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지난 17일(한국시간) 구단의 영상물을 내보내는 채널 '스퍼스플레이‘와의 인터뷰에서 “인생에서 가장 힘든 한 주”였다고 말했다.
이 말은 지난 11일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전에서 팬들의 환호를 받으며 경기에 투입됐을 때의 느낌을 말한 뒤 나왔다. 손흥민은 “예상하지 못했는데, 놀라웠다. 그런 환영을 받으면 집에 돌아온 느낌이 든다"며 "대회(아시안컵) 이후 여전히 아프고 괴로운 상태였기에 그랬던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이런 환대를 받는 것은 엄청난 영예다.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다고 할 수 있는 한 주였으나 팬들이 나를 다시 행복하게, 힘이 나게 해줬다"며 "인생에서,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순간일 것"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 7일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0-2로 패해 탈락한 뒤 소속팀으로 돌아갔다. 이후 지난 14일 요르단전 전날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을 중심으로 대표팀 고참과 후배 선수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올랐다. 손흥민이 이 갈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 부분도 손흥민을 심리적으로 힘들게 한 것으로 추측된다.
손흥민은 18일 홈에서 열린 2023~2024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25라운드 울버햄튼 원더러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황희찬과 맞대결을 펼쳤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슈팅도 단 한 차례 날리지 못하며 부진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은 손흥민에 팀 내 최저인 평점 6점을 매겼다. 황희찬도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경기에서는 주앙 고메스의 2골을 앞세운 울버햄튼이 토트넘을 2-1로 꺾었다. 울버햄튼은 승점 35(10승 5무 10패)로 11위에 안착했다. 토트넘은 승점 47(14승 5무 6패)로 5위다.
선수는 아시안컵을 마친 후에도 힘들어하는 반면, 경질된 위르겐 클린스만 전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과 안드레아스 헤어초크 전 대표팀 수석코치는 미안한 마음이 전혀 없는 듯하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되기 하루 전인 15일 황보관 대한축구협회(KFA) 기술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이 손흥민과 이강인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는 핑계를 댔냐’고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 때문에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했다.
17일 독일 시사매체 슈피겔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스포츠 관점에서 볼 때 이는 성공적인 결과였다”고 돌아봤다. 그는 “스릴 넘치는 아시안컵이었다”며 “우린 결코 포기하지 않는 사고방식을 팀에 불어넣었다”고 했다. 이 인터뷰는 클린스만 전 감독이 경질되기 전에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헤어초크 전 코치는 16일 오스트리아 매체 크로넨차이퉁에 기고한 글에서 “요르단전 전날 팀 내부에서 세대 갈등이 벌어졌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싸울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매우 감정적인 주먹다짐으로 팀 정신에 영향을 끼쳤다. 훈련장에서는 이런 걸 봤지만 식당에서는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없다. 이에 따라 우리가 몇 달에 거쳐 공들인 구축한 게 몇 분 만에 무너졌다”고 했다.
그는 “아시안컵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후, 클린스만과 한국에서 계속해서 좋은 일이 일어날 것이라 예상했다”며 “(하지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 회장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컸다. 그는 항상 우리를 지지했지만 결국 포기해야 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유감이다. 요르단이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꿈을 앗아가기 전까지 13경기 무패를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1년간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에 감사드린다”며 “짧지만 유익하고 아름다운 시간이었다”면서도 “지난 몇 달간 언론은 부정적인 것을 찾으려고 하면 반드시 그것을 찾아낸다는 사실도 보여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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