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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돌' 플레이브 인기 요인, '본질'에 있다 [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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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추얼돌' 플레이브 인기 요인, '본질'에 있다 [기자의 눈]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2.2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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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PLAVE)가 K팝 역사의 새 페이지를 집필한다.

플레이브 두 번째 미니앨범 '아스테룸 : 134-1(ASTERUM : 134-1)'이 멜론, 지니, 벅스 등 각종 음원 차트를 점령했다. 지난 26일 발매한 음원은 발매 직후 비비의 '밤양갱', 아이유의 'Love wins all' 등을 제치고 멜론 핫100 1위부터 7위를 줄세우더니 발매 20시간 만에 500만 스트리밍을 달성했다.

멜론 100만 스트리밍 달성까지 걸린 시간은 4시간 10분. 멜론이 지난해 1월 밀리언스 앨범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이래 역대 10위 기록이다. 밀리언스 앨범은 발매 후 24시간 동안 멜론 내 누적 스트리밍 100만회 이상을 달성한 앨범을 지칭한다.

플레이브. [사진=블래스트 제공]
플레이브. [사진=블래스트 제공]

24시간 내 500만 스트리밍을 달성한 가수 역시 엑소, 세븐틴, NCT 127, NCT 드림, NCT 도재정, 투모로우바이투게더가 전부다. 플레이브는 데뷔 1년 만에 톱 보이그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결과를 맺었다.

특히 '아스테룸 : 134-1(ASTERUM : 134-1)' 타이틀곡 'WAY 4 LUV'(웨이 포 러브)은 발매 다음날인 27일 오후 5시 기준 멜론 톱100 18위, 핫100 6위를 유지하며 자체 최고 성적을 냈다.

데뷔를 준비할 때만 해도 우려의 눈길을 받았던 플레이브였지만 발매하는 앨범마다 남부럽지 않은 기록을 써내고 있다. 버추얼 아이돌 분야를 넘어 여러 아티스트들과 음원 성적을 겨루는 동등한 위치에 올라선 모습이다. 

플레이브. [사진=블래스트 제공]
플레이브. [사진=블래스트 제공]

지난 26일 열린 플레이브 첫 쇼케이스에서 플레이브와 제작사 겸 소속사 블래스트에게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성공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던져졌다. 플레이브와 블래스트 모두 해당 질문에 속시원한 대답을 내놓지 못했다. 이성구 블래스트 대표는 "하나의 요인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플레이브가 진행하는 스트리밍의 기술적, 정서적 성장 과정을 언급했고, 플레이브 역시 일주일에 2번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이 팬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답했을 뿐이다.

이들 말대로 플레이브는 획기적인 버추얼 기술과 스트리밍 소통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이뿐이라면 K팝 팬덤 유입을 설명하기 어렵다. K팝 팬덤은 어떻게 버추얼 세계, 아스테룸으로 향했을까. 해당 질문의 답은 '음악'이라는 공통분모에서 찾을 수 있다.

최근 많은 아이돌들이 이모셔널 팝, 믹스 팝 등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하는 가운데 플레이브는 '이지 리스닝(Easy Listening)'을 택했다. 작곡을 맡고 있는 멤버 노아는 "플레이브의 음악은 대중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알렸다. 어려운 개념을 내세우지 않고 '듣기 좋은 음악'이라는 본질에 다가선다는 의미다. 귀에 편안하게 박히는 밴드사운드와 따라 부르기 좋은 가사들, 누구나 공감 가능한 스토리텔링 등은 플레이브의 힘으로 통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다. 가요계는 틱톡, 릴스 등 숏폼 인기로 인해 1분 내 짧은 시간 안에 음악을 표현해야 하다 보니 중독성 있는 멜로디와 의미없는 단어를 반복하는 후크송 현상을 앓고 있다. 이런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반대로 직관적으로 해석되는 음악들이 환영받는 자리가 마련됐다. 앞서 비비의 '밤양갱'과 투어스(TWS)의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가 서사를 듣고자 하는 리스너들의 욕구를 해소한 것처럼 플레이브의 'WAY 4 LUV' 또한 장기간 해소되지 못했던 음악적 니즈를 충족했다.

플레이브. [사진=블래스트 제공]
플레이브. [사진=블래스트 제공]

동시에 세 앨범에 걸쳐 플레이브만의 색깔을 확인시켰다. 세계관을 구성하는 다섯 멤버가 음악과 안무, 콘셉트 등을 함께 고민하는 만큼 일관적인 색채가 캔버스를 채웠다. 이는 '너의 그곳에 닿을 수 있게, 너의 곁에 내가 숨쉴 수 있길 매일 이렇게 혼잣말을 해'(기다릴게)에서 출발해 '너에게로 달려가는 이 시공간을 넘어서 닿은 이곳은 여섯 번째 여름의 시작이었다는 걸'(여섯 번째 여름)을 지나 '사계절이 되어줘 My Venus'(WAY 4 LUV)로 완성되는 아스테룸 3부작을 하나의 스토리로 유려하게 잇는다. 테라(지구)에 전하는 아스테룸의 고백이 사계절, 1년이라는 시간에 담긴다.

지난해 3월 데뷔해 올해 2월 3부작을 마무리하기까지, 네 개의 계절을 한바퀴 돈 플레이브는 유튜브 라이브 시청자 20명으로 시작해 앨범 판매 초동 20만3000여 장 달성, 버추얼 보이그룹 최초 멜론의 전당, 멜론차트 톱100 진입, 버추얼 아티스트 최초 한터차트 실버 인증패 발급 등 진기록을 이어왔다. 뮤지션으로 당당히 인정받으며 제33회 서울가요대상 뉴웨이브 스타상, 2023 한터뮤직어워즈 특별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들을 수식하는 기록은 '음악'으로 통한다. 유튜브 구독자 수나 도네이션(후원금) 등 스트리머 성패를 보여주는 수치가 아닌 음원과 음반 차트가 이들을 설명한다. 뮤지션으로서 스스로를 입증하지 않았다면 버추얼 콘텐츠크리에이터로 평가됐을 터다.

그러니 다시금 '버추얼 아이돌 플레이브의 성공 요인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멀리 볼 것도 없이 아이돌의 본질, 음악이 적절한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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