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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연대, 극장 불공정 정산 신고... 상영협회 “사실무근”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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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인연대, 극장 불공정 정산 신고... 상영협회 “사실무근” 반박
  • 나혜인 기자
  • 승인 2024.07.04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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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영화인연대가 멀티플렉스 3사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를 공정위에 신고했다.

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는 4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에 멀티플렉스 3사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에 대해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영화인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 참여연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극장 측이 영화배급사 및 제작사에 대하여 각종 할인과 무료티켓 등의 프로모션에서 발생하는 상세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등 불공정한 행위를 하여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사진=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제공]
[사진=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제공]

영화인연대는 향후 극장 측의 몰아주기에 따른 양극화와 스크린 독과점 문제, 코로나 팬데믹 시기를 전후한 미디어 환경 변화로 무너진 홀드백의 회복 등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극장 불공정 정산 문제 해결과 한국영화 생태계 회복을 위한 영화인 성명서'를 발표했다. ▲극장에게는 투명한 정산과 스크린 독과점 해결에 나설 것 ▲공정위에게는 '불공정 정산'을 신속히 조사해 줄 것 ▲국회에게는 국정감사를 통해 영화산업 생태계 회복을 위한 문제 해결과 법제화 노력을 해줄 것 ▲정부에게는 2024년 대폭 삭감된 독립예술영화와 지역 생태계 예산 등에 대한 회복과 지원 및 영화발전기금을 확대할 것 등을 요구했다.

멀티플렉스 3사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수익 악화를 이유로 세 차례에 걸쳐 티켓 가격을 인상했다. 2020년 10월 CGV가 티켓값을 기존 1만1000원에서 1000원 인상한 1만2000원(평일 기준)으로 변경하면서 신호탄을 쐈다. 2021년, 2022년에 걸쳐 1년 간격으로 1000원씩 인상된 티켓값은 현재 주중 1만4000원, 주말 1만5000원이다.

극장 생존 내세운 방법이지만 관객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영화 흥행 빈익빈 부익부 격차가 심화되고 있다. 영화인연대 측은 "티켓가격 인상으로 관객들의 부담이 커지며 영화 선택의 폭이 좁아지면서 관객은 감소하고 대작 영화 중심의 양극화와 스크린 독과점이 심화되는 악영향을 불러왔다"고 지적했다.

최근 10년간 티켓 가격(주말 일반 요금 기준) 대비 객단가 추이. [사진=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제공]
최근 10년간 티켓 가격(주말 일반 요금 기준) 대비 객단가 추이. [사진=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제공]

멀티플렉스 3사는 관객 감소를 타파하기 위해 다양한 할인 제도를 내놓았지만 오히려 정가 티켓 구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만 높일 뿐이었다. 영화인연대는 "할인제도에 대한 접근성이 낮은 관객은 정가로 비싼 티켓을 구매하게 되는 등 가격 형평성이 깨졌다"며 "이에 따라 생겨난 거품현상으로 티켓가격에 대한 관객의 불신이 커지고 이는 다시 관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영화생태계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행위”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이번 공정위 신고는 멀티플렉스 3사가 티켓 판매로 발생한 매출을 투자·배급사(제작사·창작자 수익 포함)와 분배하는 과정에서 불공정 정산 의혹을 받으면서 진행됐다. 각종 할인을 통해 판매된 실제 가격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사와의 할인에 대해 비밀 유지계약을 내세우며 상세부금정산내역 공개를 거부하는 상황니다.

[사진=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제공]
[사진=한국영화산업 위기극복 영화인연대 제공]

영화인연대는 "극장 측이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이러한 깜깜이 정산으로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세 차례나 티켓 가격이 올랐음에도 객단가(영화티켓 평균발권가격)는 오히려 낮아져서, 투자·배급사, 제작사, 창작자 등 영화생태계의 수많은 구성원에게 돌아가야 할 몫이 줄어드는 어이없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영화인연대는 한국예술영화관협회,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PGK), 한국영화촬영감독협회, 한국영화제작가협회, 한국영화배우조합, 한국영화감독조합(DGK), 한국영상미디어교육협회, 한국독립영화협회, 지역영화네트워크, 전국영화산업노동조합, 영화수입배급사협회, 영화마케팅사협회, 여성영화인모임, 부산영화인연대, 국제영화비평가연맹 한국본부가 이름을 올렸다

영화인연대는 이날 저녁에 열리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개막식에서 피켓 시위를 가진다. 이후 국회 토론회와 정책 당국과의 협의를 통해 22대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한 극장 불공정 행위 해결 방안을 모색해 나갈 예정이다.

영화관 전경. [사진=연합뉴스]
영화관 전경. [사진=연합뉴스]

한편 한국상영발전협회는 입장문을 통해 "영화 시장은 그 어느 업계보다도 투명한 시장"이라며 "고객이 영화관에서 발권하는 순간 발권가액이 영진위 통합전산망으로 넘어가며, 극장은 이 발권가액을 중심으로 투명하고 정확하게 정산하고 있다. 이에 영화인연대가 주장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부금 정산 과정에서 깜깜이로 일관하며 불공정한 정산을 하고 있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객단가 하락 주장에 대해서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2019년 8444원이었던 객단가는 2023년 1만80원으로 높아졌다"며 "극장에서는 시간별, 연령별, 직군별, 요일별, 좌석별 다양한 가격대를 아우르는 요금 테이블을 운영 중이며 단순 성인 요금만으로 전체 영화관람 요금을 판단하는 것은 오류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 상황에 대해서는 "영화산업 활성화를 위한 문제 해결 논의에 초점이 맞춰져야 하는데 근거 없는 의혹만으로 불필요한 논쟁을 일으키는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한국영화산업 정상화를 위해 극장은 앞으로도 투자 제작 배급사와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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