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게이트’가 대한민국을 충격과 경악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최순실 게이트는 스포츠계에도 큰 생채기를 남겼다. 스포츠 현장에 분 정풍운동의 내막이 비리에서 시작됐고 애꿎은 선수들을 다치게 했다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박태환 정유라의 상관성 또한 여기에 속한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하마터면 '마린보이' 박태환을 잃을뻔 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스포츠Q는 스포츠전문 미디어로서 최순실 게이트의 또 다른 이면, 박태환 정유라의 관련성을 들춰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2016 리우올림픽 행을 놓고 올 여름 박태환은 큰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체육회가 도핑에 걸려 징계를 받은 박태환에게 국제 기준과는 맞지 않는 국내 규정을 앞세워 족쇄를 채웠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한체육회의 주무 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 김종 차관이 그 뒤에 버티고 있다고 짐작했다. 결국 스포츠중재재판소(CAS)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리우에 입성했던 박태환은 소모적인 논쟁으로 몸만들기에 실패했고 메달도 사냥하지 못했다.
그리고 ‘최순실게이트’가 대한민국을 휩쓸고 있는 요즘 상당히 눈길 가는 보도가 나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관련 단독 보도를 연일 터뜨리고 있는 TV조선 이진동 사회부장은 최근 기자협회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재 시점과 단서는 언제였느냐?’는 질문을 받자 “외부에선 첫 보도 시점을 7월26일로 알고 있지만, 우리가 그린 밑그림 기준으론 7월7일(“박태환, 출전 말라”…차관이 포기 종용)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설명한 뒤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수영 국가대표를 지낸 박태환 선수에게 리우올림픽 출전 포기를 강요했다는 증언이 나왔고 그 뒤에서 누군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TV조선은 지난 7월 "박태환의 리우 올림픽 출전 포기를 종용한 것은 김종 차관"이라며 "김종 차관은 5월부터 박태환 측을 만나 출전을 포기할 것으로 요구했고 박태환 측은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최순실 국정농단이 정치 외교 문화 체육 등 전방위로 행해졌다는 의혹이 하나둘 밝혀져 가고 있는 현재, 박태환 논란 역시 김종 차관 뒤에서 그 누군가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주장은 충격적인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이미 당시에도 훈련을 이유로 행사에 응하지 않은 박태환이 누군가에게 찍혀 괘씸죄에 걸렸다는 풍문이 나돌기도 했다.
그렇다면 최순실이든 최순실 조카 장시호든 최순실 일가에 찍혀 박태환은 그 고통을 받은 것일까? 이 의혹 또한 과거와 단절 작업을 선언한 문체부가 철저히 밝혀야할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사실 박태환은 박근혜 정부가 스포츠계의 병폐, '4대악'을 척결한다는 명분으로 시작한 스포츠계 정풍운동의 희생양이기도 하다. 무리한 규정이 들씌워진 까닭이다. 특히 그 시작이 최순실 딸 정유라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을 위한 것임을 생각한다면 실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다. 박태환 정유라가 함께 엮어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이유다.
익명을 요구한 대한체육회 관계자 A씨는 "이미 김정행 회장은 대표선수 선발규정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규정에 맞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며 "그러나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아 김정행 회장에게 권한이 없었다. 이미 문체부에 좌지우지됐던 상황"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 B씨 역시 "이미 대한체육회 내부에서는 박태환 측이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로 끌고 갈 경우 100% 진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그러나 대한체육회의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김정행 회장이 사적인 의견이라고 했지만 모종의 압력을 받고 있다는 것을 넌지시 밝혔던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 스포츠계 인사 C씨는 당시 분위기에 대해 "절대 악이 스포츠계를 악으로 규정하고 정풍 운동을 벌였다.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라고 코웃음을 쳤다.
일각에서는 리우 올림픽 노메달에 대해 실력과 체력이 예전보다 떨어졌다고 손가락질했지만 박태환은 지난달 전국체전 남자 자유형 200m와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특히 1분45초01의 200m 대회신기록은 리우 올림픽 은메달에 해당하는 성적이어서 진한 아쉬움을 남긴다.
김종 차관 뒤에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했다는 주장에 대해 박태환 측은 “소문을 이미 들어 알고 있지만 뭐라고 말할 것이 없다. 지금 그런 주장을 하면 믿어주겠느냐”며 “박태환 본인이 선수 생활을 꾸준히 지속할 수 있도록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박태환 논란과 관련해 대한체육회를 대리했던 장달영 변호사는 “대표선수 선발 규정은 박태환이 약물을 복용하기 전에 제정됐던 것이기 때문에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짓는 것은 너무 나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며 “대한체육회는 선발규정에 따라 엄격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태환의 지인 D씨는 "최순실 정유라 씨와 관련한 소문이 단 하나라도 거짓으로 밝혀진 것이 있었느냐"며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뒤 오히려 스폰서가 끊긴 것부터 시작해 그동안 어려움을 겪었던 것이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파면 팔수록 최순실이 스포츠계에 남긴 마수의 흔적이 고구마 줄기처럼 줄줄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환 정유라, 그리고 보이지 않은 손이 작용했다는 의혹,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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