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한찬희 객원기자] 인천 유나이티드가 7경기 무승 위기를 가까스로 끊어냈다. 하지만 인천이 올 시즌 목표로 내세우고 있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인천은 지난 29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22 하나원큐 K리그1 15라운드 경기에서 성남FC에 1-0 승리를 거뒀다.
인천의 조성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A매치 휴식기 이전에 승리를 거둔 부분은 고무적이지만 경기력은 경각심을 갖고 향상해야 한다”며 경기력 개선 의지를 밝혔다.
인천은 이번 시즌 초반부터 K리그1 돌풍의 주역이었다. 적어도 7라운드까지는 그랬다. 9라운드부터 돌풍의 기세가 꺾이더니 6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다. 이 기간 동안 실점 경기는 7차례나 이어졌다. 인천은 1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 5승 2무 1패로 승점 14점을 확보했지만 하지만, 8라운드부터 14라운드까지는 1승 4무 2패로 승점 7점을 추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무승 기간엔 6경기에서 8골을 넣었으나 11실점했다. 앞서 8라운드까지 8득점했던 것과 비교하면 득점력은 오히려 나아졌으나 실점(4골)이 2배 이상 불어났다. 인천의 돌풍이 꺾인 핵심적인 원인을 수비 문제라고 꼽을 수 있는 이유다.
인천의 수비 문제가 팀 전체적인 압박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는 인천이 돌풍을 일으켰던 1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의 수비 데이터와 인천의 무승 기간 및 실점 경기가 이어졌던 기간인 8라운드부터 14라운드까지의 수비 데이터 간 비교에서 알 수 있다. 인천은 1라운드부터 7라운드까지 압박지표에 해당하는 태클 성공 82회, 피지컬 경합 132회, 차단 137회를 보였다.
그리고 8라운드부터 14라운드까지는 태클 성공 49회, 피지컬 경합 성공 136회, 차단 149회 등을 기록했다. 7라운드까지 태클 수는 더 많았으나 차단과 피지컬 경합 지표에선 이후가 오히려 많았다. 인천의 무승 원인 및 수비 문제를 단순히 느슨한 압박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진짜 문제는 수비 조직력에 있다. 인천은 후방에서 든든한 지원사격을 해주던 오반석과 김준엽 그리고 중원에서 이명주와 호흡을 맞추며 상대와 강하게 싸워준 여름 등을 부상으로 잃었다. 이에 따라 인천은 매 경기 수비 조합을 바꾸며 경기에 나서고 있으나 최근 승리를 거두기 전까지 계속 실점했다.
비록 최근 성남전에선 클린시트를 기록했지만 상대가 주중 대한축구협회(KFA)컵을 치렀기에 체력적 우세에 있었던 부분과 성남이 리그 최하위 득점(11골) 팀이라는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인천은 현재까지 리그에서 총 15골을 내줬다. 이 중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실점한 건 14차례에 이른다. 전체 실점의 93%를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실점하고 있는 셈이다. 단순히 페널티 박스 안에서 실점하고 있는 부분에서 수비 조직력의 문제를 찾을 수는 없다. 그러나 박스 안에서 상대 공격수보다 많은 수비 숫자를 보유하고도 실점하는 장면을 많이 보였다. 세트피스 실점도 5차례에 달했다. 정비된 수비 상황에서도 많은 실점을 했다는 건 그만큼 짜임새가 허술해져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인천으로서는 A매치 휴식기를 활용해 반드시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어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또 다른 악재가 발생했다. 성남전에 베테랑 수비수 강민수가 부상으로 교체 아웃됐다. 조성환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강민수의 부상에 대해 “걸어 다니는 것을 보니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그러나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민수는 시즌 초반에도 부상과 뇌진탕 증세로 꾸준한 출장이 어려웠다가 지난 14일 울산 현대와 경기에서부터 줄곧 출전했다. 하지만 강민수가 다시 부상을 당하며 불안요소가 더해졌다.
공격력도 만족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수비 문제에 가려져 있지만 시즌 초반부터 인천은 득점 갈증에 시달렸다. 7라운드까지 다득점 경기는 단 한 경기 뿐이었다. 이후에도 득점 갈증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문제는 스테판 무고사에게 편중된 득점 분포다. 무고사는 현재까지 K리그1에서 11골로 득점 부문 단독 선두에 올라 있다. 이는 인천의 전체 득점의 65%(11/17)에 달하는 수치다. 무고사 외의 공격자원인 이용재, 송시우, 홍시후 등 득점력이 살아나지 못하고 있다.
무고사는 모든 팀들의 경계 대상 1순위 선수다. 이 영향 때문인지 최근 2경기 연속 침묵하고 있다. 최근 행운 섞인 송시우의 결승골로 승리하긴 했으나 무고사가 막히자 인천의 공격은 심각할 정도로 답답했다. 인천은 득점에서 K리그1 9위. 그마저도 무고사에 쏠림 현상이 심각한 상황. 다른 공격 자원들이 살아나야만 불안한 수비력에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2005년 K리그 2위로 팀 역대 최고 성적을 써낸 인천은 이후 줄곧 하위권에서 맴돌았다. 올 시즌은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K리그1 돌풍의 주역으로 자리매김했던만큼 현재의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기대를 품게 한다. 강등을 당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던 ‘생존왕’ 인천이 불안한 수비 조직력과 빈곤한 득점력을 A매치 휴식기 동안 어떻게 개선해나갈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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