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셰필드 유나이티드를 2-1로 꺾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0-1이던 후반 42분 동점골을 터뜨린 히샬리송과 후반 추가 시간 10분여에 결승골을 폭발한 데얀 쿨루셉스키였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고 찬사를 받은 이가 한 명 더 있었으니 주장 손흥민(31)이다.
이날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를 마치고 그라운드 위에서 손을 잡은 채 일렬로 서서 관중석을 향해 달려들려고 준비를 하고 있었다. 이때 손흥민이 히샬리송의 등 떠밀어 맨 앞으로 나가게 했다. 지난 시즌 극심한 부진을 겪었던 히샬리송의 기를 살려주기 위해서였다. 맨 앞에서 팬들에게 축하받으라는 의미였다.
이날 손흥민은 선발 출전했다 후반 35분 교체됐지만 경기를 마치고 주장으로서의 몫을 다했다. 손흥민이 이렇게 행동한 이유가 있다.
지난 시즌 에버튼에서 토트넘으로 유니폼을 입은 히샬리송은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지난 시즌 공식전 40경기에서 4골을 넣는 데 그쳤다. 에버튼에서 4시즌 152경기에서 53골을 넣었던 파괴력은 온 데 간 데 사라졌다.
토트넘을 히샬리송을 영입하기 위해 무려 6000만파운드(약 990억원)를 투자했지만 좋은 결과를 얻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셰필드전을 앞두고 5경기에서 1골을 넣었지만 리그전에서 넣은 건 아니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히샬리송은 국가대표로 나가서도 득점하지 못했다. 지난 9일 볼리비아와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 북중미 월드컵 예선전에서도 득점하지 못하고 교체됐다. 그가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히샬리송은 당시 경기를 마치고 “영국으로 돌아가 심리 상담을 받겠다. 더 강해져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팀의 행복한 선수”라며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려고 하는데 때로는 원하는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했다.
손흥민은 18일 공개된 디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팀으로서 그가 필요하다”며 “그는 좋은 자질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감은 다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리치(히샬리송의 애칭)을 위해 나는 그가 더 큰 포옹을 그가 받길 원했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그에게 힘든 시간이었고 우리 모두가 이 게임이 그의 자신감을 얻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랐다. 그는 게임 전체를 바꿨다. 그게 우리가 기다려 왔던 것”이라고 했다.
ESPN은 “손흥민은 진정한 주장이자 리더”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흥민이 주장을 맡은 올해 토트넘은 리그 개막 5경기에서 4승1무(승점 13)로 순항하고 있다. 맨체스터 시티에 이어 2위다. 토트넘은 지난해 손흥민과 해리 케인이 있었지만 부진하며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신임 사령탑인 엔제 포스테코글루의 효과도 있겠지만 손흥민의 역할도 큰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득점뿐 아니라 자유자재로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동료들에게 기회를 열어주고 있다. 지난 2일 번리전에서는 해트트릭을 기록하면서 득점까지 기여했다. 손흥민이 그라운드에서 안정감을 주면서 덩달아 팀도 상승세다.
손흥민은 국가대표팀에서도 주장이다. 파울루 벤투 전 A대표팀 감독 선임 당시인 2018년 9월부터 주장을 맡은 그는 약 5년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6일 웨일스전 공식 기자회견에서는 그는 이렇게 말했다.
"주장이 된다는 것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그것을 증명해야 한다. 경기장 안팎에서 팀의 리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팀과 동료에게 보여줘야 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