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큐) 나혜인 기자] "유 호모. 미 호모. 쌤쌤 호모. 렛츠 고 호모!"
극단 여기는 당연히, 극장의 2025년 첫 번째 연극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연출 구자혜, 극본 구자혜·색자)가 3월 7일부터 13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는 빡빡머리 중학생 시절 집을 나오고, 열일곱 살에 연고도 없는 부산에 혼자 가서 일을 하고, 서른이 넘어 여관방에서 야매로 수술을 받고, 거리에서 외국인 게이들을 상대하고, 트랜스젠더 업소에서 술을 팔고 쇼를 했던 트랜스 여성 색자의 삶을 다룬 1인극. 지난해 8월 제6회 페미니즘 연극제 초연 당시 관객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전일 전석 매진을 기록한 바 있다.
![연극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 포스터. [사진=여기는 당연히, 극장 제공]](/news/photo/202502/477304_541399_2713.jpg)
약 7개월 만에 돌아오는 공연은 배우이자 공연의 주인공인 색자의 삶이 바뀐 만큼 대본 수정 작업을 거쳐 새로운 이야기를 더한다.
색자는 지난해 공연 후 서울에서 부산으로 거처를 옮기고, 서울 이태원 보광동 클럽에서 일을 하다, 부산 광안리 트랜스젠더 바로 이직하면서 "삶의 감각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색자는 "몇 개월 동안 많은 것이 변한 것 같다. 자신의 삶을 자신이 이야기하는 것임에도, 어쩌면 작년 공연에서 완전하게 알지 못하고 한 말들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고작 몇 개월이 지났는데, 왜 이리 마음이 아픈지 모르겠다"고 이야기했다.
주민번호 뒷자리의 첫 번째 자리를 바꾸려 하지 않은 색자의 몸. 게이로 자신을 정체화했다가, 여성의 몸을 획득했다가, 지금은 남성인지 여성인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색자의 일흔 살의 몸. 색자는 늘 어디에서건 본인을 트랜스젠더라고 밝히며 당당히 살아왔지만, 여전히 차별금지법이 제정되지 않는 현실과 학생인권조례를 폐지시키려는 움직임에 눈물을 흘린다. 그리고 색자는 동시대 관객들과 함께 울고 웃는다.
공연은 짧은 문장으로 정리할 수 없는 복잡한 삶을, 접힌 시간 사이의 주름, 그 주름의 교태와 유머를 애정으로 엮어, 관객을 환대하는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낸다.
![연극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 공연사진. [사진=여기는 당연히, 극장 제공]](/news/photo/202502/477304_541400_2744.jpg)
여기는 당연히, 극장 측은 공연에 대해 "60대 후반의 트랜스 여성의 삶을 이야기하는 1인극이라는 말은 맞다. 그러나 그 말만으로는 담아낼 수 없는 존재의 몸과 말이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1년 '드랙X남장신사'를 통해 색자와의 인연을 시작한 구자혜 연출이 색자의 삶을 적고, 연출한다. 구자혜 연출은 2021년 57회 백상예술대상에서 백상연극상을 수상하며 "어떤 사람의 존재는 누군가의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는 수상소감으로 트랜스젠더 프라이드를 선언했다. 이번 공연을 위해 대본을 수정하고 색자의 삶을 따라 부산으로 향해 모텔방 한 쪽에서 리허설을 했다고. 그는 권위를 부러 포기하고 교태의 몸을 관객에게 선보이는 색자의 삶을 전면에 내세움으로써, 생존의 증거 그 자체인 노년 퀴어의 몸과 말의 가치를 다시 한 번 선언한다.
'"뺨을 맞지 않고 사는 게 삶의 전부가 될 순 없더라"' 공연 예매는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인터파크에서 가능하다. 전회차 수어통역, 실시간 문자통역이 진행되며 신청자에 한해 속삭임 음성해설이 진행된다.
도전과 열정, 위로와 영감 그리고 스포츠큐(Q)