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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 재영-다영의 아웅다웅 신인왕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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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둥이 자매' 재영-다영의 아웅다웅 신인왕 전쟁
  • 민기홍 기자
  • 승인 2014.10.14 16: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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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법 달라 신기해, 언니들 도움으로 빨리 적응하고 있어"

[스포츠Q 글·사진 민기홍 기자] “하나밖에 없는 신인왕, 제가 탈래요.”

쌍둥이 자매 이재영(흥국생명)-다영(현대건설·19)이 신인왕을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자매는 14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4~2015 NH농협 V리그 미디어데이가 끝난 후 별도의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9월 국가대표팀 차출로 드래프트 현장에 나오지 못한 두 신인 선수를 취재진과 따로 만나게 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신인왕 이야기가 빠질 수 없었다.

▲ 세터 이다영(왼쪽)과 레프트 이재영 자매는 한국 배구를 이끌어갈 재목이다. 둘은 서로를 넘어 평생 한 번밖에 탈 수 없는 신인왕을 타겠다고 다짐했다.

나란히 드래프트 1,2순위로 프로 무대에 합류한 둘은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강력한 신인왕 후보다. 고교 2학년이던 지난해 9월 아시아선수권에서 태극마크를 단 두 선수는 이제 갓 고등학교를 졸업할 예정이지만 여자 배구의 판도를 바꿀만큼 영향력이 크다.

언니 이재영이 포문을 열었다. 그는 “신인상이 욕심난다. 하나밖에 없는 상이기 때문에 내가 받고 싶다”고 말했다.

동생도 지지 않았다. 그 역시 “재영이 말처럼 하나밖에 없으니 열심히 해서 내가 타도록 노력하겠다”고 응수했다.

1순위 지명권을 확보한 흥국생명은 망설일 것 없이 한국 배구를 대표하는 레프트로 성장할 재목 이재영을 선택했다.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표팀 공격을 도맡아 아시아배구연맹(AVC)컵에서 활약한 그는 공격수 치고는 작은 키(179cm)임에도 파워 넘치는 공격력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세터 이다영은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현대건설의 부름을 받았다. 한국 여자 배구가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20년 만에 금메달을 획득하는데는 이다영의 활약이 컸다. 주전 세터 이효희(한국도로공사)가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이다영이 있어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

선명여고에서 내내 한솥밥을 먹은 그는 배구선수가 된 이후 처음으로 떨어지게 된다. 각자 팀에서 하루빨리 언니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 게다가 국가대표 활동으로 인해 소속팀을 비운 시간이 많아 적응이 급선무다.

모든 것이 낯설고 새로울 터. 둘은 “서로 의지하다가 떨어져서 좀 힘들다. 의지하던 사람이 옆에 없으니 외롭긴 하다”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언니들이 잘해주셔서 편하게 생활할 수 있다”고 입을 맞췄다.

이재영은 “새로운 플레이와 운동하는 법이 달라서 신기하다. 유니폼도 예쁘다”고 프로가 된 설렘을 표현했다. 이다영은 “고교 때 플레이와 다르다. 몸 푸는 것부터 다르다. 다 같이 씻었는데 2인 1실 쓰고 방에 샤워실 있어서 좋고 밥도 잘 나와 좋다”고 수줍게 웃어보였다.

이제는 냉정한 프로의 세계에 왔으니 승부를 가려야만 한다. 둘은 서로를 꿰뚫고 있다.

이다영은 “재영이가 레프트인데 나는 세터인데도 블로킹이 괜찮으니 다 막을 수 있다”며 “레프트 선수들이 긴장하셔야 할 것 같다. 자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이재영은 “다영이가 내 플레이를 아니까 다영이네 팀과 붙으면 불안하다”고 인정했다.

둘은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물론이고 한국 여자 배구를 짊어진 인재들이다. 고등학생 신분으로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따는 영광을 누렸지만 진짜 배구인생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이재영은 “혼자 잘하기 보다는 언니들과 함께 하는 선수,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다영은 “이번 시즌은 현대건설에 절호의 찬스다. 외국인 선수 폴리도 잘 얻었고 멤버가 괜찮다. (염)혜선 언니께 잘 배워서 한 단계 성장하겠다”고 다짐했다.

20년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건 여자 프로배구는 중흥기를 맞을 절호의 찬스다. 그 중심에 ‘슈퍼스타’를 예약한 이재영-다영 쌍둥이 자매가 있다.

sportfactory@sportsq.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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