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이두영 기자] 점점 짙어지는 지리산 피아골 단풍에 빠져 보실까요? 전남 구례군 토지면 피아골은 지리산 서부 노고단과 반야봉 사이의 임걸령 근처 남쪽 사면에 형성된 골짜기로 길이가 약 20km에 이르며 명경지수와 바위가 어우러진 단풍명소다. 피아골의 별명은 ‘삼홍’이다. 단풍이 든 산, 그 산이 반영되는 청정 계곡물, 그 광경에 취한 사람 등 3가지를 통틀어 일컫는 시적 표현이다.
골이 긴고 숲이 좋은 까닭에 자잘한 폭포와 바위 웅덩이 등이 발달해 봄의 녹음 감상지, 여름 물놀이 피서지, 가을 단풍관광지 등으로 자리매김 해 찾는 이가 많다.
특히 단풍 명산을 찾아 여행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전라남도의 가볼만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단풍 절정 시기인 10월말에서 11월초에는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그러나 피아골의 역사를 보면 처참하다. 조선시대 중기 임진왜란, 정치 격변기인 대한제국 시절, 여순사건, 한국전쟁 시기 등 나라에 큰 난리가 일어날 때마다 많은 백성이 숨어들고 피아간 갈등이 심해 인명피해가 컸다.
그런 연유 때문에 이곳이 그저 빨치산활동과 토벌 등으로 피가 낭자한 골짜기로만 오해받는 경향도 있다.
사실 이 일대에는 볏과 한해살이풀인 피를 재배하는 밭인 직전(稷田)이 많아서 ‘피밭골’이라 했다. 그것이 세월이 흐르면서 피아골로 변한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11월 3~4일 토지면 내동리 직전마을을 비롯한 피아골 일대에서 지리산피아골단풍축제가 열린다.
피아골에는 연곡사라는 아담한 산사도 있다. 만추의 양광이 따스하게 내리는 절집에는 맑은 공기가 가득하고 스님들이 정성스레 가꾼 채전의 무,배추 등 채소와 문화재 등은 한데 어우러져 정겨운 인상을 준다. 삼층석탑,현각선사탑비 등이 보물로 지정돼 있다.
피아골과 근처에는 ‘산아래첫집’ 등 온갖 산나물과 청국장 등 건강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향토 맛집과 ‘섬진강 은빛물결 펜션’ 등 분위기 좋은 숙소들이 있다.
근방의 가볼만한 곳으로는 연곡사 창건주가 세운 고찰 화엄사, 전라남도와 경상남도의 경계에 있는 섬진강 위의 남도대교 및 화개장터, 쌍계사와 불일폭포 등이 있다.
봄마다 산수유꽃축제가 벌어지는 구례군 산동면에는 노천탕을 갖춘 지리산온천랜드가 있어서 쌀쌀한 날씨에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 수 있다.
한편 지리산에서 단풍이 유난히 아름다운 곳으로는 피아골 외에 전북 남원 뱀사골이 으뜸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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