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쏟아지는 장대비를 맞은 것도 서러운데 또 찝찝한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심판진은 궁합이 잘 맞지 않는 것 같다. 이번엔 비디오 판독 이후에 최초 판정이 번복되면서 아쉬운 1패를 떠안았다.
5일 오후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IA 타이거즈의 시즌 첫 맞대결. 이날 양 팀이 9회까지 3-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KIA가 연장 10회초 득점 찬스를 잡았다. 나지완의 볼넷과 이범호의 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서동욱이 번트를 댔다. 주자들을 한 베이스씩 진루시킬 심산이었다. 하지만 롯데 포수 김사훈이 3루로 던질 동작을 취하다 조금 늦게 1루로 송구했다. 1루심의 최초 판정은 아슬아슬한 아웃.
허나 여기서 KIA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고 이것이 받아들여졌다. 심판진은 판독센터의 결과를 기다렸다. 금방 끝날 줄 알았던 판독이 7분이 넘게 진행됐다. 때마침 사직구장엔 장대비가 쏟아졌고 수비를 하던 롯데 선수들은 고스란히 맞을 수밖에 없었다.
오랜 기다림 끝에 최종 판정이 나왔다. 결과는 아웃이 아닌 세이프. 최초 판정에서 번복됐다. 현장 중계진들은 아웃인지 세이프인지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으나 판독센터에 대기하고 있는 위원들의 의견은 세이프였다. 최종 판정에 의해 무사 만루 찬스를 잡은 KIA는 로저 버나디나의 1타점 희생플라이, 김민식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추가하며 5-3 승리를 거뒀다.
경기 후 롯데 팬들은 단단히 뿔이 났다. 10회초 심판진의 판정 하나가 경기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 아웃/세이프 여부가 불분명하면 최초 판정으로 가야 함에도 판정을 번복했다고 주장했다. 심판의 판정이 롯데를 패배로 몰아넣었다는 것이다.
한 팬은 한국야구위원회(KBO) 자유게시판을 통해 “방송사 화면은 아웃에 가까웠다. 비디오 판독을 하고도 정상적인 판정을 오심으로 뒤집는 이 놀라운 시스템이 계속돼야 하느냐”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다른 팬도 “시간 단축하자고 만든 비디오 판독이 오히려 선수들과 관중들을 지치게 하고 있다. 돈은 돈대로 투자하고 판정은 제대로 나오지 않고.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롯데 팬들이 오심이라고 주장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3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kt 위즈전에서 kt가 4회말 1사 만루 찬스를 잡은 상황에 오태곤이 3루 땅볼을 쳤다. 이때 3루수가 홈에 포스 아웃시켰고 포수가 1루로 공을 던졌는데, 공이 뒤로 빠지고 말았다. 이때 롯데 1루수 이대호가 타자주자 오태곤이 1루 라인 안쪽으로 달려 스리피트 라인을 벗어났다고 주장했지만 이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느린 화면으로 봤을 때 오태곤이 잔디 위로 달린 것으로 보였지만 심판진은 정상적인 플레이로 간주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4월 18일 사직 NC 다이노스전에서는 양 팀이 3-3으로 맞선 5회말 2사 1, 3루에서 롯데 이우민이 좌익 선상 쪽에 높이 뜬 타구를 날렸다. NC 좌익수 권희동이 이 타구를 잡지 못했고 타구는 파울라인 근처에 떨어졌다. 3루심의 판정은 파울. 하지만 롯데가 비디오 판독을 요구했을 때 공의 위치는 라인에 물린 것처럼 보였다. 이것이 페어 판정으로 번복됐다면 롯데는 최소 2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허나 최초 판정이 유지됐고 롯데는 이날 NC에 3-8로 졌다.
여기에 4월 27일 사직 한화 이글스전에서 한화 선발투수 배영수의 투구 시 이중동작(정상적인 투구로 판정), 4월 29일 이대호의 석연찮은 퇴장까지. 롯데 팬들은 심판진이 ‘롯데 죽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롯데 팬들이 KBO 공식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집중포화를 내리고 있는 상황에서 KBO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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