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자 Tip!] 장승조가 '아는 와이프'를 통해 또다시 기억될 만한 캐릭터를 만들었다. 8주 동안 윤종후로 분한 장승조는 로맨틱한 면모와 사근사근한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그는 윤종후에게 자신의 모습이 많이 녹아있다고 전했다. "연기를 잘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강조하며 "아이가 생긴 후 드라마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고 전한 장승조가 이번 작품을 통해 얻은 건 무엇일까.
[스포츠Q(큐) 강한결 기자] "아이가 생긴 후 작품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어요. 그러다 보니 연기도 한층 수월했죠."
배우 장승조가 아빠가 된 이후 드라마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는 와이프'는 인물들의 타임슬립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에 대한 메시지를 담은 작품이다. 장승조가 연기한 윤종후는 지성(차주혁 역)과 한지민(서우진 역)이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하는 역할을 맡았다.
지난 27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난 장승조는 '아는 와이프' 종영 이후 소회를 밝혔다.
◆ 자신과 비슷한 캐릭터 윤종후, 장승조가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장난기 많고 유쾌한 종후의 성격에 제 모습이 많이 투영된 것 같아요. 지인들에게 '장승조의 본 모습이 드러나서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어요"
윤종후로 분한 장승조는 작품 속에서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중재한다. 극중 지성이 직장동료와 문제가 생겼을 때, 윤종후는 중재자 역할로 긴장감을 완화시켰다. 장승조는 "종후가 가진 긍정적 에너지와 제 성격이 비슷해서 연기에 임하는 것이 수월했다"고 전했다.
'아는 와이프'의 윤종후는 여심을 사로잡았다. 이를 통해 장승조는 많은 여성들의 이상형으로 자리매김하기도 했다. 장승조 역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는 "누리꾼 댓글을 보니 종후에 '입덕'하신 분들이 많았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그렇다면 장승조가 생각한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종후는 이상적 성향이 강한 인물이에요. 현실적인 주혁과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나요.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많이 얻게 된 것 같아요.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보며 대리만족을 느끼고 싶어하기에 종후가 호감을 얻은 것 같아요"
이어 그는 지성에게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장승조는 "제 캐릭터가 사랑을 받게 된 것은 지성 형이 연기를 훌륭하게 해줬기 때문"이라며 "종후가 많은 사랑을 받은 것은 기분 좋지만 주혁이 욕 먹는 모습을 보고 많이 안타까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 본받고 싶은 배우 지성, 함께해서 즐거웠던 한지민
장승조는 '아는 와이프'에서 지성, 한지민과 가장 많이 호흡을 맞췄다. 그는 "연기 잘하는 동료들과 함께 작품을 해서 즐거웠다"고 말했다. 특히 장승조는 이번 작품을 통해 지성에게 연기적인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지성 형과 연기하는 매 순간이 정말 짜릿했어요. 촬영 전부터 형과 함께 어떤 식으로 연기를 할지 많은 대화를 나눴어요. 그러다 보니 형과 연기 합이 잘 맞았어요. 극중 주혁의 연기를 보고 '여기서는 이렇게 연기를 하네? 그러면 나는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하는 생각을 했어요. 이후 지성 형은 제 연기를 보고 멋진 반응을 보여줬고요."
그의 말처럼 '아는 와이프'에서 주혁과 종후는 찰떡궁합을 자랑하며 드라마의 흐름을 이끌었다. 두 사람은 때로는 절친한 입사동기, 우진을 두고는 삼각관계를 형성하기도 했다. 장승조는 인터뷰 내내 함께 연기를 펼친 지성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지성에게 주연배우가 해야 할 역할에 대해서도 많이 배웠다고 덧붙였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에 지성 형의 대본을 본 적이 있어요. 인물에 대한 분석 방향성이 세세하게 적혀있었어요. 이것을 보고 지성이라는 배우가 캐릭터 분석을 위해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게 됐어요. 주연배우가 어떤 태도로 드라마에 임해야 하는지 배웠습니다."
로맨스 연기를 함께한 한지민과 호흡은 어땠을까. 장승조는 "촬영장에서 지민이는 개구쟁이"라며 "과거로 넘어온 발랄한 우진의 모습을 잘 표현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지민이의 모습을 보며 귀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는데, 로맨스 연기를 펼칠 때도 많은 도움이 됐다"고 덧붙였다.
◆ 아빠 된 장승조 "주혁과 우진의 입장 모두 이해돼"
지난달 1일 드라마 방송 중 장승조는 아빠가 됐다. 자녀가 생긴 후 장승조는 작품에 더욱 공감할 수 있었다고 귀띔했다. 그는 "아내(린아)의 육아 모습을 보니 우진이 받았던 스트레스가 더욱 와닿았다"고 이야기했다.
"아이가 생긴 후 부모가 되는 게 어려운 일이란 것을 알게 됐어요. 육아를 병행하면서 일을 하기도 말처럼 쉽지 않았어요. 우진이 극단적인 스트레스로 주혁의 게임기를 물에 담구는 모습도 이해가 됐어요. '독박 육아'가 옳지 않다고 생각은 했지만, 부모가 되니 더욱 실감이 났어요. 아내의 모습을 보면서 여성의 육아 고충을 깨닫고 있어요."
이어 장승조는 한지민의 입장뿐 아니라 지성의 입장도 공감이 간다고 밝혔다. 그는 "주혁 역시 나름대로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며 "게임기를 물에 담구는 모습을 보고 주혁과 우진 모두에게 안타까운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장승조는 아내 린아에 대한 미안함과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이의 출산 이후 아내가 달라졌다"고 언급한 장승조는 절대 '독박 육아'를 하게 두지 않겠다는 다짐을 남겼다.
"아내가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져요. '모성애가 이런 것이구나'하는 느낌이 들 정도에요. 아내의 모든 관심사는 아이에게 맞춰져 있어요. 저 역시 부성애가 생겼지만, 일단 아내가 빨리 건강을 회복하고 편해졌으면 좋겠어요. '독박 육아'는 없습니다. 아내와 함께 아이를 키워야죠."
"아내가 육아에 얽매여서 연예 활동을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한 장승조는 '아는 와이프'를 통해 가정의 소중함을 한 번 더 깨달았다는 소감을 남겼다. "가장의 무게가 느껴진다"며 아이와 아내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 데뷔 18년차 배우 장승조의 간절함 "무대 연기·드라마 모두 완벽한 모습 보이고 싶다"
장승조는 2014년 케이블 채널 OCN 드라마 '신의 퀴즈 시즌4'를 통해 브라운관에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무대 연기 경력은 이미 베테랑이다. 2005년 뮤지컬 '청혼'을 통해 데뷔한 장승조는 21편의 뮤지컬과 3편의 연극에 출연했다.
무대 연기뿐 아니라 드라마에서도 장승조는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 2월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돈꽃'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존재감을 각인했다. 하지만 연이은 장타에도 장승조는 걱정이 앞선다고 고백했다.
"'돈꽃'에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아는 와이프'를 시작할 때 걱정이 많았어요. 강박감을 많이 느끼는 편인데, 연기를 시작할 때 받은 압박감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 연기를 할 때도 단역을 맡았고, 중간에 휴지기도 길었어요."
인터뷰 내내 장승조는 "잘해야 한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는 "잘해야 한다는 강박을 느끼는 것이 저의 현 주소인 것 같다"며 속마음을 드러냈다. 장승조는 드라마와 무대 연기에서 모두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전했다.
“뮤지컬도 마찬가지에요. 1년 정도 휴식을 가졌는데 '다시 복귀해서 노래와 연기를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많이 들어요. 과거에는 뮤지컬에서도 하고 싶은 연기가 따로 있었지만, 지금은 '뭐든지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매사 완벽함을 위해 자신을 담금질하는 데뷔 18년차 배우 장승조의 목표는 무엇일까. 장승조는 “마흔 전에 배우의 입지를 단단히 다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서른 살이 됐을 때 서른 다섯 살까지만 연기를 해보자’라는 마음가짐을 가졌어요. 이런 식으로 제 스스로를 다독인 것 같아요.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했던 시간들이 제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다음 작품에서도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취재후기] 장시간의 인터뷰에 지쳤을 법했지만, 장승조는 진지하면서도 성실한 모습을 유지했다. 전작 '돈꽃'의 장부천으로 아시아태평양 어워즈 장편부문 우수 연기자 후보에 오른 소감을 묻자 그는 “아직은 많이 어색하고 떨린다“는 반응을 보였다. 지금의 성취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하는 배우 장승조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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