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개성 넘치는 말놀이로 유명한 오은 시인의 시 일부로 기사를 시작하련다.
……… ………
질문만 있고 답이 없는 곳에 다녀왔다
서 있어도
앉아 있는 사람들보다 작았다
가장 많이 떠들었는데도
듣는 사람들보다 귀가 아팠다
……… ………
시 제목 ‘면접’이다. 살 떨리고 숨 막히는 순간을 절묘하게도 표현했다.
대한체육회가 최근 채용공고를 냈다. 유능한 인재 17명을 모집한단다. 양질의 일자리가 여전히 드문 스포츠산업 분야다. 이 때문에 대한체육회 같은 거대조직에서 정규직 공채 공고를 내면 한바탕 전쟁 아닌 전쟁이 벌어진다.
스포츠산업 카테고리를 적극 운영 중인 스포츠Q(큐)가 근심걱정 많은 구직자를 위한 특집 판을 준비했다. 이름 하여 ‘면접 기출문제’다. 전·현직 직원, 떨어진 지원자, 스포츠산업 채용서비스 스포츠잡알리오 등을 통해 알토란 정보를 취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체육회, 대한축구협회(KFA), 한국야구위원회(KBO)까지 스포츠산업 관련 취업 준비생들이 무척 가고 싶어 하는 곳의 면접관들은 과연 무엇을 물어볼까. 자기소개와 지원동기는 기본이니 제외했다. 자 이제 시작한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 왜 공공기관에서 일하려 하나?
- 공단이 진행하는 사업 중 알고 있는 게 있나?
- 기금사업과 복지사업 중 더 중요한 건?
- 실제 업무가 내 생각과 다르다면?
- 살면서 극복 못한 내 단점은?
- 자신의 장점은?
- 일이 많은데 다른 사람이 일을 부탁하면 어찌하나?
- 엄청난 액수의 자금이 주어진다면 어떤 사업을 할 텐가?
- 직업 선택 기준은?
- 공공기관은 안정성 이미지 지니고 있는데 본인 생각은?
- 스포츠의 가치와 이를 향상시키는 공단의 사업은?
- 10년 후 남들과 차별화된 내 모습은?
- 상사의 부당한 지시에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 대한체육회
- 여성 지도자 인권 신장을 위한 방안은?
- 상사와의 갈등 있다면 어떻게?
- 조직이 커 갈등 발생할 수도, 의견 충돌 시 어떻게?
- 대한체육회는 무슨 사업을 하는 곳인가, 역할을 얼마나 알고 있나?
- 대한체육회 알게 된 계기와 이미지는?
- 진천에서 근무한다면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많을 텐데 어떻게 생각하는지?
- 체육의 진정한 가치란?
- 올림픽 유치가 타당한가?
- 쇼트트랙 길이는?
- 다음 올림픽 개최지는?
- 야구(농구) 국제대회를 주관하는 단체명은?
- 월드컵 독일 전 몇 시 킥오프?
- 좋아하는 종목과 선수는?
- 올림픽이 중요한 이유는?
- 대한체육회 홈페이지 어떻게 생각하나?
◆ 대한축구협회
- 그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을 텐데 다르다 느낀 구성원이 있다면?
- 팀 과제, 동아리, 업무 등을 통해 달성한 가장 큰 성과는?
- 성과를 내기 위해 당신은 어떤 구체적 노력을 했나, 시행착오는?
- 활동 중 기존의 절차나 프로세스에 대해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던 경험을 이야기하라?
- 개선한 프로세스의 가장 큰 효과는?
- 대한축구협회의 최근 이슈 하나를 아는 만큼 이야기하라?
- 그 이슈는 협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 생각하나?
- 앞으로는 어떤 이슈가 일어날 것으로 보나 ?
- 기타 축구관련 상식들
◆ KBO
- KBO의 사회공헌(CSR) 방안은?
- 타고투저 해결방안 등은?
- 프로야구 수익증대 방안은?
- 중계권은 어떤 식으로 변화해야 하나?
- KBO 홍보방안은?
- KBO 사업을 확대하려면 어떻게?
- 보도자료 중 인상적인 것은?
-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 본인의 장점은?
- 스포츠마케팅 잘 하는 구단은?
- KBO의 최신이슈, 야구관련 지식
공단, 체육회, KFA, KBO는 큰 조직이다. 부서 간 협업도 많으니 갈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보직순환도 주기적으로 이뤄지니 조직적응력이나 문제해결력이 중요할 터다. 그래서 그와 관련된 지원자의 사고와 태도를 묻는 질문이 있기 마련이다.
아울러 각 단체의 사업과 기본지식, 최신이슈를 파악하는 건 필수다. 가고 싶은 기관 및 단체의 현재 고민을 나누고 엉뚱하지만 기발한, 또는 번뜩이는 실마리를 제공하는 통찰력을 보여준다면 확 눈에 띄지 않겠는가. 머리를 굴려 참신한 아이디어를 찾아라.
대한체육회의 경우 모든 아마스포츠를 관장하는 조직인 만큼 다채로운 질문이 나온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단단히 준비하지 않았다간 한 바퀴가 111.12m인 쇼트트랙 길이를 500m라고 대답했다는 ‘웃픈’ 에피소드의 주인공이, 바로 당신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기자가 파악한 네 군데 신입 입사자의 스펙은 어마어마하더라. 일은 어찌나 잘들 하는지.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그들도 학생이었다, 면접을 앞두고 벌벌 떨었던.
물론 사전에 면접 질문을 안다고 합격한다는 보장은 없다. 그동안 갈고 닦은 자신만의 실력과 가능성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까닭이다. 다만 심리적 안정을 취하는데 도움이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구직자의 심정, 스포츠Q가 누구보다 잘 안다.
면접관들과 당당히 마주하길. 취준생들 파이팅이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