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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한일전] 심서연에 바친 조소현 '힐링골', 일본 울린 전가을 '극일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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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안컵 한일전] 심서연에 바친 조소현 '힐링골', 일본 울린 전가을 '극일골'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5.08.04 21: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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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전 0-1로 뒤진 후반 9분 오른발 슛에 전가을 그림과 같은 프리킥 결승골, 2-1 역전승

[스포츠Q 박상현 기자] 스포츠에서 승리가 첫 번째 지상목표라고는 하지만 승리보다 더욱 뜨겁고 아름다운 것도 있다. 바로 같은 팀에서 뛰는 선수들의 동료애다. '캡틴' 조소현이 이를 보여줬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4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전반 29분 나카지마 에미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9분 조소현의 동점골에 이어 후반 추가시간 전가을의 프리킥 결승골로 2-1로 비겼다.

한국 여자축구는 지난 2013년 7월 27일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렸던 2013 EAFF 동아시안컵에서 지소연의 2골로 2-1로 승리한 뒤 일본을 상대로 2연승을 기록했다. 한국은 역대 26번째 A매치 맞대결에서 4승째(8무 14패)를 기록했다.

▲ 조소현(오른쪽)이 4일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5 EAFF 동아시안컵 2차전에서 동점골을 넣은 뒤 정설빈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일본을 완전히 넘어서진 못했지만 한국 여자축구는 충분히 감동이었다. 선수층이 두껍지 않아 중앙 수비수 김도연과 조소현-권하늘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등 3명을 제외하고는 지난 1일 중국전과 같은 선수로 구성했다. 중국전에서 타박상을 입었던 김정미도 여전히 골문을 지켰다. 이에 비해 일본은 북한전과 비교해 거의 대부분 선수들을 바꿨다. 체력적인 면에서는 분명 일본이 훨씬 우세했다.

그러나 조소현과 권하늘은 일본의 파상공세를 중원에서 미리 끊어내며 미드필드진에서 밀리지 않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볼 점유율에서는 4-6으로 열세였지만 나카지마의 선제골 외에는 위험한 상황을 허용하지 않았다.

윤덕여 감독이 후반 시작과 함께 장슬기를 교체 투입시킨 가운데 한국은 이금민, 이민아를 앞세워 동점골을 뽑기 위해 일본의 골문을 두드렸다. 그리고 조소현이 이를 만들어냈다. 중원부터 드리블하며 치고 들어간 조소현은 찰 듯 찰 듯 하면서 일본 수비진을 속였고 아크 정면으로 들어오자마자 지체없이 오른발로 공을 때렸다. 그리고 공은 그대로 일본의 골망을 흔들었다.

골을 넣은 뒤 조소현은 팀 동료들과 함께 부상당한 심서연의 유니폼을 들어보이며 쾌유를 빌었다. 조소현은 지난 1일 중국전에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출전 명단에서 제외됐고 당시 중앙 수비수인 심서연이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주장 완장도 심서연이 찼다.

그러나 심서연은 후반 상대의 공을 뺏으려다가 무릎이 뒤틀리면서 인대 파열부상을 당해 4일 한국으로 돌아갔다. 심서연의 그 자리를 그대로 메운 조소현은 귀중한 동점골과 함께 쾌유를 바라는 골 세리머니까지 펼치면서 훈훈한 동료애를 과시했다.

한국은 이후 재역전골을 노리는 일본의 파상공세를 잘 막아냈다. 그러나 일본도 후반 중반부터 더운 우한 날씨를 이겨내지 못하고 체력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결국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의 투혼은 끝내 감동을 만들어냈다. 후반 추가시간 4분이 선언된 가운데 페널티지역 왼쪽 바깥에서 일본의 파울을 얻어냈고 이를 교체 투입된 전가을이 오른발로 감아차며 그림과 같은 프리킥 골을 만들어냈다.

2승을 기록한 한국은 오는 8일 북한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북한이 중국을 꺾고 2승을 기록한다고 봤을 때 남북 여자대표팀이 우승과 준우승을 놓고 사실상 결승전을 벌일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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