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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또 눈물, 뮌헨도 잉글랜드도 무관 [유로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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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 또 눈물, 뮌헨도 잉글랜드도 무관 [유로 2024]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7.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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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해리 케인과 잉글랜드가 다시 고통 받다.”

영국 BBC는 15일(한국시간) 잉글랜드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스페인에 1-2로 지고 준우승에 머물자 이같이 부제를 뽑았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는 뛰어난 선수를 보유하고도 월드컵과 유로 등 메이저대회에서 우승과는 인연이 닿지 않고 있다. 잉글랜드는 이날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유로 2024 결승전에서 스페인에 지면서 유로 첫 우승의 꿈을 이번에도 놓쳤다.

사카와 케인이 15일 유로 2024 결승에서 스페인에 1-2로 지고 나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사카와 케인이 15일 유로 2024 결승에서 스페인에 1-2로 지고 나서 아쉬워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0-1로 뒤진 후반 28분 콜 팔머(첼시)의 동점골이 터져 희망을 살리는 듯했으나 후반 종료 4분을 남겨 놓고 미켈 오야르사발(레알 소시에다드)에 결승골을 내줬다.

잉글랜드는 유로 2020(2021년 개최)에 이어 2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월드컵과 유로를 통틀어 잉글랜드가 유일하게 우승 트로피를 든 건 1966년 자국에서 열린 월드컵. 반세기도 더 지난 일이다. 유로에는 이번 대회까지 총 11번 참가했으나 우승하지 못했다. 잉글랜드 여자 축구대표팀이 여자 유로 2022에서 첫 우승을 일군 게 전부다.

2016년 11월부터 잉글랜드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잉글랜드를 2번이나 유로 결승에 올려놓았지만 마지막 임무를 완수하지 못했다. 올해 12월에 감독 계약이 만료되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후 “지금은 계약에 대해 말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 체제에서 잉글랜드는 2018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러시아 월드컵 4강, 2022 카타르 월드컵 8강 등의 성과를 이뤘다.

유로 2024 우승컵을 지나치고 있는 해리 케인. [사진=AP/연합뉴스]
유로 2024 우승컵을 지나치고 있는 해리 케인. [사진=AP/연합뉴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현재 대표팀의 기량이 좋은 멤버들이 2026 북중미 월드컵과 잉글랜드와 아일랜드가 공동 개최하는 유로 2028에 뛸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어떤 위안도 되지 않는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도 무관에 그친 잉글랜드의 주장 해리 케인(31·바이에른 뮌헨)을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스트라이커 중 한 명인 케인은 뛰어난 실력에도 불구하고 프로와 대표팀에서 우승한 적이 없어 ‘무관의 제왕’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대표팀에서는 A매치 최다 득점자(66골)인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는 득점왕(6골)에 올랐다. 손흥민(32)과 한솥밥을 먹었던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에서는 10년 동안 득점왕 3회, 도움왕 1회에 올랐지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그는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나선 공식전에서 구단 역대 최다인 279골을 터뜨렸고 EPL에서만 213골로 리그 통산 득점 2위인 ‘축구 도사’다.

준우승을 아쉬워 하는 잉글랜드 선수단.
준우승을 아쉬워 하는 잉글랜드 선수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심지어는 지난 시즌을 앞두고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11연속 우승한 뮌헨으로 이적해 김민재와 같은 유니폼을 입었지만 케인이 이적한 첫해 뮌헨은 3위로 떨어졌다. 케인은 분데스리가(36골)와 UEFA 챔피언스리그(UCL·8골·공동 1위)에서 모두 득점왕에 올랐다.

유로 2024에서 무관의 설움을 풀 최고의 기회를 맞았지만 이번에도 쓸쓸히 돌아섰다. 결승전에서 인상적인 활약 없이 슈팅 1회만 날리고 후반 16분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과 교체됐다.

그는 유로 2024에서 3골로 스페인 다니 올모(라이프치히), 독일 자말 무시알라(뮌헨), 슬로바키아 이반 슈란츠(슬라비아 프라하), 조지아 조르지 미카우타제(FC메스), 네덜란드 코디 각포(리버풀)와 공동 득점왕에 올랐다.

케인은 경기 후 “육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토너먼트였다”며 “커리어 정점에 다가갔지만 이젠 가장 아래에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우승 트로피를 차지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오랫동안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는 스페인 선수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우승컵을 들고 기뻐하는 스페인 선수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반면, ‘무적함대' 스페인은 독일과 스페인(3회 우승)을 제치고 역대 유로 최다인 4회 우승국으로 올라섰다. 1964, 2008, 2012년에 이어 12년 만에 우승컵의 주인공이 됐다. 스페인은 유로 2008, 2010 FIFA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유로 2012에서 연달아 우승한 이후 한동안 침체기를 겪었으나 지난해 UEFA 네이션스리그와 이번 유로 정상에 오르며 무적함대의 귀환을 알렸다.

스페인은 조별리그 3경기와 토너먼트 4경기에서 전승을 일궈내며 15골을 넣었다. 이는 단일 대회 유로 최다골 신기록이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는 스페인 미드필더 로드리(맨체스터 시티)에게 돌아갔다. 그는 유로 2024 6경기에서 중원의 엔진 역할을 잘 소화하며 1골로 활약했다.

스페인의 야말이 오른손에는 도움왕 트로피를, 왼손에는 유로 2024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스페인의 야말이 오른손에는 도움왕 트로피를, 왼손에는 유로 2024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번 대회 최고의 신성으로 떠오른 2007년생 라민 야말(바르셀로나)은 베스트 영플레이어로 선정됐다. 결승전에 17세 1일의 나이로 결승전에 선발 출전한 그는 유로 2016에서 헤나투 산시스(포르투갈)의 18세 327일을 앞당기며 유로 결승전 최연소 출전 기록을 썼다. 결승전에서 후반 2분 니코 윌리엄스(아틀레틱 빌바오)의 선제골에 도움을 추가한 그는 이번 대회 도움왕(4개)에 올랐다. 17살 선수라고는 믿을 수 없는 실력이다.

그는 유로 2024 전 경기에 나와 골 맛(1골)도 봤다. 현지시간으로 결승전 전날인 13일 17번째 생일을 맞이한 그는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았다.

[그래픽=연합뉴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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