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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멀티포, 일본 ERA 1위 도장깨기 간다 [프리미어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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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 멀티포, 일본 ERA 1위 도장깨기 간다 [프리미어12]
  • 신희재 기자
  • 승인 2024.11.15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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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신희재 기자] 한국 최고 타자답다. 김도영(21·KIA 타이거즈)이 일본 퍼시픽리그 평균자책점(ERA) 1위 투수를 무너트렸다.

2024 KBO리그 최우수선수(MVP)가 확실시되는 김도영이 국제대회에서 이름 석 자를 제대로 각인시켰다. 전날(13일) 대만과의 개막전 패배 충격을 빠르게 털어내는 멀티포를 작렬했다. KIA(기아) 팬들이 왜 올 시즌 내내 '도니살('도영아 니땀시 살어야'란 뜻)'이라고 외쳤는지, 대회 전부터 외신이 그토록 그를 주목했는지를 증명한 장타력이다.

김도영은 14일 대만 타이베이 톈무 구장에서 열린 쿠바와의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B조 2차전 8-4 승리에 앞장섰다. 3번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2득점 불방망이에다 수비에서도 까다로운 직선타를 처리하는 민첩함을 뽐냈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10여 개 구단 스카우트 앞이라 더욱 값진 퍼포먼스다. 

김도영이 쿠바전 2회말 2사 만루에서 만루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회말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난 김도영은 다음 타석에서 해결사 면모를 발휘했다. 2-0으로 앞선 2회말 2사 만루에서 쿠바 선발 리반 모이넬로(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초구 시속 150km 하이 패스트볼을 휘둘렀다. 맞는 순간 경쾌한 소리를 낸 타구는 큼지막한 포물선을 그린 뒤 좌익수 뒤 담장을 넘어갔다. 김도영의 국제대회 첫 홈런이 그랜드슬램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김도영의 홈런은 상대 투수의 경력이 훌륭해 더욱 탄성을 자아낸다. 모이넬로는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NPB) 11승 5패 ERA 1.88, 퍼시픽리그 ERA 1위다. 좌완이면서 시속 155km를 넘나드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등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까다로운 상대였지만 대표팀은 김도영의 한 방으로 2회말 빅이닝에 성공, 초반 승기를 잡았다.

김도영은 만루홈런 외에도 공수에 걸쳐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5회말 쿠바 우익수가 방심한 사이 영리한 주루로 단타를 2루타로 만들었고 7회말 좌월 쐐기 솔로포를 가동했다. 수비에서는 2회초와 5회초 강습 타구를 처리하고, 4회초 땅볼 타구를 병살로 연결하는 안정감을 보였다.

김도영이 쿠바전 7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솔로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후 쿠바전 승리의 주역인 김도영을 향해 양 팀 감독의 찬사가 쏟아졌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류중일 대표팀 감독은 "2회 타선이 잘 연결한 것을 김도영이 잘 살린 게 결정적인 승리 요인"이라 호평했다. 아르만도 존슨 쿠바 감독은 "김도영은 좋은 타격 기술을 갖췄다. 힘도 좋아 앞으로 잘될 것 같다"고 덕담을 건넸다.

선발로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곽빈(두산 베어스)은 "한국 대표 타자인 도영이와 한 팀이라 정말 든든하다"면서 "(모이넬로가) 쉽게 점수를 주는 투수가 아니다. 김도영이 잘 공략해서 우리가 이겼다"며 칭찬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 후 김도영은 "1회 타석에서 (모이넬로의) 공이 정말 좋은 걸 알 수 있었다"며 "오늘은 운이 좋았다. 타격감도 나쁘지 않아서 그런 결과가 나왔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남은 경기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일단 중요한 경기만 남았다. 이 타격감이 유지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김도영이 쿠바전을 마치고 왼손에 글러브를 낀 채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큰 고비를 넘긴 대표팀은 15일 운명의 한일전을 통해 B조 6팀 중 2팀만 얻는 슈퍼라운드(4강)행 티켓에 도전한다. 일본은 우완 다카하시 히로토(주니치 드래건스)를 선발로 예고했다.

다카하시는 12승 4패 ERA 1.38, 센트럴리그 ERA 1위에 오른 투수다. 최고 시속 158km의 패스트볼과 시속 140km대 포크볼,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삼고 있다. 올 시즌 143⅔이닝 동안 피홈런이 단 하나뿐일 만큼 좀처럼 장타를 허용하지 않는다. 퍼시픽리그 ERA 1위를 제압한 김도영의 '도장 깨기' 형국이 됐다. 

2002년생 다카하시는 앞으로 국제대회에서 김도영과 자주 마주칠 가능성이 높다. 김도영은 “일본전도 선발이 무척 좋다고 들었다"며 "타석에서 '내가 신경 쓸 것만 하겠다'고 생각한 오늘과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겠다. 세계의 벽에 일단은 부딪쳐 보고 싶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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