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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리즈와 파랑새', 야마다 나오코 감독이 그리는 '소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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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리뷰] '리즈와 파랑새', 야마다 나오코 감독이 그리는 '소녀'들
  • 주한별 기자
  • 승인 2018.10.15 1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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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DOWN

UP
- 교토 애니메이션의 섬세한 연출
-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의 팬이라면
- 합주 장면의 감동은 TV 애니메이션보다 훌륭해

DOWN
- 러닝타임 90분 맞아? 섬세한 연출, 지루한 전개
- 감정·묘사의 섬세함 좋지만… 이야기는 적어

[스포츠Q(큐) 주한별 기자] 일본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교토 애니메이션'의 작품은 특별하다. TV 애니메이션으로 이미 상당한 팬층을 자랑하는 교토 애니메이션은 2006년 마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스즈미야 하루히의 우울'을 비롯해 '러키스타', '클라나드' 등을 성공시키며 대세 애니메이션 제작 회사로 성공했다.

그런 교토 애니메이션의 미래를 책임지는 감독이라고 불리는 인물이 있다. 바로 야마다 나오코 감독이다. 야마다 나오코 감독은 2009년 일본 애니메이션 계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케이온!'을 시작으로 '타마코 마켓', '울려라! 유포니엄'을 성공시켰다. TV 애니메이션 뿐만 아니다. 극장판 '케이온'을 비롯해 '타마코 러브스토리', '목소리의 형태'를 연출하며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 영화 팬들까지 사로잡았다.

그런 야마다 나오코가 '울려라! 유포니엄'의 스핀오프 작품인 '리즈와 파랑새'를 제작했다. 이미 2017년 일본에서 개봉해 평단과 관객의 극찬을 받은 애니메이션이다. 국내 팬들의 염원 끝에 한국에서는 이번 가을 개봉했다.

 

[사진 = 영화 '리즈와 파랑새' 스틸컷]

 

일본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도 젊은 여성 감독은 드물다. 일본 내에서 사랑받고 있는 야마다 나오코가 그려낸 '리즈와 파랑새'는 어떤 작품일까?

# '울려라! 유포니엄' 시리즈의 팬이라면

'리즈와 파랑새'는 일본 TV 애니메이션 '울려라! 유포니엄'의 스핀오프 작품이다. '울려라! 유포니엄' 방영 당시에도 사랑받았던 미조레, 노조미의 이야기를 다룬 '리즈와 파랑새'는 '유포니엄'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울려라! 유포니엄'은 일본에서 이미 작품성을 인정받은 애니메이션이다. 그런 만큼 '리즈와 파랑새'의 작품성에 대한 팬들의 기대도 높은 상황이었다. '리즈와 파랑새'는 TV 애니메이션에서 다뤄지지 않은 노조미와 미조레의 3학년 생활을 담았다. 노조미와 미조레의 경우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주인공이 아닌 조연 캐릭터였기에 이들의 이야기를 더 보고싶어 하는 팬들이 많았다.

'리즈와 파랑새'는 '울려라! 유포니엄'의 다음 극장판인 '맹세의 피날레'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기도 하다. 새롭게 등장하는 1학년 등장인물들이 '리즈와 파랑새'에서 얼굴을 보였다. '울려라! 유포니엄'에서 사랑받았던 주인공 쿠미코와 레이나 역시 짧게 등장한다.

# 야마다 나오코가 소녀를 연출하는 방식

1984년 생의 젊은 여성 감독 야마다 나오코는 '케이온!'을 성공시키면서 인기 애니메이션 감독의 반열에 오랐다. 특히 그는 소녀들이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에서 강점을 보였다. 이미 '타마코 러브스토리'로 첫 사랑을 하는 소녀의 심정을 섬세하게 연출해냈다는 호평을 들은 야마다 나오코는 '울려라! 유포니엄'에서는 소녀들의 우정과 성장을 다뤘다.

 

[사진 = 영화 '리즈와 파랑새' 스틸컷]

 

'리즈와 파랑새' 역시 마찬가지다. 절친이지만 서로 솔직해지지 못한 미조레, 노조미의 혼란스러운 사춘기를 훌륭하게 담아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카메라 시점이다. 카메라는 미조레의 시점에서 노조미의 머리카락, 경쾌한 발걸음, 교복 치마의 움직임까지 치밀하게 훑는다.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지 않지만 관객은 미조레의 시점인 카메라의 시점을 통해 노조미를 향한 미조레의 특별한 애정을 느낄 수 있다.

'발'의 묘사도 두드러진다. 이미 '케이온' 연출 당시부터 감정을 발의 움직임으로 표현해냈던 야마다 나오코다. '리즈와 파랑새'에서도 두 소녀의 발걸음은 때로는 초조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비춰지며 영화 내 등장인물들의 현재 감정 상태들을 보여준다.

# 섬세한 연출, 그러나 아쉬운 이야기

'리즈와 파랑새'는 절친한 친구였던 노조미와 미조레가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해 생기는 갈등이 주된 스토리다. 두 사람의 갈등은 극중 극으로 등장하는 동화 '리즈와 파랑새'의 이야기로 설명된다. 리즈는 파랑새가 더 넓은 하늘로 날아갈 수 있게 이별을 택한다. 극중 노조미와 미조레 역시 고등학교 졸업 이후 더 넓은 세계를 만날 친구를 위해 서로를 놓아 주어야한다는 생각에 이른다.

'리즈와 파랑새'는 러닝타임 90분 내내 미조레와 노조미의 미묘한 갈등만을 연출한다. 두 사람의 고민은 음악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관객의 입장에서는 연출력에 비해 스토리가 부족한 영화로 느껴질 수 있다. 극중 등장하는 두 소녀의 고민들은 일상적인 만큼 큰 고민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리즈와 파랑새'에서 극중 극으로 등장하는 동화 '리즈와 파랑새' [사진 = 영화 '리즈와 파랑새' 스틸컷]

 

'리즈와 파랑새'는 누구나 사춘기 시절 겪었던 고민들을 섬세한 연출로 담아냈다. 그렇지만 오히려 평이한 갈등이라는 비판 지점도 존재한다. 1시간 30분 여의 길지 않은 러닝타임이 관객에게 길게 느껴지는 이유다.

완전하지 못한 열린 결말도 아쉬움을 남긴다. 두 사람 사이의 미묘한 갈등은 긍정적이게 해결된 듯 하지만 노조미에게 의존적인 미조레가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들은 해결되지 않았다.

'리즈와 파랑새'는 장점과 단점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애니메이션이다. 그러나 최근 일본 애니메이션이 자극적인 스토리, 마니아 층 만을 위한 작품만이 만들어진다고 비판받고 있는 가운데 '리즈와 파랑새'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맺음에 대한 고민, 애니메이션이 할 수 있는 실험적인 연출이 빛난 작품이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이 흥행하기 위해서는 마니아뿐만이 아니라 일반 영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 '리즈와 파랑새'는 개봉 이후 국내 팬들에게도 호평받으며 적은 상영관 수에도 꾸준히 관객을 동원하고 있다. '너의 이름은' 열풍으로 시작된 일본 극장 애니메이션 열풍이 꾸준할 수 있을지 영화 팬들의 시선이 '리즈와 파랑새'에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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