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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승부조작 연속 충격파, 신뢰 무너진 프로야구 '진짜 위기'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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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승부조작 연속 충격파, 신뢰 무너진 프로야구 '진짜 위기' 왔다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6.11.07 18: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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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야구의 묘미 중 하나가 바로 ‘불확실성’이다.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기 때문에 종종 인생과 비교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미 설계된 각본대로 움직인다면? 야구를 즐기는 팬들부터 등을 돌릴 것이다. 신뢰가 무너진 스포츠는 용서받기 힘들다.

7일 승부조작을 한 대가로 금품을 받아 불구속된 이성민(27‧롯데 자이언츠), 유창식(24‧KIA 타이거즈) 등 전‧현직 프로야구 선수 7명의 승부조작 사태는 그래서 더 충격을 던져준다.

특히 그간 의혹에 대해 계속 부인했던 이성민이 승부조작에 연루된 부분에 팬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성민은 NC 다이노스 소속이었던 2014년 7월 4일 LG 트윈스전에서 1회초 볼넷을 내주는 대가로 3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그치지 않고 NC 다이노스 구단이 이성민의 승부조작 사실을 조직적으로 숨기려 했다는 정황이 알려져 충격파가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NC 다이노스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7월 경부터 경찰이 진행해 온 수사에 대해 ‘적극 협조하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며 책임져야 할 부분은 회피하지 않겠다’고 말씀 드린 바 있다”면서 “불미스런 일이 발생한 점에 구단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다른 어떤 것보다 엄격하게 지켜져야 할 ‘클린 베이스볼’이란 원칙이 훼손된 점에 팬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또 “저희는 이번 경찰 수사 결과를 통해 구단이 각성하고, 프로야구가 더 신뢰받는 스포츠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현재 구단이 받고 있는 의혹에 대해서는 추후 적절한 방법을 통해 소명하고 그 결과 역시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미 재판을 받은 뒤 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태양(NC)을 비롯해 이성민까지 승부조작에 연루된 것이 확인됐다.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 혐의의 공소시효가 지나 무혐의 처리된 이재학, 현재 군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문우람(상무)까지 합치면 이번 사태는 프로야구를 넘어 한국 스포츠의 근간을 뒤흔들 대사건이다. NC 구단의 사과로 덮어질 일이 아닌 이유다.

▲ 넥센 히어로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때 고척 스카이돔을 가득 메운 팬들. 한국 스포츠의 근간을 흔드는 악재가 겹치면 1000만 관중도 공염불이 될 수 있다. [사진=스포츠Q DB]

올해 프로야구는 국내 프로스포츠 사상 처음으로 800만 관중을 돌파하는 경사를 맞았다.

하지만 최다 관중 신기록에도 불구하고 정작 프로야구 좌석 점유율은 최근 수년 동안 계속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2년 68.6%였던 좌석 점유율은 2013년 58.1%로 떨어진 뒤 57.4%(2014년), 56.3%(2015년)로 하락했다. 올해는 55%까지 떨어졌다.

양적인 성장에만 집중했던 프로야구의 씁쓸한 자화상이다.

팬심은 냉정하다. 스포츠 정신의 근간을 흔들면 어제 야구장에서 환호했던 팬들도 다음날 무관심으로 돌아설 수 있다.

4년 만에 승부조작 역풍을 맞은 프로야구 종사자들은 뼈를 깎는 노력으로 돌아선 팬심을 달래야 할 것이다.

프로야구 종사자들이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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