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12-18 12:30 (수)
이강인 막은 무소속 골키퍼, 팔레스타인에 희망 선물
상태바
이강인 막은 무소속 골키퍼, 팔레스타인에 희망 선물
  • 김진수 기자
  • 승인 2024.09.06 1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의 10년 만의 복귀전은 한 골도 넣지 못한 채 졸전으로 끝났다.

반면 강팀 한국을 상대로 무승부를 끌어낸 팔레스타인에게는 값진 성과였다.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3차 예선에 진출한 팔레스타인은 첫 경기에서 승점 1점을 따냈다.

한국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0-0으로 비겼다. FIFA 랭킹 23위 한국은 96위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몇 차례 득점 기회를 얻었지만 결국 골망을 흔드는 데 실패했다.

손흥민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단독 드리블 전진이 상대 골키퍼 라미 하마데에게 막히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손흥민이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1차전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에서 단독 드리블 전진이 상대 골키퍼 라미 하마데에게 막히고 있다. [사진=스포츠Q(큐) 손힘찬 기자]

팔레스타인은 월드컵 본선은커녕, 올림픽 3차 예선에 올라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첫 경기에서 첫 승점까지 얻었다.

아랍 언론 알자지라는 “팔레스타인은 한국과의 월드컵 예선 1차전에서 놀라운 무승부를 거뒀다”라며 “올해 초 2024 AFC(아시아축구연맹)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하며 정점을 찍은 팔레스타인 축구의 상승세를 이어갔다”라고 했다.

팔레스타인의 무승부는 골키퍼 라미 하마데(30)가 이끌었다. 하마데는 이날 풀타임을 소화하면서 5차례 선방을 했다. 전반 41분에는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의 강력한 슈팅을 잡아냈다. 후반 18분에는 이강인이 대각선에서 올린 크로스를 받아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이 문전에서 날린 헤더를 손으로 쳐냈다.

하마데는 선방에 이어 여러 차례 빠른 위치 선점으로 한국의 득점 기회를 무산했다. 그는 경기 후 최우수선수인 MOM(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됐다.

하마데는 현재 소속이 없다. 최근 1년 동안 소속팀 없이 동료와 개인 훈련만 했다고 한다. 게다가 팔레스타인 축구리그도 멈췄다.

팔레스타인 팬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 팬이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팔레스타인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1차전에서 팔레스타인을 응원하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은 1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무장 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그는 “책임감을 가지고 준비해 경기에 뛸 수 있었다”며 “잘 준비한 결과를 바탕으로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어서 자랑스럽다”라고 했다.

이날 관중석에는 소수의 팔레스타인 팬들이 있었다. 팔레스타인은 한국과는 미수교국이다. 팔레스타인이 한국에 입국하기 위해서는 비자를 받아야 하는데, 여권과 범죄기록증명서, 최근 3개월 내 은행 계좌 내역을 주팔레스타인대표사무소에 제출해야 한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팔레스타인의 골키퍼 라미 하마다가 패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차 예선 대한민국과 팔레스타인의 경기. 팔레스타인의 골키퍼 라미 하마다가 패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마데는 “저희가 지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응원해 주는 팬들에게 고맙다. 경기장에 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했다.

그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꿈을 위해 싸우고 있다는 걸 전 세계에 보여주고 싶다”며 “무소속 선수도 퀄리티가 있는 선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려운 상황에서 우리들이 뭉쳐서 목표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걸 보여줄 수 있어서 오늘 하루에 감사하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팔레스타인 선수단은 축구를 통해 어려움을 겪는 자국민들에게 희망을 전하고자 한다.

마크람 다부브(튀니지) 팔레스타인 감독은 “팔레스타인은 많은 사람이 알고 있듯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라며 “그래서 월드컵 본선 진출이 가능하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 그런 목표를 가지고 중요한 승점 1점을 따서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하마데는 “전 세계 모든 사람처럼 우리도 (월드컵 본선 진출에 대한) 꿈이 있다”라며 “본선 진출에 0.0001%의 희박한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그 가능성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

주요기사
포토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