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두영 기자]경기도 화성 융릉과 건릉. 28세에 뒤주에 갇혀 요절한 사도세자와 그의 둘째아들 정조가 각각 잠들어 있는 두 개의 무덤을 아울러서 ‘융건릉’이라고 하지요?
율릉, 건릉의 위치는 경기도 화성시 안녕동, 수원대학교에서 차로 5분 거리입니다. 요즘 이곳은 화성 가볼만한 곳 중 최고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인 조선의 왕릉 중 숲길이 아름답기로는 융건릉이 으뜸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높이 20~30m의 소나무와 참나무 등 활엽수가 적절히 뒤섞인 웅숭깊은 삼림!
성급하게 찾아온 여름더위에 이 숲길을 걸으니, 그야말로 낙원이었습니다. 재실 마당의 천연기념물인 융릉 개비자나무와 향나무도 이채로웠습니다.
조선 왕릉 방문의 주된 목적은 넓은 풀밭과 울창한 숲을 거닐며 치유의 기분을 느끼는 것이지요. 단지 왕 무덤을 물끄러미 구경하러 가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묘의 먼 외곽에 울타리가 쳐 있어서, 근접 감상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흘러간 시대의 군주들 입장에서도 묘역이 소풍장소든 힐링 휴식 명소로 애용되든,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서 자신을 기억해주니 옛 왕과 현대인이 상부상조하는 셈이군요.
영조, 정조는 조선 중흥기를 이끌었던 왕들입니다. 그 시기를 영정조시대라 부르지요? 요즘 문재인 대통령이 통합,협치를 강조하며 탕평인사를 실천하고 있는데, 탕평책을 펼친 대표적인 왕이 조선의 영조(21대 임금)입니다.
그러나 영조는 자신의 둘째 아들이자 정조(22대)의 아버지인 사도세자(장조)를 뒤주에 가둬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정쟁이 아무리 격했을지라도 그토록 애지중지하던 아들을 꼭 죽음으로 내몰아야만 했을까요? 노론이 뭣이고 소론이 뭣이기에 산목숨을, 그것도 자기 자식을 죽여야만 했을까요?
옛 비극에 아랑곳없이 융릉 주변의 무성한 솔숲에는 생명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새들이 노래하고 여름들꽃이 한들거리며 바람은 시원합니다. 융릉에는 사도세자의 부인인 헌경의황후도 함께 묻혀 있습니다. 궁중문학의 백미 ‘한중록’을 쓴 혜경궁 홍씨가 그 황후입니다.
건릉은 정조와 효의선황후 부부가 묻힌 곳이지요. 정조는 비운에 생을 마친 아버지 사도세자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평생 노력했고, 전대에 이어 탕평책도 계속 썼습니다. 수원화성 건축, 규장각 설치 등 조선의 학문과 과학발전에도 힘을 기울였습니다.
요즘 북한 미사일 발사와 사드 배치 등 국방과 안보 문제로 시끌시끌합니다. 그런데 정조는 친위부대인 장용영을 설치해 방위를 직접 이끌었습니다. 백발백중 맞히는 화살쏘기 솜씨를 보이며 문무겸장의 본보기를 보였답니다.
그의 학문과 지혜, 통찰력, 호탕한 도량과 무예실력 등을 대변하듯, 오늘날 그의 무덤인 건릉 주변에는 빛깔 고운 활엽수가 거대한 숲을 이뤄 바람에 일렁입니다. 그 멋진 숲을 보노라면 찬탄이 절로 나옵니다.
융건릉 숲길 산책에 대해 안내합니다. 융건릉 둘레길을 비롯해 두 능 사이를 잇는 오솔길은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는 숲길입니다. 융릉은 오른쪽에, 건릉은 왼쪽에 멀찌감치 떨어져 있습니다. 융건릉 주차장에 차를 두고 매표소를 지나 역사문화관과 재실을 잠시 둘러보고 올라가다가 오른쪽 길로 가면 융릉으로 이어집니다. 융릉으로 가지 말고 그 오른쪽의 개망초와 적송이 아름답게 자라는 길을 따라 오르는 길이 융릉 건릉 둘레길입니다. 융릉 입구에서 시계 반대방향으로 숲길을 한 바퀴 돌아 건릉 입구까지 가는 거리가 약 3km이며 50분쯤 걸립니다. 중간에도 길이 여러 갈래 나 있고, 융릉 부근의 연못 곤신지 등을 들르며 융건릉 모역을 다 둘러보는 데는 2시간 이상 걸립니다.
<융건릉 재실 마당.오른쪽에 반쯤 보이는 나무가 천연기념물인 개비자나무.>
융건릉 맛집으로는 색동면옥, 황도칼국수, 청학동칡냉면, 원조삼막칡냉면, 추어탕 집인 함지박, 길성이백숙 등 더위를 쫓거나 이열치열 기분으로 먹을 수 있는 식당들이 융건릉 매표소 건너편에 있습니다.
수원과학대학교와 라비돌CC에 인접한 보통리저수지 인근 맛집들도 꽤 유명하군요. 융건릉에서 차로 10분 이내면 도착할 수 있는 보통리저수지는 풍치가 볼만하고 배스 등 낚시터로도 알려졌습니다. 주변에는 민물매운탕이나 붕어찜 등 별미를 맛볼 수 있는 음식점과 카페 등이 있어서 수도권 데이트 장소로도 알려졌답니다.
화성에서 가볼만한 곳으로는 송산면 고정리에 있는 공룡알 화석지가 있습니다. 방문센터와 학습관 등이 함께 있는 아이들 산교육장입니다. 상한염,중한염,하한염,무명섬 등이 나무 산책로로 이어져 있어서 둘러보기 편리합니다.
그러나 화성 공룡알 화석지는 서해 제부도, 대부도에 가까운 시화호 인근이어서 융건릉에서는 차로 1시간 가까이 가야 합니다.
융건릉에서 가까운 최고의 힐링명소는, 차로 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오산 물향기 수목원입니다. 수원 팔달공원(팔달산)의 수원화성, 화성행궁도 30분 이내의 거리에 있습니다. 화성의 대표적인 축제로 전곡항에서 열린 뱃놀이 축제는 지난 4일 끝났습니다.
융건릉 입장료 어른 기준 1,000원. 6~8월 입장시간은 오전9시~오후5시30분. 폐장은 오후6시30분. 매주 월요일은 휴일. 주차료는 없습니다. 주말에는 주차공간이 부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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