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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이탈리아전 패배에도 빛난 '포기하지 않는 청춘의 특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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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 이탈리아전 패배에도 빛난 '포기하지 않는 청춘의 특권'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7.13 22: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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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와 결승전, 경기 초반 퇴장 상황에서도 불굴의 의지…24년만에 우승 놓쳤지만 슈틸리케도 투지에 칭찬

[나주=스포츠Q 박상현 기자] 같은 경기라도 박수를 받는 패배가 있고 욕을 먹는 승리가 있다. 졸전이었다면 제 아무리 이겼다고 한들 그 승리의 기쁨은 오래 갈 수 없다. 반면 투혼을 발휘하며 선전했다면 완패했어도 기억은 오래 남는다.

김재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유니버시아드축구대표팀이 비록 우승에는 실패했지만 투지를 보여줬다. 한 명이 부족한 열세 속에서도 그라운드를 부지런히 뛰어다니며 불굴의 의지를 보여줬다. 경기는 졌지만 팬들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한국 유니버시아드축구대표팀은 13일 나주공설운동장에서 열린 이탈리아와 2015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0-3으로 완패했다.

▲ [나주=스포츠Q 이상민 기자] 김건희(왼쪽에서 두번째)가 13일 나주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이탈리아와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수비 사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조별리그에서 한국이 1-0으로 이겼던 상대팀에 3골차 완패를 당했다면 야유가 터져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관중들은 끝까지 남아 경기를 지켜봤고 아낌없이 갈채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경기가 끝난 뒤 20분 정도 뒤에 진행된 시상식까지 보고 갔다.

한국은 전반 6분 만에 수비수 박동진의 퇴장으로 수적인 열세에 놓였다. 경기를 지켜본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탈리아 선수의 시뮬레이션 액션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러시아 출신 알렉세이 예스코프 주심은 지체없이 레드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동진의 퇴장은 결과에 결정적이었다. 수비수가 빠져나가면서 구멍이 뚫렸고 전반 11분 만에 토마소 비아스치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줬다. 김재소 감독이 전반 12분에서야 김민규를 빼고 수비수 전인규를 투입시켰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교체가 너무 늦었다. 너무 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교체가 늦을 수밖에 없었다.

▲ [나주=스포츠Q 이상민 기자] 정원진(왼쪽)이 13일 나주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이탈리아 판크라치오 파올로 파라고 앞에서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김재소 감독은 전반 중반 마음을 바꿨다. 수비적으로 나와서는 안된다고 생각해 전반 31분 이정빈을 투입했다. 이정빈 대신 교체된 이상민은 수비요원이었다. 허리를 두껍게 하면서 공격을 강화하면서 수비력까지 꾀하는 작전이었다.

경기는 김재소 감독의 뜻대로 진행되지는 않았다. 전반 32분 파올로 레골리에게 추가골을 내준 뒤 후반 9분 레오나르도 모로시니에게 쐐기골까지 허용하면서 무너졌다. 후반 14분 비아스치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했지만 이미 경기의 추는 이탈리아에 기운 뒤였다.

3골차로 뒤졌지만 한국은 굴하지 않았다. 포기하지 않고 부지런히 이탈리아 골문을 두드렸다. '빗장 수비'에 골문이 잠겼을 뿐 수적으로 균형을 맞춘 뒤에는 오히려 한국이 공격을 주도했다.

이를 지켜 본 울리 슈틸리케 감독도 경기력에 대해서만 지적했을 뿐 이기려는 투혼과 의지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넀다. 포기하지 않는 것은 '청춘의 특권'이라고 했던가. 어린 대학생 선수들은 경기장에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불태웠다. 그렇기에 홍명보 전 대표팀 감독이 선수로 출전했던 1991년 셰필드 U대회 이후 24년 만에 우승에 실패했지만 조금의 후회도 남지 않았다.

▲ [나주=스포츠Q 이상민 기자] 정동윤(왼쪽 뒤) 등 한국 선수들이 13일 나주공설운동장에서 벌어진 광주 하계유니버시아드 남자축구 결승전에서 이탈리아에 0-3으로 진 뒤 허탈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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