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석경민 기자] 30억 기부, 재단 입주 건물 근저당권 설정, 친족 표기까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이혼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김희영 티앤씨재단(T&C Foundation) 이사장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티앤씨재단은 지난해 1월 닻을 올렸다. 교육, 보호, 지역복지 사업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최태원 회장의 ‘내연녀’로 세간에 널리 알려진 김희영 씨가 대표다. 2017년 12월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공익법인 설립 허가를 받았다.
최태원 회장과 김희영 이사장의 영문 이니셜을 합쳐 티앤씨라 명명했다는 게 정설이다. 최태원 회장의 이름에서 T를, 김희원 이사장의 영어명 클로이(Chloe)에서 C를 각각 딴 것으로 보인다.
티앤씨재단이 지난해 기부 받은 돈은 30억 원. 한데 김희영 이사장이 출연한 금액은 0원이다. 전액을 지난해 1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최태원 회장이 냈다. 최 회장은 재단이사 명단에 없다. 이사진 중 재단 대표권은 김 씨만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티앤씨재단은 30억 중 23억6800만 원을 장학지원 및 학술연구 등 공익활동에, 1억6000만 원을 운영비로 사용했다고 공시했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티앤씨재단의 건물에 최태원 회장이 근저당권 2억 원을 설정한 사실도 밝혀졌다. 지난해 12월 말 재단 사무실 이전 때 최 회장이 개인 돈으로 보증금을 냈다. 빌딩을 임대한 전세권 계약자가 최 회장이다.
티앤씨재단이 출연자와의 관계 항목에 최태원 회장을 친족으로 명기한 점은 비상한 관심을 모은다. 최태원 회장은 노소영 관장과 갈라섰지만 아직 이혼 확정판결이 나지 않았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자면 김희영 이사장의 친족은 아니다.
2008년 1월로 시계를 되돌려 보자. SK건설은 김희영 씨에게 반포 2차 아펠바움 아파트를 15억5500만 원에 팔고 2010년 4월 싱가포르 버가야인터내셔널로 하여금 이를 24억 원에 사게 해 시세차익 9억을 안긴 바 있다. SK그룹은 “거래 과정에서 불법은 없었다”고 항변했지만 최 회장이 내연녀를 위해 공금을 썼다는 의혹은 가라앉지 않았다.
2015년 12월, 최태원 회장은 한 일간지에 편지를 보내 혼외 자녀의 존재를 공개했다. “저의 결혼 생활은 순탄치 않았다”며 “노소영 관장과 이혼에 대한 구체적 논의를 이어가던 중 마음의 위로가 되는 한 사람을 만났다”고 김 씨의 존재를 공개했다.
그러면서 “저의 보살핌을 받아야 할 어린아이와 아이 엄마를 책임지려 한다.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야 할 구성원 중 한 명으로 큰 잘못을 한 것에 대해 어떠한 비난과 질타도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지난달 19일 최태원 회장은 티앤씨재단의 사무실 이전 기념 홈커밍데이에 직접 참석, 축사와 강연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거녀 김희영 이사장과 공식석상에 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대기업 총수의 여자. 최태원 회장과 SK에겐 아픈 손가락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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