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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000경기, 천일의 철인' 주희정이기에 불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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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Q포커스] '1000경기, 천일의 철인' 주희정이기에 불멸이다
  • 박상현 기자
  • 승인 2016.12.23 23: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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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마다 50경기씩 뛰어도 20년 걸리는 대기록…대학졸업-병역 이행 포함하면 사실상 불가능

[스포츠Q(큐) 박상현 기자] "주희정이었기에 가능한 기록 아니겠어요? 앞으로 KBL의 한 시즌 정규리그 경기수가 늘어나지 않는 한 1000경기는 절대로 안 나올 겁니다."

내년이면 불혹을 맞는 주희정(서울 삼성)이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를 통해 통산 10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순간 한 농구인은 감격에 차올랐다. 주희정이 KBL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순간이었기에 더욱 그랬다.

프로농구 역사에서 1000경기 출장은 전세계적으로 보더라도 흔한 기록은 아니다. 시즌마다 82경기가 치러지는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도 1000경기 이상 출전한 선수가 122명에 불과하다.

▲ 서울 삼성 주희정(오른쪽에서 두번째)이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2016~2017 프로농구 경기를 통해 통산 1000경기 출전 대기록을 세운 뒤 가족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BL 제공]

여기에 KBL에서 뛰는 국내 선수는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있다. NBA는 경기력만 뛰어나다면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더라도 코트에 나설 수 있다. 그러나 KBL은 대부분 대학을 졸업한 선수가 뛰고 이들은 병역 때문에 2년 이상을 소속팀에서 떠나 있어야 한다.

23세의 나이에 데뷔해 40세까지 뛴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뛸 수 있는 기간은 최대 14~15시즌 정도다. 모든 시즌에 54경기 개근을 한다고 하더라도 800경기를 넘기기가 어렵다. 현재 원주 동부에서 뛰고 있는 노장 김주성도 아직 656경기 출전밖에 기록하지 못해 올 시즌 700경기를 넘기기 힘들다.

이 때문에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KBL로 들어온 송교창(전주 KCC)이 주희정에 이어 1000경기 출전이 가능한 선수로 꼽힌다. 송교창이 만약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해 병역 혜택까지 받는다면 주희정의 기록에 근접할 수 있다. 그러나 몸싸움이 많은 포워드라는 포지션 특성 때문에 마흔 가까운 나이까지 뛸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에 비해 주희정은 대학 중퇴 후 KBL 무대에 뛰어들어 다른 선수들보다도 상대적으로 일찍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1997년 프로농구 원년멤버였지만 제도상 경기에 나설 수 없어 연습생으로 첫 시즌을 보냈다. 1997-1998시즌 원주 나래(현 동부)에서 데뷔한 뒤 KBL의 산증인으로 코트를 지켜온 끝에 20시즌 만에 불멸의 기록을 세웠다.

집안 사정 때문에 병역 면제라는 선물(?)도 받았다. 또 좀처럼 부상을 당하지 않는 탄탄한 몸과 철저한 몸 관리로 매 시즌 50경기 이상을 뛰는 '철인'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래서 농구인들 사이에서 "주희정이기에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 서울 삼성 주희정(오른쪽)이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2016~2017 프로농구 경기를 통해 통산 1000경기 출전 대기록을 세운 뒤 기념식에서 꽃다발을 받고 환하게 웃고 있다. [사진=KBL 제공]

아무리 프로 생활을 일찍 하고 군대를 다녀오기 않았다고 하더라도 매 시즌 50경기 이상을 뛴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력이 뛰어나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덧 내년이면 불혹이 맞는 주희정이지만 자신보다 열살 아래의 동료들에도 뒤지지 않는 경기력과 체력을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삼성에서는 체력 안배 때문에 경기 평균 10분 내외의 출전시간을 기록하고 있지만 여전히 팀의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KBL 최초의 신인왕이기도 한 주희정은 자신보다 KBL 데뷔가 늦었던 신기성(1999 신인왕), 김성철(2000 신인왕), 이규섭(2001 신인왕), 김승현(2002 신인왕), 이현호(2004 신인왕), 방성윤(2006 신인왕) 등이 은퇴한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다만 주희정에게 모자란 것은 바로 챔피언 반지다. 2000~2001 시즌 삼성에서 챔피언 반지를 차지했던 주희정은 이후 단 한 번도 챔피언 등극을 하지 못했다. 때마침 자신이 유일한 우승을 차지했던 삼성에서 뛰고 있고 삼성은 현재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다.

▲ 서울 삼성 주희정(가운데 앞)이 23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2016~2017 프로농구 경기에서 벤치에 앉아 후배들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KBL 제공]

주희정은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정말 많은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내가 언제 은퇴할지 모르지만 농구를 하는 동안 코트에서 열심히 하는 선수로 남겠다"며 "나의 마지막은 삼성이다. 내가 오래 뛴 팀이 바로 삼성이다. 마흔이 다 돼 돌아온 내게 정말 잘 해줬기 때문에 삼성에서 은퇴하고 싶다"고 밝혔다.

1000경기 출전 대기록으로 '천일의 전설'을 쓴 주희정이 챔피언 반지로 유종의 미를 거둔다면 그야말로 KBL 역사에 영원히 남는 불멸의 레전드로 남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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