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Q 류수근 기자] 장애에 대한 우리 사회의 편견은 여전하다. 하지만 엄마에게 불가능은 없다. 또 엄마의 한없는 사랑과 지원을 앞세운 아들이 넘지 못할 벽은 없다.
발달장애를 가진 아들을 키워 온 여덟 명의 엄마들이 창업에 뛰어들었다. 어느새 성인이 된 아들이 4대 보험이 보장되는 직장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다.
10일 토요일 오후 7시 10분에 방송될 KBS !TV ‘다큐공감’의 ‘엄마와 클라리넷’ 편은 사회적 협동조합 창업공모에 응모한 여덟 엄마들의 좌충우돌 창업기와 국내 최초 발달장애 클라리넷 연주단 ‘드림위드 앙상블’의 혹독한 훈련과 무대에 오른 과정을 전할 예정이다.
◆ 절대음감과 사슴 눈을 가진 아들, 클라리넷으로 소통하다
청년 실업률 10퍼센트 시대다. 과연 엄마들은 아들을 위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더욱이 엄마들이 바라는 아들의 직업은 클라리넷 앙상블이다.
서른 한 살 성호는 흔히 ‘서번트’라고 불리는 천재적인 재능의 소유자다. 절대음감에다 마치 기계처럼 악보를 정확하게 읽는다.
사슴의 맑은 눈망울을 가져서 어쩐지 슬퍼 보이는 스물아홉 살의 종현이는 그 예쁜 눈으로 거울을 보지도, 엄마와 눈을 맞추지도 않는다. 고독한 섬과 같이 살아온 종현이와 성호는 ‘드림위드 앙상블’ 소속으로 발달장애를 지닌 다른 단원들과 함께 클라리넷을 연주하며 세상과 어렵게 소통하며 살아가고 있다.
◆ 불고 또 불어라 ‘음표가 피와 살이 될 때까지’ 선생님과 만든 10년의 여정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읽지도 못하고, 사회성도 없는 이들이 어떻게 독주도 아닌 합주를 할 수 있을까?
이들은 옆 사람의 소리를 듣고 눈을 맞추며 앙상블 연주를 한다. 이럴 수 있었던 데는 10여 년간 발달장애들을 지도해 온 고대인 선생님의 노고가 컸다.
한 곡을 익히기 위해 수천 번을 연습했고 꼬박 1년을 연습해야 무대에 올릴 수 있었던 단원들은 고대인 선생님과 함께 직업연주자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고대인 선생님과 아들들이 엮어내는 눈물 겨운 노력은 희망이라는 두 글자를 또렷이 써내려 가고 있다.
◆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아들이 음악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기를...”
‘드림위드 앙상블’의 뒤에는 언제나 동분서주하며 헌신하는 엄마들이 있다. 사회적 협동조합. 아직 그 이름조차 생소한데 복잡한 정관도 익혀야 하고 연습실과 연주회 물색은 물론, 발대식과 창업식 준비며 각계의 인사들을 만나서 조언을 듣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까지 순전히 엄마들의 몫이다.
드림위드 앙상블이 사회적 협동조합으로 인가를 받게 되면, 아들들은 어엿한 직업연주자로서 직장을 갖게 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아들이 음악을 하면서 행복할 수 있기를...” 여덟 엄마들의 공통된 소원이다.
◆ 감동의 무대 ‘2015 제주 관악제’, 희망을 연주하다
해맑은 소년의 영혼을 가진 하늘이는 ‘드림위드 앙상블’의 고된 훈련으로 인해서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다. 힘들어 하는 하늘이를 보면서 엄마는 ‘이 길이 정말 하늘이를 위한 길일까?’ 하는 새로운 고민을 하기도 한다.
지난 8월 성대하게 막을 올린 제주국제관악제는 드림위드 앙상블이 창단 이후 서는 가장 큰 무대였다. 이 무대를 위해서 이들은 하루 다섯 시간이 넘는 고강도의 연습을 이겨냈다.
이들이 펼친 연주는 어떤 감동을 줬을까? 여덟 명의 아들들이 만드는 기적같은 ‘성장드라마’가 기대된다. ‘드림위드 앙상블’이 엮어내는 클라리넷 화음은 ‘공감’의 참된 의미를 전해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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