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7 23:04 (토)
모래보단 콘크리트 위... 리메이크·프리퀄·스핀오프 열풍
상태바
모래보단 콘크리트 위... 리메이크·프리퀄·스핀오프 열풍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1.18 18: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방송·가요업계가 흥행작을 새롭게 다시 보고 듣는다.

지니TV 오리지널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가 지난 16일 종영했다. 1995년 방영된 동명의 일본 드라마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방영에 앞서 주연 배우인 정우성이 직접 판권을 구매한 사실로 주목받았다.

원작 드라마를 새롭게 선보이고 싶다는 정우성의 염원은 13년 만에 이뤄졌다. 작품 완성도로 보나, 시청자의 멜로 니즈를 충족한 영향력으로 보나 성공적인 리메이크였다. 무엇보다 로맨틱코미디 중심의 업계에 정통 멜로의 애틋함을 일깨운 것만으로 의미가 충분했다.

[사진=지니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 갈무리]
[사진=지니TV 오리지널 ‘사랑한다고 말해줘’ 갈무리]

리메이크는 빼어난 원작이 있다는 리스크를 안고 가지만 대중의 호기심을 끈다는 점에서 그 위험을 무릅쓸만하다. 모래로 채워진 맨바닥 위에 물건을 쌓아 올리는 것보다 누군가 다져둔 콘크리트 바닥 위에 한층 한층 쌓아올리는 것이 더 안정적인 것처럼 원작의 인증 마크가 대중에게 향하는 통행증 역할을 한다.

프리퀄과 스핀오프도 동일하다. 다른 시간대, 다른 인물의 시선을 사용하면서 원작 팬들을 끌어온다. 기존 팬덤을 만족시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나 '괜찮다'는 반응 하나만 얻어도 좋은 작품으로 인정받는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로는 이례적인 흥행을 이루고 여러 유행어를 남긴 영화 '내부자들'(2015)(감독 우민호)은 지닌 17일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용 프리퀄 드라마를 제작한다는 소식을 전했다. 제작사 하이브미디어코프는 현재 극본 작업을 거의 마무리하고 캐스팅 준비를 하고 있다고 알렸다.

[사진=쇼박스 제공]
[사진=쇼박스 제공]

프리퀄 시리즈는 깡패 안상구가 이강희와 장필우를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제작사는 "세 캐릭터가 어떤 사건을 통해서 엮이게 되는지에 관한 이야기가 전개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연출은 드라마 '부부의 세계', '미스티', '드림하이 2'의 모완일 감독이 맡는다.

거취나 캐스팅은 미정이지만 프리퀄 제작 소식만으로 업계가 들썩였다. 이병헌, 조승우, 백윤식, 이경영의 뒤를 이을 뉴 페이스에 대한 기대가 집중됐다.

◆ 2024 드라마, 뒷이야기가 채운다

프리퀄, 스핀오프 드라마를 향한 드라마업계 관심은 가히 폭발적이다. 시청자들로부터 사랑받은 캐릭터를 다시 불러들이고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즌제 드라마보다 더 매력적이다.

지난해 '모범택시2', '낭만닥터 김사부3' 등 인기 시리즈물의 새 시즌이 방송계를 채웠다면 2024년은 스핀오프와 프리퀄이 시청자를 찾는다.

[사진=MBC 제공]
[사진=MBC 제공]

먼저 수식어가 필요없는 레전드 드라마 '수사반장'이 2024년 버전으로 다시 태어난다. 1971년부터 1989년까지 방송된 '수사반장'은 대한민국 범죄 수사 드라마의 효시이자 국민 드라마로 사랑받은 수사 실화극이다. 국민배우 최불암이 박영한 반장을 맡아 많은 추억을 남겼다.

최불암의 배턴을 이어받은 이는 이제훈이다. 이제훈은 MBC '수사반장: 더 비기닝(가제)'(연출 김성훈, 극본 김영신)에서 군부 정권에 항명하다 찍혀 거지나 거리의 부랑자를 잡으러 다니는 권태력 만렙 형사(이제훈 분)를 연기하며, 전대미문의 살인마를 검거하기 위해 불의에 맞서 싸운다. 프리퀄 버전은 기존 '수사반장'의 배경인 1970~80년대보다 앞선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연인', '열녀박씨 계약결혼뎐', '밤에 피는 꽃' 3연타를 날린 MBC는 배우 이제훈을 앞세워 흥행 열기를 이어갈 계획이다. 상반기 방송 예정.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스틸컷. [사진=tvN 제공]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 스틸컷. [사진=tvN 제공]

tvN 대표 드라마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시리즈도 기대를 모은다.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담은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생활'은 상급 종합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의 리얼한 병원생활과 우정 이야기를 그린다. 

'응답하라' 시리즈,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리즈의 신원호 감독,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해 맥을 이어가며 '얼룩', '낯선 계절에 만나'를 연출한 이민수 감독과 '응답하라 1988',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보조작가로 참여한 김송희 작가가 의기투합해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는다.

젊은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큼 배우들도 혈기왕성한 젊은 피로 채운다. 고윤정, 신시아, 강유석, 한예지, 정준원 등 라이징 스타가 대거 출연해 풋풋함을 더한다. 오는 5월 방송 예정.

이준혁(왼쪽), 박성웅. [사진=소속사 제공]
이준혁(왼쪽), 박성웅. [사진=소속사 제공]

티빙은 올해 '비밀의 숲' 스핀오프 '좋거나 나쁜 동재'를 공개한다. 2017년 방영된 tvN 드라마 '비밀의 숲'은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으며 골수팬덤을 모았다. 이에 2020년 '비밀의 숲2'를 제작, 최고 시청률 9.4%를 기록하며 케이블 드라마 성공 예시로 떠올랐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는 '비밀의 숲'에서 탄탄한 팬덤을 자랑한 검사 서동재(이준혁 분)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 '비밀의 숲 1,2'을 집필한 이수연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했고 박건호 감독이 연출을, 황하정·김상원 작가가 극본을 맡았다.

스폰 검사라는 과거에서 벗어나 현재로 인정받고 싶은 검사 서동재와 그의 앞에 나타나 지난날의 과오를 들춰내는 이홍건설 대표 남완성(박성웅 분)이 물러섬 없는 진흙탕 싸움을 시작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 K팝 역사 재조명 나선 SM

가요계도 리메이크를 빼놓을 수 없다. 여러 명곡들이 새로운 목소리를 만나 시대에 맞는 스타일로 변신한다. 그중 SM엔터테인먼트는 K팝 역사에 방점을 남긴 곡들을 되돌아 보는 작업을 수년째 이어오고 있다.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지난 15일에는 2024년 버전으로 재해석한 에스파의 '시대유감(時代遺憾)'을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시대유감'은 문화대통령이라 불린 서태지가 1995년 발매한 곡이다. 당시 반사회적인 가사로 청소년들에게 나쁜 연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수정 시지를 받았다. 이에 서태지는 가사를 제외한 연주곡을 선보이며 유감을 드러냈다. 이듬해 사전심의 폐지운동이 불거지고 나서야 온전한 노래를 발매할 수 있었다.

또한 최근 곡 발매 29년 만에 '시대유감'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와 맞물린 에스파의 '시대유감'은 원곡의 에너제틱한 밴드 사운드에 에스파만의 개성을 입히고 구성에 반전을 줬다. 여기에 에스파의 무기인 파워풀힌 보컬, 멤버 카리나가 직접 쓴 랩 가사 등이 더해져 완성도를 높였다.

이번 리메이크는 SM과 유튜브가 K팝 역사를 재조명하기 위해 2011년부터 이어온 'SM 리마스터링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SM은 프로젝트를 통해 1990년대와 2000년대 유행한 음악의 뮤직비디오를 디지털 환경에 맞게 고품질로 복원했다. H.O.T, 동방신기, 보아, 슈퍼주니어, 플라이 투 더 스카이 등의 대표곡이 리마스터링된 바 있다.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라이즈.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SM 신인 보이그룹 라이즈는 2000년대를 뒤흔든 밴드 izi(이지)의 '응급실'을 샘플링한 'Love 119'(러브 원원나인)으로 음원과 댄스 챌린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Love 119'은 첫사랑 감정을 독자적 장르 '이모셔널 팝'으로 풀어낸 곡이다. 지난 5일 공개 후 아이튠즈 톱 송 차트에서 필리핀, 태국, 베트남, 페루, 인도네시아, 칠레, 콜롬비아, 몽골, 말레이시아 등 전 세계 9개 지역 1위를 차지하고 일본, 싱가포르, 브라질, 노르웨이, 헝가리, 대만, 우즈베키스탄을 포함한 16개 지역 TOP10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멜론 HOT100(발매 30일 이내), 벅스, 바이브 1위 등 국내 음원 차트 정상을 찍고 일본에서도 라인뮤직 실시간 송 TOP100 차트 1위에 랭크됐다.

챌린지도 인기다. 'Love 119' 챌린지가 게재된 뒤 라이즈 공식 틱톡 계정 누적 조회수는 5억뷰를 달성했고 누적 '좋아요' 수 역시 1억개를 돌파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