다른 강점은 배우가 가진 이미지와 캐릭터의 매력이 일맥상통한다는 점이다. 박범수 감독은 배우와 배역의 싱크로율을 자신하며 "배우들과 미팅을 하고 배우들이 맞춰 대본을 수정했다"는 비하인드를 전했다.

이상이가 연기한 동네북 출판사 인턴 병수의 경우 뮤지컬 배우 출신인 이상이의 강점을 살리기 위해 악동뮤지션의 '오랜 날 오랜 밤' 가창 신을 추가했다고. 이상이는 "오디션 마지막에 기타를 쳐야 한다고, 시나리오가 바뀌었다고 하시더라"라고 회상했다.

이미도는 이에 아쉬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그는 "병수가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저희 영화의 가장 큰 반전이다. 지금은 상이가 노래를 잘하는 것을 전 국민이 알고 있지만, 당시엔 뮤지컬계에서는 유명해도 대중은 잘 몰랐다"며 "그런데 상이가 스타가 되고 싶어서 '놀면 뭐하니?'에 나가는 바람에 노래를 잘한다는 사실을 모두가 알게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영화 '싱글 인 서울'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싱글 인 서울' 스틸컷.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박범수 감독은 '오랜 날 오랜 밤'이 메인 OST로 선정된 이유에 대해 "제가 악뮤의 오랜 날 오랜 팬이다. 플레이리스트에 있어서 많이 듣던 노래였다"며 "이상이 배우가 캐스팅되고 난 뒤 기타 연주 곡을 고민하다가 이 곡이 기타 버전도 괜찮을 것 같고 배우 감정선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임수정과 이동욱 또한 캐릭터에 자연스럽게 묻어났다. 임수정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감독님 특유의 말맛이 높았다. 이후 배우를 캐스팅하고 촬영하는 과정에서 배우와 캐릭터의 싱크로율이 높아졌다"고 전했다.

현진과의 싱크로율에 대해서는 "일을 프로처럼 열심히 하려는 부분, 열정적인 부분이 저와 닮았다고 생각했다. 또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직진하는 모습은 '나는 저 정도는 아니지만 관심 있는 사람에게 먼저 마음을 표현하는 편이니까'라는 생각이 들게끔 했다"며 "하지만 나는 저렇게 허당적인 면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촬영하면 할수록 들켰다. 현진과 많이 닮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저 역시 저의 새로운 면을 볼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동욱(왼쪽부터), 임수정. [사진=스포츠Q(큐) DB]
이동욱(왼쪽부터), 임수정, 장현성, 이미도, 지이수, 박범수 감독. [사진=스포츠Q(큐) DB]

오는 22일 개봉하는 김성수 감독의 '서울의 봄'과 '싱글 인 서울'은 '서울'이라는 배경을 공유한다. 박범수 감독은 "전혀 다른 장르인데 이름이 비슷해서 '싱글 인 서울의 봄'이라고 묶어서 홍보할까 생각했다"는 농담을 던졌다. 이어 "둘 다 잘 됐으면 좋겠다. 무해한 영화를 보시고 싶은 분들이 있고 '서울의 봄'과 '싱글 인 서울'의 타겟층이 다르니 함께 잘 됐으며 좋겠다"고 응원을 보냈다.

끝으로 박범수 감독은 "영화를 통해 서울에 대한 추억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작품을 관람하는 묘미를 전했다.

'싱글 인 서울'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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