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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웃픈' 명장면 5선, 눕기태부터 타자 '권정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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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기 '웃픈' 명장면 5선, 눕기태부터 타자 '권정진'까지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5.07.1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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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전반기 결산] 천태만상 이야기 대거 양산, 야구팬은 즐거웠다

[스포츠Q 민기홍 기자]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16일 전반기를 마치고 올스타 브레이크에 돌입했다.

케이티 위즈의 합류로 사상 첫 10개 구단 체제로 맞이한 시즌, 한 팀씩 번갈아가며 쉬던 지난해와는 달리 5경기가 동시에 열리면서 야구팬들을 웃게 만든 에피소드들이 급증했다. 다시 봐도 재미있는 전반기 최고의 웃픈(!) 명장면을 되짚어본다.

◆ 개그 콘서트보다 재미있는 김기태 감독의 기행 

4월 15일, KIA 김기태 감독이 잠실 LG전에서 그라운드에 드러누웠다. 7회말 무사 1루, LG 문선재는 견제구에 완벽하게 걸렸지만 화려한 스텝을 밟더니 최용규의 태그를 피해 2루 베이스를 밟았다. 심판의 판정은 세이프.

김기태 감독이 달려나왔다. 스리피트 아웃을 주장하기 위함이었다. 거센 항의로도 모자랐을까. 신장 180㎝의 김 감독은 “말이 안 되는 판정”이라며 누워버렸다. 이 장면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했다. 김기태 감독은 ‘눕기태’라는 별명을 얻었다.

5월 13일, 또 한 번의 기행이 나왔다. 김기태 감독은 광주 케이티전 9회초 5-5, 2사 2,3루 위기를 맞자 3루수 이범호를 포수 뒤로 보냈다. 투수 심동섭이 고의사구를 던지다 폭투를 할까 걱정해 나온 지시였다. 그러나 이는 야구룰 위반. 이범호는 3루로 돌아가야만 했다.

다음날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KBO리그에서 진정으로 혁신적인 시프트를 볼 수 있었다"며 이범호가 이동한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실었다. 이어 "포수 뒤에 3루수를 두고 대체 무슨 효과를 얻으려 했는지 모르겠다. 이해할 수 없는 ‘크리켓 시프트’를 봤다"고 비판했다.

▲ MLB닷컴에 소개된 KIA의 '크리켓 시프트'. 김기태 감독은 졸지에 월드스타가 됐다. [사진=MLB닷컴 홈페이지 캡처]

◆ '권정진' 트리오의 타격 성적은 F

권혁, 박정진, 윤규진은 한화 돌풍의 선두주자였다. 필승조 3인방인 이들은 이기면 이기는 대로, 추격하면 추격하는대로 하루가 멀다하고 마운드에 올라 혼신의 힘을 다해 공을 던졌다. 그런데 이들의 방망이 성적은 낙제점이다. 무슨 소리냐고?

스타트는 박정진이 끊었다. 박정진은 5월 1일 대전 롯데전에서 7회 구원 등판해 ⅔이닝을 막았다. 지명 타순에 들어서는 바람에 9번타자가 된 박정진은 이인복의 4구째를 받아쳤으나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다음은 권혁. 5월 17일 대전 넥센전 9회초 마운드에 오른 권혁은 1이닝을 막은 후 한화가 9회말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는 손승락 2사 만루 끝내기 찬스였다. 3볼을 잘 골라낸 권혁은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삼진아웃을 당해 아쉬움을 삼켰다.

▲ 5월 17일 대전 넥센전 9회말 타석에 들어선 권혁. 그는 7구 승부 끝에 루킹삼진을 당했다. [사진=스포츠Q DB]

윤규진은 6월 12일 대전 LG전 9회말 1사 1,2루에 방망이를 잡았다. 이미 모든 야수들이 교체돼 대타가 없었다. 윤규진은 어설픈 자세로 4구째 만에 루킹삼진을 당했다. ‘권정진’의 타석 등장은 역전승 최다, '마리한화'의 '마약야구'를 상징하는 장면이었다.

◆ 34년 KBO 역사 최초, 투수 2명 대주자 

7월 3일 사직 SK-롯데전. KBO리그 최초로 투수 2명이 동시에 대주자로 나섰다.

롯데가 7-8로 뒤진 연장 12회말 선두타자 최준석이 볼넷으로 출루하자 이종운 감독은 박세웅을 대주자로 기용했다. 정훈도 안타를 때려 1,2루. 그런데 정훈이 종아리를 다쳐 정상적인 주루가 불가능했다. 불펜 우완인 이정민이 대주자로 나섰다.

2사 1,2루, 안중열의 좌전안타가 나왔고, 2루 주자 박세웅은 자신이 투수라는 사실도 잊은 듯 사력을 다해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아웃 판정을 받았다. 패기 있게 세이프를 외치며 비디오 판독을 주장했지만 판정은 번복되지 않았다.

▲ '대주자' 박세웅(왼쪽)이 지난 3일 사직 SK전에서 홈에서 아웃 판정을 받은 후 비디오 판독 요청을 주장하고 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멋쩍은 양상문, 무위로 돌아간 야심찬 시프트 

6월 21일 목동에서 펼쳐진 LG-넥센전. 양팀은 3-3으로 팽팽한 접전을 벌였다. 9회말 넥센은 서건창의 2루타와 윤석민의 보내기번트로 1사 3루 끝내기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는 박동원. 이 때 LG 양상문 감독과 유지현 수비코치가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좌익수 박용택이 내야로 뛰어 들어왔다. 내야수가 5명이 된 셈. 외야의 중앙에는 아무도 없었다. 안타성 타구를 어떻게든 막아보겠다는 양상문 감독의 승부수였다. 그러자 넥센은 박동원에게 초구 스퀴즈번트 사인을 냈다. 3루주자 유재신은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고 슬라이딩으로 여유있게 홈을 밟았다. LG팬들이 절망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 6월 21일 목동 넥센전. LG의 내야에 5명의 야수들이 서 있는 것이 보인다. 넥센은 스퀴즈번트로 경기를 끝내 LG 벤치를 멋쩍게 했다. [사진=스카이스포츠 중계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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