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민기홍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수출규제·경제보복,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제외로 일본 불매운동(NO JAPAN) 리스트가 널리 퍼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차 등록은 1년 전의 절반도 안 되고 일본맥주 수입량은 97% 넘게 줄었으며 일본 여행객 또한 급감한 상황이다. 한일 관계 냉각은 스포츠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4대 프로스포츠(프로야구·프로축구·프로농구·프로배구) 구단은 기존 일본 전지훈련지 변경을 검토하거나 겨울 캠프 계획을 수정했다. 여자컬링 팀들이 일본에서 열린 국제대회에 불참하는 일도 있었다. 국민 10명 중 7명이 “내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보이콧해도 좋다”고 할 만큼 반일감정이 극에 달한 가운데 한국스포츠산업협회는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한일 경제 전쟁: 스포츠산업 경쟁력 어디까지 왔나?’란 주제로 스포츠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개최했다.
◆ 일본을 넘어 세계로, 한국 스포츠산업 독립선언
“2019년은 한국 스포츠산업 독립선언의 해입니다!”
스포츠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의 김봉준 부사장은 “애국심에 따라 우리 제품을 쓰자는 게 아니”라며 “투자하고 노력하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일본을 이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산 전력분석 시스템 스포츠투아이를 사용한 한국 야구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부터 2010 광저우, 2014 인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까지 일제 데이터 스타디움을 쓴 일본을 꺾었다”는 예를 들었다. 그러면서 “야구 데이터솔루션 서비스의 경우 우리가 확실히 이기고 있다. 공식기록 시스템을 시작으로 뉴미디어 시대에 부합한 트래킹, 영상, AI 등은 충분히 국산화할 수 있다”며 “국내 스타트업 4D리플레이의 경우 미국에서 품질을 인정받았다”는 사례를 소개했다.
김봉준 부사장은 “스포츠데이터 콘텐츠와 기술 고도화에 발맞춘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육성이 필요하다”며 “이게 되려면 정책이 중장기 명제를 갖고 움직여야 한다. 융복합 TF를 구성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 일본이 아닌 호주를 전지훈련지로 알아보는 한 야구단의 사례를 언급하면서 “가장 대표적으로 바뀌어야 할 부분이라 생각한다. 이번이 계기가 됐으면 한다”며 “시설 관련 종사하는 분들이 주목해보시고 사업화하면 좋을 것 같다”고도 조언했다.
또한 “일본은 자국 브랜드 제품을 사용해 세계무대에 적극 홍보한다. 정책적으로 비즈니스로 활용한다”면서 “국내에도 협회의 보호 조치를 기반으로 기술 개발에 매진해 성공한 기업이 있다. 양궁의 윈앤윈이 좋은 사례”라고 설명했다.
◆ 2032년 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기회로!
“남북 협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합시다!”
대한체육회 국제위원이자 한국스포츠산업협회 포럼위원장인 한남희 고려대 국제스포츠학부 교수는 한일 스포츠산업을 비교하면서 “일본은 2020 도쿄올림픽을 통해 스포츠산업 재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일본은 2020년 109조 원, 2025년 125조 원을 목표로 스포츠산업을 성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며 “2020 도쿄올림픽, 2021 월드마스터스대회 등 국제이벤트 개최로 지역경제 활성화란 명확한 명분을 쥐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남희 교수는 “우리는 도쿄올림픽과 연계한 국내 스포츠관광 유치 전략을 구상할 필요가 있다”면서 “2032년 올림픽을 남북 공동개최의 기회로 삼고 국제대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일본은 인구 고령화로 스포츠산업 규모가 축소되자 융복합 하이브리드 산업으로 민첩하게 재편하고 있다”며 “우리는 일본을 추격할 발판은 마련했으나 아직까지 움직임이 미흡하다. 글로벌 브랜드 육성을 위한 정책 전환을 고민해야 한다”고도 짚었다.
그러면서 “일본에 비해 스포츠산업 정책이 산만하고 대학스포츠와 시설 인프라 측면이 미흡하다. 스포츠산업 진흥법의 경우 실제 법률에 제시되지 않는 부분은 실행하기가 어렵다”며 △ 스포츠 핵심시장으로의 직접적인 투자 △ 추상적이고 선언적 의미가 아닌 구체적 검토 및 수정을 제안했다. 한 교수는 마지막으로 “일본에 비해 경기력은 높지만 산업 측면에서 가장 낙후되어 있는 K리그(프로축구)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한국의 과제”라며 더불어 “스포츠산업 경쟁력을 위한 중장기 융복합 TF팀을 구성해야 한다”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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