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전북 현대를 위기에서 구해내며 K리그 클래식 우승 경쟁을 리그 최종전까지 끌고 간 이재성(24). 1골 1도움. 37라운드 MVP는 이재성의 몫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일 이재성을 K리그 클래식 37라운드 현대엑스티어 MVP로 선정했다. 지난 2일 열린 상주 상무와 홈경기에서 후반 19분 결승골과 1어시스트로 4-1 승을 이끈 활약상을 높게 평가받아 라운드 MVP에 오른 것이다.
K리그 클래식 종료까지는 6일 최종전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재성은 수상 기세를 살려 전북에 리그 3연패를 안긴다는 요량이다. 위기에 빠진 축구 국가대표팀 슈틸리케호에도 MVP 이재성의 활약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재성에게 MVP를 안긴 활약이 전북에는 정말 소중했다. 이재성은 상주전 후반에 나온 전북의 3골에 모두 관여했다. 후반 19분 침착한 마무리로 결승골을 터뜨렸다. 후반 25분에는 페널티킥을 유도해낸 뒤 45분에는 에두의 골을 도왔다. 사실상 이재성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승리다.
프로 3년차 이재성은 어느덧 전북에 없어서는 안 되는 선수가 됐다. 전북은 심판 매수 혐의가 밝혀지며 승점 9점을 삭감당하고도 20승 16무 1패(승점 67, 71골)로 다득점에서 앞서 여전히 FC서울(승점 67, 66골)보다 우승에 한발 더 다가서 있다. 그 중심에 이재성이 있다.
상주전 결승골을 넣어 시즌 첫 라운드 MVP에 오르기도 했지만 이재성은 팔방미인의 미드필더. 기록만 놓고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이재성은 올 시즌 31경기에서 3골 11도움을 기록했다. 코너킥, 프리킥 상황에서 전담 키커로 나선다. 창의적인 패스 능력과 넓은 시야로 공격진에 양질의 패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학성고와 고려대를 졸업한 이재성은 2014년 전북에 처음 입단했을 때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루키임에도 수비형, 중앙, 측면에서 모두 뛸 수 있는 만능형 미드필더의 면모를 보이며 26경기에서 4골 3도움을 기록했다.
최강희 감독은 “수비력과 공격력을 두루 갖춘 미드필더는 그리 많지 않다”며 “장차 유럽에서도 맹활약할 선수다. 전북과 한국 축구대표팀의 핵심으로 성장할 재목”이라고 높은 평가를 했다.
권창훈, 김승대와 함께 K리그 영건 트로이카로 평가받은 이재성. 2014년 23세 이하(U-23) 대표로 인천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28년 만에 한국에 종목 금메달을 안겼다. 일찌감치 병역 문제까지 해결하며 장밋빛 미래를 예고했다.
2015시즌에는 34경기에 출전해 7골 5어시스트를 기록, 올해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했다. 경쟁자 황의조(15골 3도움), 권창훈(10골)을 공격포인트에서 압도하지는 못했지만 중원에서 전천후 활약을 펼치며 전북의 2연패에 큰 공을 세운 점이 높은 평가받았다.
K리그와 국제대회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인 이재성은 슈틸리케 감독 눈에 띄었다. 지난해 3월 A대표팀에 처음 승선해 데뷔전부터 맹활약을 펼쳤고 이후 국가대표의 단골 멤버가 됐다. A대표팀 기록은 18경기 출전 4골.
하지만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들어 출전기회가 급격히 줄었다. 자칫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 속에 슈틸리케 감독은 이전 2차예선 때와는 달리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기성용(스완지 시티),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등 유럽파를 위주로 기회를 줬다.
최종예선 4경기에서 이재성은 2경기에 출전했지만 출전 시간은 74분에 불과했다. 시리아전에서는 선발 출전해 67분간 뛰었지만 중국전에서는 후반 교체로 7분의 시간만이 주어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난달 11일 이란에 0-1로 패한 뒤 “카타르의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어서 졌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렀다. 선수단의 오해를 사기도 했지만 전투적으로 열심히 뛰어주는 선수가 부족했다는 말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재성은 뛰어난 패스 감각과 날카로운 슛만큼 누구보다 많이 뛰는 것이 장점이다. 슈틸리케 감독도 “활동량이 많아 마음에 드는 선수”라는 칭찬을 한 적이 있다.
대표팀은 오는 15일 우즈베키스탄과 아시아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2승 1무 1패(승점 7)로 이란(승점 10), 우즈베키스탄(승점 9)에 밀려 A조 3위로 처져 있다.
슈틸리케 감독이 분위기 반전을 위해 선수기용에 변화를 준다면 이재성이 기회를 부여받을 가능성이 높다. 슈틸리케 감독의 바람대로 이재성은 누구보다 투쟁심을 불사를 전사의 자질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리그에서 3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재성의 MVP급 활약이 대표팀에서도 이어진다면 슈틸리케호 난국 타개에 큰 활력소가 될 것이다.
6일 K리그 2위 FC서울과 전주성 최종전에서 최소한 무승부를 거두면 3연패를 달성하게 되는 전북현대. MVP 이재성이 중원에서 질풍의 같은 기세로 대위업을 이끈 뒤 15일 위기에 빠진 슈틸리케호까지 구해낼 지혜를 발휘할지 기대감이 증폭된다.
영플레이어상 이후 MVP 상복에 기세가 오른 이재성이라면 슈틸리케호엔 백업 이상의 위기돌파 카드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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