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안호근 기자] 괴물은 역시 괴물이었다.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리그 데뷔전을 치른 김민재(26·나폴리)는 우려의 시선을 단숨에 바꿔놨다.
김민재는 16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베로나 마르칸토니오 벤테고디 경기장에서 열린 엘라스 베로나와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A 개막전 원정경기에서 풀타임 활약하며 팀의 5-2 승리를 도왔다.
팀 승리와 인상적인 활약. 첼시로 떠난 세계 최고 수비수 중 하나 칼리두 쿨리발리(31)와 비견되며 저평가를 받기도 했으나 김민재는 왜 자신이 ‘사기캐릭’인지를 첫 경기부터 증명해냈다.
K리그 전북 현대와 중국 베이징 궈안, 튀르키에 페네르바체에서 모두 핵심 수비수로 활약한 김민재는 올 시즌을 앞두고 이탈리아 명문 나폴리로 이적했다. 프리시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뽐냈지만 그의 비교대상은 쿨리발리. 웬만해서는 팬들을 만족시키기 쉽지 않아보였다.
그러나 선발로 나선 김민재의 활약은 나폴리 팬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백4 라인 중앙 한 자리를 지킨 김민재는 탄탄한 체구를 바탕으로 한 적극적인 몸싸움, 예리한 전진 패스와 상대의 허를 찌르는 중앙 돌파 등으로 다재다능함을 과시했다.
공격이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미드필더 역할도 맡았다. 전반 12분 센터서클에서 수비 4명을 따돌린 뒤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크로스까지 올렸다. 직접 드리블 돌파를 펼치며 공격 활로를 연 장면은 나폴리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축구 통계 전문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에 따르면 김민재는 이날 팀에서 가장 많은 볼 터치(94회)를 기록했고 82차례의 패스를 시도해 키패스도 두 차례나 성공시켰다. 패스 성공률도 90%에 달했다. 4차례 공중볼 경합에서도 3차례를 승리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경합 과정에서 경고를 받기도 했지만 100점을 주기에도 아깝지 않은 데뷔전이었다.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은 7.08점으로 특별히 높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루치아노 스팔레티 나폴리 감독은 대만족했다. 풋볼 이탈리아 등에 따르면 스팔레티 감독은 “김민재는 완벽했고 여러 상황에서 훌륭한 활약을 보였다. 체력과 성격 등 모든 면에서 ‘괴물’이라고 말하고 싶다”며 “쿨리발리를 다시 보는 것 같았다”고 극찬했다.
팬들도 트위터 등을 통해 김민재를 극찬했다. 단단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공격을 돕는 그의 활약에 만족감을 감추지 못했다.
김민재는 프리시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도 현지 언론에 확신을 받지 못했다. 이탈리아 출신 감독인 에지올리노 카푸아노는 “김민재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라면서도 “쿨리발리와 항상 비교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나 김민재는 공식 개막전 단 한 경기 만에 쿨리발리의 대체자가 아닌 자신만의 확고한 색깔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감독과 팬들의 만족감을 자아냈다. 완벽한 스타트를 끊은 김민재는 오는 22일 몬자와 경기에서 홈팬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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