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대표팀에서도 토트넘에서 하듯이 넣어주면 영웅이 될텐데...”
축구 국가대표팀 에이스 손흥민(25·토트넘 핫스퍼)을 바라보는 신태용(47) 감독의 안타까운 시선이다. 손흥민은 소속팀에서와 달리 대표팀에만 오면 부진해 많은 비판과 실망감을 안겨줬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그를 향한 변치 않는 신뢰를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25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대한축구협회 회관에서 다음달 7일(러시아)과 10일(모로코 유력) 두 차례 평가전을 포함하는 유럽 전지훈련에 참가할 23인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K리거들이 리그 일정으로 인해 모두 제외된 가운데 공격진에서 가장 무게감을 보인 이는 역시 손흥민이었다.
그러나 손흥민은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큰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2차 예선에선 해트트릭을 작렬하는 등 6골(4경기)을 넣었지만 최종예선에서는 8경기 출전해 단 1골만을 넣었다.
지난 시즌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기량을 꽃피웠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달의 선수만 2차례 수상했고 차범근의 한국인 유럽무대 최다골 기록(19골)을 넘어서 21골을 넣었다. 그럼에도 대표팀에서는 토트넘의 손흥민과는 전혀 다른 경기력을 보였다.
신태용 감독은 손흥민의 기복과 관련된 질문에 “난해한 질문이다. 흥민이가 대표팀에서 토트넘에서 하듯이 한 골만 넣어주면 영웅이 될텐데 대표팀에선 잘 못 넣어서”라고 아쉬워하면서도 “손흥민은 좋은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아무리 대표팀에서 부진하더라도 손흥민을 쉽게 버려둘 수는 없다.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췄고 답답한 흐름에서도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강력한 슛 능력도 있다. 신 감독은 “앞선 2경기에서는 손흥민의 능력을 극대화 하는 것에 초점을 두지 않았다”며 “대표팀과 소속팀에서 구성원이 다르다. 조금 더 잘 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K리거가 명단에서 제외되며 지난번 활약했던 이근호(강원FC)와 김신욱, 이동국(전북 현대)이 모두 이탈했다.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은 부상으로 빠졌다. 포워드진은 올 시즌 출전 기록이 없는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과 7개월 만에 대표팀에 합류하는 황의조(감바 오사카)가 전부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더욱 활발하게 움직여줘야 한다.
신 감독은 대형 스트라이커가 사라져가는 현상에 대해서도 아쉬워했다. 그는 “대형 스트라이커 안 나오는 것은 함께 고민해야 할 문제”라며 “원톱이라면 괜찮을 수 있지만 투톱으로는 인적 풀이 부족하다. 더 많은 스트라이커가 나와야 한다. 그래야 공격축구, 이기는 축구, 골 많이 넣는 재밌는 축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최종예선 2경기에서 본선 진출을 목표로 수비적 축구를 펼치던 신태용 감독은 이번엔 확실히 달라진 ‘신태용표 공격축구’를 꺼내들 전망이다. 확실한 스트라이커가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 진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