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의겸 기자] 16년만의 정상 탈환을 노리는 울산 현대가 우승 희망을 살렸다. 리빌딩 중심축을 맡고 있는 올림픽 대표팀 출신 공격수들이 반등에 앞장섰다. 같은 날 '깐부(같은 편을 뜻하는 속어)' 수원FC가 라이벌 전북 현대 발목을 잡아준 덕도 봤다.
울산은 2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21 하나원큐 K리그1(프로축구 1부) 파이널A 36라운드 홈경기에서 제주 유나이티드를 3-1로 눌렀다.
후반 추가시간에만 2골을 폭발시키며 극적으로 승점 3을 따냈다. 경기 앞서 선두 전북 현대(이상 승점 70)가 수원FC에 덜미를 잡히면서 양팀 승점이 같아졌다. K리그는 승점이 같을 경우 다득점-골득실 순으로 순위를 산정한다. 울산은 현재 전북(67골)에 5골 뒤진 2위다.
직전 라운드 전북과 원정 맞대결에서 후반 종료 직전 역전골을 허용하며 패한 울산이지만 잔여 2경기 결과에 따라 역전을 꿈꿀 수 있게 됐다.
울산이 자랑하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빛났다.
오른쪽 라인을 책임진 윙어 이동준과 풀백 설영우가 전반부터 돌아가면서 기회를 잡고 골문을 위협했다. 후반 8분 키 193㎝ 장신 스트라이커 오세훈의 왼발 슛이 골대를 강타하는 등 지난 여름까지 23세 이하(U-23) 대표팀 주축으로 뛰었던 영건들이 공격을 이끌었다. 결국 오세훈이 후반 9분 윤빛가람의 도움을 받아 선제골을 넣었다.
하지만 파이널라운드 들어 2연승을 달리는 등 최근 6경기 무패(4승 2무) 중이던 제주는 쉽사리 물러나지 않았다. 후반 30분 코너킥을 통해 제르소가 헤더 동점골을 만들었다. 울산은 이후 15분여 골문을 두드렸지만 속절 없이 시간만 흘렀다.
전북과 간격을 좁힐 기회를 놓치는가 했던 후반 추가시간 오세훈이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오른쪽에서 이동준이 수비 하나를 벗기고 날카로운 궤적의 크로스를 올렸다. 골지역 부근에서 오세훈이 몸을 날려 다이빙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마음이 급해진 제주가 골키퍼 이창근까지 공격 진영에 올리며 공세를 올린 틈을 타 역습을 통해 이동경이 한 골 더 뽑아내며 승부에 쇄기를 박았다.
같은 날 수원FC가 전북을 잡아내면서 울산을 도왔다. 수원FC는 올 시즌 전북전 상대전적 2승 2무 절대 우위로 마쳤다.
라스가 1골을 넣고 페널티킥 1개를 유도했고, 무릴로도 날카로운 패스 2개로 2골에 관여하는 등 전 소속팀을 상대로 맹활약했다. 전북은 후반 중반 이후 문선민, 구스타보의 연속골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후반 정규시간이 끝나기 전 울산 출신 정재용의 중거리 슛을 막지 못했다.
지난 시즌 야심차게 전북에 입단했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한 라스와 무릴로는 올 시즌 승격팀 수원FC 유니폼을 입고 각각 18골 5도움으로 득점 2위, 5골 10도움으로 도움 1위에 올라있다. 이날은 전북의 리그 5연패 도전에 훼방을 놨다. 결승골을 넣은 정재용은 2016년부터 2019년 여름까지 울산에서 뛰었던 미드필더이기도 해 흥미롭다.
한편 3위 대구(승점 55)는 6위 수원 삼성(승점 45)을 2-1로 잡고 내년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권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패한 4위 제주(승점 51)와 승점 차는 4. 남은 2경기에서 1승만 따내면 자력으로 ACL에 간다. 대구는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에도 올라있어 리그에서 미끄러져도 FA컵에서 우승하면 ACL 티켓을 따낸다. 반면 제주는 파이널B로 처진 포항 스틸러스가 오는 24일 예정된 ACL 결승에서 승리할 경우 4위를 차지해도 내년 ACL에 가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남은 일정은 울산이 더 유리해보인다. 울산은 28일 수원 삼성, 내달 5일 대구를 상대한다. 전북은 대구, 제주를 연달아 만난다. 관건은 대구와 전북이 만나는 37라운드. 대구가 전북전을 마치고 ACL 진출을 확정할 경우 5일 울산과 최종전에선 힘을 뺄 수 있다. 반면 전북은 ACL을 노리는 두 팀을 연속으로 만나 쉽지 않은 경기가 예상된다. 특히 제주와는 올해 3경기 모두 비긴 만큼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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