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대한체육회도 그렇고 단국대가 부담 안 가질 것 같아? 이긴 게 이긴 게 아니라고."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면 (기업 스폰서) 그런 건 내가 약속해 줄 수 있어."
"출전 안 했을 때 보장은 내가 해줄 거라고. 올림픽 이후를 내가 보장해 주는 거지."
"조중동(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이 박태환 편이 아니야, 미안하지만."
최순실 게이트 체육계 국정농단의 축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이 박태환의 올림픽 포기를 강요하며 내뱉은 말들이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24일 밤 박태환 측 관계자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김종 전 차관의 외압 여부를 수사했다.
김종 전 차관의 막말은 이뿐 만이 아니다. SBS가 입수해 공개한 박태환 측의 녹취록에 따르면 김종 전 차관은 박태환의 올림픽 포기를 강요한 것 외에도 피겨스케이팅 김연아, 쇼트트랙 안현수, 탁구 유승민 등 다른 스포츠스타들도 거침없이 거론했다.
김종 전 차관은 “나는 참 김연아를 안 좋아해”라고 해 전국민을 분노하게 했고 “안현수가 러시아에서 금메달을 따서 러시아에서 인정받아? 걘 그냥 금메달 딴 애야. 국민이 환호했어. 그래서? 국민은 금방 잊어요. 이랬다 저랬다가 여론”이라며 안현수의 귀화 결정을 비난했다.
유승민을 향해서는 “흠이 있어서 IOC 위원이 될지 모르겠다”고 해 물의를 빚었다. 발로 뛰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된 유승민 위원은 이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제 이름도 거론이 돼서 당황스럽기도 하고 썩 유쾌한 기분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박태환 올림픽 포기 강요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김종 전 차관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을 중심으로 이뤄진 최순실 씨의 국정농단을 주도했으며 4대악 척결을 명분 삼아 최순실의 딸 정유라의 이화여대 입시를 도운 의혹으로 구속상태에서 조사받고 있다.
김종 전 차관은 약물복용에 따른 국제수영연맹(FINA)의 징계를 모두 소화한 박태환의 올림픽 포기를 강요한 혐의까지 검찰 수사로 덧씌워질 경우 몰락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체육계 대통령, 실세 차관의 초라한 말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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