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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더 냉정해진 프로야구단, 베테랑 FA들의 '추운 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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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더 냉정해진 프로야구단, 베테랑 FA들의 '추운 겨울'
  • 이세영 기자
  • 승인 2017.12.11 05: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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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Q(큐) 이세영 기자] KIA 타이거즈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2017시즌 KBO리그(프로야구)가 각종 시상식을 끝으로 휴식기에 들어간다. 수은주가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면서 오프시즌임을 실감케 한다.

헌데 프로야구 베테랑들의 마음은 이보다 더 춥다. 30대 중반이 되어 용기를 내 생애 처음으로 FA(자유계약선수) 신청을 했지만 구단들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아직 대타 요원으로 활약할 수 있는데 한순간에 방출된 선수도 있다.

현 제도에서는 보상 규정 때문에 준척급 이하 혹은 베테랑 FA의 이동이 쉽지 않다는 이야기가 해마다 나오고 있지만, 제도 수정은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다. 많은 이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에서 선택받지 못한 선수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원 소속구단이 책정한 금액에 사인할 수밖에 없다.

 

▲ 프로 입단 후 처음으로 FA 신청을 한 이우민.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기만 하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 보상선수 포기에도 찬바람 '쌩쌩', 왜?

선수는 자신의 권리를 행사하면서 현역 생활을 연장하고 싶은데, 규정이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

이에 원 소속구단들이 선수의 앞길을 열어주고 있다. 보상 선수를 받을 수 있는 권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것. 선택권이 있는 현행 보상 시스템(직전 해 연봉 200%와 보상 선수 1명 혹은 직전 해 연봉 300%)에서 보상 선수를 받지 않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최준석, 이우민(이상 롯데 자이언츠), 채태인(넥센 히어로즈)이 구단의 결정으로 보상 선수 없이 팀을 옮길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들 모두 아직 새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일까.

1990년대 LG와 삼성 라이온즈 코치로 프로야구에 몸담았던 임호균 스포츠투아이 야구학교 감독은 보다 합리적인 운영을 원하는 구단들의 스탠스에서 그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했다.

임 감독은 “FA라는 게 기본적으로 나이를 어느 정도 먹은 선수들이다. 구단은 나이 든 선수가 앞으로 수년간 활약할 수 있는 상품가치가 있는지에 주목한다”면서 “구단은 ‘이 선수를 이만 한 돈을 주고 데리고 있어야 하나’ 고민한 뒤 결론을 내린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FA는 1년이든 2년이든 선수의 가치성을 놓고 판단하는 것이다. 그 시간 안에 얼마나 많은 선수를 육성할 수 있느냐에 따라 FA의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육성 시스템이 좋은 두산 베어스의 사례를 다른 구단들도 많이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특정 시간 안에 키울 수 있는 선수가 많을수록 베테랑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셈이다.

 

▲ 이병규(가운데)의 은퇴식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정성훈(왼쪽), 박용택. [사진=스포츠Q DB]

 

◆ "베테랑과 이별하는 방식, 세련될 필요 있다"

베테랑 FA의 이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2년 마다 열리는 2차 드래프트의 풍속도도 달라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열린 2차 드래프트에서는 바뀐 제도가 적용됐는데, 1~2년차 선수들이 자동 보호됐다. 그만큼 40인 보호선수를 짜는 데 여유가 생긴 것. LG 트윈스에서 이병규(등번호 7번), 유원상, 손주인, 백창수가 팀을 떠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여기에 이날 베테랑 내야수 정성훈에 대한 방출 통보도 있었다. 당사자도 깜짝 놀란 소식. LG는 이들의 미래 가치가 떨어진다고 냉정히 판단한 것이다.

다만 임호균 감독은 구단들이 베테랑과 이별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LG는 정성훈과 이별하는 방식이 서툴렀다”고 운을 뗀 임 감독은 “이별은 언제든 어느 선수와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이 매끄럽지 못하다 보니, LG 구단 전체의 모양새가 안 좋아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마다 신인 선수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누군가는 나가야 한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의 지금까지 공헌을 인정하며 마지막으로 제시안을 내어줄 수도 있는데, 그 부분이 생략된 것 같아 아쉽다. 정성훈을 방출하는 과정에서 운용의 묘가 부족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구단이 이해타산을 하는 건 숙명과도 같지만 프로야구 존재의 이유인 팬들이 납득할만한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게 임 감독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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