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김진수 기자]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다.
10일(한국시간) 오후 11시 오만 무스카트 술탄카부스 경기장에서 열리는 오만과의 2026 FIFA(국제축구연맹·피파)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2차전은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오로지 실력을 증명해야 하는 경기다. 선임 과정에서 절차를 무시했다는 비판 속에 놓여 있는 홍명보 감독이 자신을 둘러싼 여론을 조금이나마 잠재울 방법은 날카로운 전략 ·전술을 통한 승리뿐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의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1차전에서 0-0으로 비기면서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국가대표 서포터즈 붉은악마는 경기 내내 홍명보 감독이 전광판에 등장하면 “우~” 야유를 보냈다.
무승부는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다. FIFA 랭킹 96위의 팔레스타인은 월드컵 본선 진출 경험이 없다. 게다가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과 이강인(파리생제르맹·PSG),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튼 원더러스), 이재성(마인츠), 황인범(페예노르트) 등 전 포지션에 유럽파가 포진할 정도로 역대 최강을 자랑한다.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을 하루 앞두고 “반드시 승리할 수 있게 하겠다. 경기 결과를 예측할 수는 없지만 승점 3을 따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홈 경기를 할 때보다는 전체적으로 많이 좋아졌다는 느낌이 든다. 선수들 컨디션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경기 운영, 전술적인 면에서 하루, 이틀 더 함께 훈련한 점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홍명보 감독은 오만전을 마친 후 오는 24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요청으로 정몽규 대한축구협회(KFA)장, 이임생 KFA 기술총괄이사 등과 국회에 출석한다. 홍명보 감독 선임에 대한 문제가 불거지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7월부터 KFA 감사에 착수했다. KFA의 전반적인 운영 과정까지 포함해서다.
오만은 FIFA 랭킹 76위로 23위인 한국보다 크게 떨어진다.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4승 1패로 앞선다. 다만 한국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초반 고전했던 것처럼 쉽게 경기가 풀리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오만은 이라크(55위)와의 월드컵 예선 1차전에서 0-1로 졌다.
지난 3월에는 말레이시아(134위)와의 월드컵 2차 예선에서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한국은 올해 1월 2023 AFC(아시아축구연맹)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말레이시아와 3-3 졸전을 벌인 바 있다.
2차 예선에서 골 맛을 본 압둘라흐만 알무샤이프리, 모하메드 알가프리, 이삼 알사브리 등이 한국 골문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알무샤이프리는 대만과의 월드컵 2차 예선 방문경기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바 있다. 알무샤이프리와 알사브리는 180cm의 신장으로 체격 조건도 나쁘지 않다.
오만전 하면 한국 축구 팬들은 ‘오만 쇼크’를 떠올린다. 2003년 10월 오만 무스카트에서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서 움베르투 코엘류(포르투갈) 감독이 이끈 한국은 오만에 1-3 충격 패를 당한 바 있다. 오만전 유일한 패배가 원정이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오만전은 무더위 속에 진행될 전망이다. 대표팀이 오만전 개시 시각에 맞춰 훈련을 진행한 오후 6시(현지시간) 기온은 34도였다고 한다. 습도도 높아 선수들의 체력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한국과 오만의 월드컵 3차 예선 축구 중계는 KBS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쿠팡플레이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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